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 높다" 전환사채에 자산운용사 대거 투자
'구슬 제형' 상용화 시작…매출·마진 동반 개선
'오송공장' 완공으로 건기식 해외 성장 가속화
휴럼이 유리한 조건에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휴럼의 향후 성장성에 주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휴럼 필러 자회사의 신제품 양산이 시작된 것이 성장 모멘텀이란 설명입니다.◆ "성장성 높다" 전환사채에 자산운용사 대거 투자
휴럼은 최근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8월 휴럼은 17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완료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전환사채가 발행됐다는 것은, 대금 납입이 완료됐다는 뜻입니다.
휴럼이 발행한 전환사채에는 이자율과 리픽싱 조항이 없습니다. 이자도 못받는 상황에서 휴럼의 주가가 천환청구권 행사가액보다 하락할 경우, 전환사채에 투자자들은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돈을 빌려주는 '갑'이 리스크를 감수한 것입니다.
이번에 발행된 휴럼 전환사채의 인수자는 ▲제이씨에셋자산운용 ▲씨스퀘어자산운용 ▲자산운용현 ▲칼론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 ▲오라이언자산운용 등입니다. 모두 국내 자본시장에서 투자를 잘하기로 명성이 자자한 업체들입니다.
따라서 이들이 돈을 빌리는 '을'인 휴럼에게 유리한 구조로 딜을 진행한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휴럼의 본업인 건강기능식품 사업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상황에서 필러 자회사의 성장성도 부각되면서 전환사채를 유리하게 발행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필러 자회사의 경우 최근 신제품의 양산을 시작했고 해외 수출이 진행되면서 증권가에서는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휴럼이 최근 진행한 NDR(Non-Deal RoadShow, 설명회)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휴럼은 건강기능식품 밸류체인의 내재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했고, 수출을 통해 매출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자회사 와이유의 '구슬 필러' 출시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을 모두 잡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췄습니다.
◆ '구슬 제형' 상용화 시작…매출·마진 동반 개선
휴럼은 와이유가 차별화된 기술력과 생산 캐파(Capa) 확대를 통해 향후 실적 고성장을 전망했습니다. 특히 세계 최초로 개발한 '구슬 제형 필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필러 산업은 미용과 의료기술을 접목한 '메디컬 에스테틱'(medica aesthetics)으로 인구 고령화 시대의 최대 수혜 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시술 및 제품 수요 확대, 심미적 욕구 상승 등으로 항노화(Anti-aging)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 필러는 1893년에 자가 지방 피부이식으로 시작됐습니다. 이후 2003년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 HA)을 사용한 필러(갈더마의 레스틸렌)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이후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히알루론산 필러는 인체 구성성분과 유사해 피부 거부반응이 적고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전세계 필러 시장의 90% 이상은 히알루론산 필러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필러 국가대표 기업 휴젤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 역시 히알루론산 필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리서치 기관 테크나비오(Technavio)에 따르면 전 세계 히알루론산 필러 시장 규모는 2023년 44억 달러에서 2027년 60억 달러로 연평균 약 7.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와이유 역시 히알루론산 필러를 중심으로 필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필러 단일 품목으로 매출액 90억 원, 영업이익 20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영업이익률 기준 22%의 고마진 사업인 셈이죠.
올해도 와이유의 실적은 고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상반기 매출액 6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25.9% 성장했고,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20%대를 유지했습니다. 필러 시장 고성장에 온전히 수혜를 보고 있습니다.
향후 와이유의 필러 실적 모멘텀은 신제품 '구슬 제형 필러'가 될 전망입니다. 이 제품은 2022년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에서 '특허청장상'을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갖췄는데요. 경쟁사 대비 3배 이상의 지속성을 갖췄고, 가교제 ‘BDDE’(부탄디올디글리시딜 에테르)의 가교율을 3%대로 유지해 부작용을 최소화했습니다.
구슬 필러의 매출은 올해 3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입니다. 지난 8월부터 구슬 필러의 양산을 시작, 해외 수출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내년부터 단가가 높은 구슬 필러 매출이 온기 반영되며 수익성 향상도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휴럼 관계자는 "구슬 필러의 상용화가 시작되면서 매출 발생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며 "올해까지는 일반 필러를 중심으로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그는 "구슬 필러는 일반 필러 대비 원가는 소폭 높지만 판가는 2~2.5배 가량 높다"며 "향후 구슬 필러의 매출 비중이 확대될 경우 현대 20% 초반대 영업이익률이 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회사가 예상하는 와이유의 올해 매출액 전망치는 120억~130억 원입니다. 전년대비 33.3~44.4% 성장률을 가이던스로 제시한 것입니다. 또한 2026년 수출이 확대되면서 와이팜의 매출액은 250억 원까지 두 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휴럼 관계자는 "현재 일반 필러와 구슬 필러 모두 국내 허가를 획득하기 전이라 해외에서만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2026년부터는 필러 제품의 국내 출시를 예정하고 있으며, 국내 병원 800개를 커버하는 자체 영업망의 구축을 완료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 '오송공장' 완공으로 건기식 해외 성장 가속화
휴럼은 본업인 건강기능식품 사업에서 비용 절감과 고속 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방침입니다.
우선 비용 관리 측면에서 올해 7월 준공된 오송 R&D(연구개발) 통합물류센터를 통한 비용 감축을 기대했습니다. 휴럼 관계자는 "오송센터를 통해 내년부터 연간 10억~15억 원의 물류비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는 "자체 공장의 보유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건강기능식품의 연구개발부터 생산, 유통, 마케팅까지 전 과정이 내재화됐으며,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진출은 휴럼 본업의 성장을 견인할 전망입니다. 휴럼은 지난해 인수한 자회사 네이처가든의 홍삼 제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 있는 제품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네이처가든은 국내 뿐만 아니라 이미 일본, 중국 동북아시아를 비롯해 호주, 대만, 인도, 미국, 러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12개국 온·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해 있습니다.
휴럼 관계자는 "기존에 수수료가 많이 드는 홈쇼핑 채널의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공장 활용을 통한 해외 시장 진출로 성장을 가속화할 예정"이라며 "올해부터는 국내 매출보다 해외 매출의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휴럼은 올해 실적 가이던스로 매출액은 전년대비 17.2% 늘어난 1036억 원, 영업이익은 18% 증가한 44억 원을 제시했습니다. 이중 국내 매출액은 전년대비 14% 성장한 894억 원, 해외 매출은 43% 늘어난 142억 원으로 예상했습니다.
휴럼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는 비용 발생으로 실적이 부진했지만,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이라며 "3분기에는 필러 사업 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사업도 손익분기점을 돌파해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 추석 특수와 수출 확대의 영향"이라고 짚었습니다.
건강기능식품 수출이 가시화되면서 마진 개선도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시장 포화상태로 영업익률이 한 자릿수 중반대의 수익성이 낮습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마진율이 국내보다 두 배 이상 높습니다.
휴럼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 수출 마진은 10%를 조금 상회한다"며 "수출이 본격화되는 구슬 필러와 함께 휴럼 수익성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 전했습니다.
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