도료 시장 정체에 성장 동력↓…신사업 발굴 총력
2018년 체질개선 시작…스타트업 투자 및 자회사 기술개발
'방열소재 TIM' 미국·헝가리 진출…고객사 확장기 돌입 '목전'
그간 기업설명회(IR)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조광페인트가 최근 다양한 IR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시장에 알리기 위함인데요. 조광페인트는 도료업에 '올인'했던 과거 사업 포트폴리오를 벗어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도료 시장 정체에 성장 동력↓…신사업 발굴 총력
1967년 1월 설립된 조광페인트는 사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각종 도료의 제조 및 판매를 주 사업목적으로 합니다. 조광페인트의 도료는 건설, 철강, 금속, 자동차, 조선 등 각 산업 분야에서 최종 마감재로 사용됩니다. 이들 산업과 관련된 제품을 미장해 색을 입히고 보호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도료업은 안정적이긴 하지만 특징상 전방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으며, 저장성 등의 문제로 수출에 제약이 따릅니다. 따라서 건설과 관광산업 등이 호황이었던 과거와 다르게, 현재는 시장 성장이 매우 둔화된 상황입니다.
여기에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조광페인트는 큰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 회사에 따르면 도료산업은 제조공정이 단순하고 소규모 자본으로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약 150여 개의 군소업체들이 난립한 상황입니다.
약 4조 원 정도로 추정되는 국내 도료 시장에 너무나 많은 경쟁사가 있는데요. 이 중 다섯 곳의 대형사 KCC,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 강남제비스코, 조광페인트)가 국내 전체 도료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는 과점시장이 형성돼 있습니다.
여기에 도료의 원래료인 첨가제류의 가격도 크게 올랐습니다. 고유가 등으로 인해 첨가제류의 가격 상승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조관페인트의 원가 부담이 심화되고 있는데요. 실제 지난 2020년 KG당 7464원이던 첨가제류 가격은 2022년 8753원, 올해 3분기에는 9615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약 4년 만에 원재료 가격이 28.8% 급등한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잘 보여주는 지표가 실적이죠. 지난 5년간 조광페인트의 매출액 흐름을 보시면 2019년 2034억 원→2020년 2013억 원→2021년 2385억 원→2022년 2605억 원→2023년 2528억 원으로 큰 변화가 없습니다. 이 기간 영업손익은 2019년 -4억 원→2020년 -48억 원→2021년 -88억 원→2022년 -16억 원으로 적자를 이어오다, 지난해 37억 원으로 흑자전환했습니다.
이에 조광페인트는 고기능성 도료와 2차전지 소재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데 이어 유망한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 2018년 체질개선 시작…스타트업 투자 및 자회사 기술개발
조광페인트의 체질 개선은 2018년부터 진행됐습니다. 양성아 대표이사가 취임한 시기와 겹치죠. 1977년생인 양 대표는 고(故) 양성민 회장의 셋째 딸입니다. 2003년부터 조광페인트에 입사해 근무해왔고, 영업본부장, 영업·기술본부 총괄 등을 거쳐 2018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습니다. 16년간 조광페인트 현장에서 직접 근무한 베테랑으로 꼽힙니다.
양 대표는 취임 이후부터 조광페인트의 미래 경쟁력 확보에 숨 가쁜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조광페인트의 변화 과정은 크게 네 단계로 나눠지는데요. 우선 첫 번째가 2018년 3월 조광페인트 서울영업소(서울 용산구 이촌로2길 25)가 이노센터(경기도 군포시 공단로140번길 59)로 이전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R&D(연구개발) 시설을 확장하고 도료업의 기반인 화학기술을 고도화해 2차전지에 사용하는 재료와 점·접착제 등 소재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즉, 제품의 고부가 가치화에 나선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로 사업 다각화를 위한 지분 투자를 진행했는데요. 2019년 4월 촉매 신소재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된 스타트업 '리포마'의 지분 19.05%를 확보한 데 이어, 2020년 6월엔 코팅제 소재 연구개발 스타트업인 '스메코' 지분 23.04%를 취득했습니다. 현재는 업체들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이어지며, 조광페인트의 지분율은 리포마 18.18%, 스메코는 13.76%로 줄어든 상황입니다.
세 번째 단계로 조광페인트는 부산 제2공장을 2021년 8월에 착공해 2022년 4월 준공했습니다. 물류 효율화와 더불어 신사업을 대비해 공장부지를 확보한다는 목적입니다.
마지막 단계로 2021년 9월 자회사 '씨케이이엠솔루션'을 설립했습니다. 사업 목적은 접착제 제조 및 전기, 전자 신소재 제조인데요. 실제로는 2차전지 소재를 제조하고 있습니다.
씨케이이엠솔루션이 생산하는 방열소재 TIM(Thermal Interface Material)은 2차전지의 안정화를 위한 핵심 소재 중 하나로, 모듈·팩 사이의 틈새에 방열 성능을 갖춘 접착도료 등을 채워넣어 셀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빠르게 내보내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맡습니다.
◆ '방열소재 TIM' 미국·헝가리 진출…고객사 확장기 돌입 '목전'
이 중 시장의 기대가 모으는 사업은 리포마와 씨케이이엠솔루션입니다. 우선 리포마는 미국 MIT(메사추세스공대) 석·박사 출신인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화학공학과 박혜성 교수와 조광페인트가 조인트벤처(JV)로 설립한 기업한 기업입니다.
리포마는 페인트 소재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페인트 생산에서 사용하는 값비싼 백금 촉매를 대체하기 위한 나노 복합소재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향후 백금계 물질이 사용되는 수소 산업과 수처리 분야, 자동차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입니다.
조광페인트 관계자는 "리포마의 연구가 마무리되고 상용화가 될 경우, 페인트 부문에서 원가 절감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레퍼런스를 쌓고 향후 다양한 사업 분야로 영역을 넓혀 매출원을 다각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스빈다.
다음으로 씨케이이엠솔루션은 TIM 사업 확대를 위한 해외 진출 준비를 마친 상황입니다. 설립 직후인 2020년 10월 미국 법인을 세운데 이어 그 다음달에는 헝가리 법인도 설립했습니다.
미국은 전기차 시장에서 손꼽히는 최대 시장으로 이미 국내 배터리셀 업체 3곳(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이 진출해 있습니다. 헝가리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국내 업체 2곳(삼성SDI·SK온)의 생산공장이 위치한 곳입니다. 국내 배터리 3대장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발맞추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입니다.
이후 현지 공장 설립도 진행했는데요. 연산 10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헝가리 공장은 2022년 11월 준공됐습니다. 같은 규모의 미국 공장 역시 2023년 6월 투자가 마무리됐습니다. 1000톤의 방열소재는 전기차 20만대에 들어갈 수 있는 분량입니다.
씨케이이엠솔루션의 매출은 지난해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연간 2817만 원이 전부였습니다. 신사업 진출에 따른 대규모 비용이 반영되며 61억 원의 영업손실도 나타났죠. 올해는 매출이 대폭 늘었는데요.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2억3350만 원이며, 영업손실도 21억 원으로 대폭 감소했습니다.
이는 고객사 확보를 진행했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SK온으로 TIM 샘플을 공급했고, 올해 상반기 중 테스트에 통과하며 하반기부터 납품이 시작됐습니다. 2차전지 소재의 경우 퀄테스트를 통과할 경우 매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특징을 갖고 있어 향후 매출 확대에 긍정적입니다.
조광페인트 관계자는 "현재 확보한 고객사 외 다른 업체들에서 승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고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매출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씨케이이엠솔루션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을 모두 고객사로 확보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미국과 헝가리 공장의 증설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미국과 헝가리 설비 모두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소재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규모 유휴 부지를 확보해 증설을 바로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증설시 헝가리는 최대 연간 3000톤, 미국은 1만 톤의 TIM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조광페인트 IR 담당자와의 질의응답.
Q. 과거 IR에 소극적이었는데, 최근 적극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소재 사업 진출로 인한 시장 내 재평가 ▲향후 자금 조달 필요성에 대비한 IR 활동 추진 ▲3세 경영 체제로의 전환에 따른 경영 스타일 변화가 있다.
Q. 도료의 가격이 형성되는 과정은.
A. 유가 상승 시 원재료 비용 증가에 따라 제품 가격이 인상된다. 반대로 유가 하락 시에는 가격이 조정되는 사이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유가 하락에 따른 제품 가격 조정은 비교적 완만하게 이뤄진다. 현재는 코로나 기간 동안 에폭시 원재료 가격이 2~3배 급등한 영향이 제품 판매가에 반영된 상태다.
Q. 기존의 영위하던 도료사업과 신사업인 소재사업의 연관성이 있는지.
A. 기존 도료 사업자들은 화합물을 혼합하는 과정에서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주요 강점으로 내세웠다. 조광페인트 역시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규 소재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됐다.
Q. 소재 사업 중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A. 2차전지 방열소재 및 디스플레이향 물량 증가가 매출액 기여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회사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주주환원정책은.
A. 현재 명시하고 있는 주주환원정책은 없다.
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