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포드 배터리 공급 '잭팟'…폴란드 공장 가동률↑
상용차용 미드니켈 배터리 공급…파우치형 배터리 추정
전기차 캐즘에도 잇단 수주…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캐즘 극복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지난 7월 르노와의 계약, 지난주 벤츠와의 계약 체결에 이어, 이번에 포드와의 계약까지 체결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삼원계 파우치·원통형 배터리,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까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LG엔솔, 포드 배터리 공급 '잭팟'…폴란드 공장 가동률↑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일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와 두 건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습니다. 2026년 10월부터 2030년 말까지 배터리를 공급하는 첫 번째 계약은 34기가와트시(GWh), 2027년부터 2032년까지의 두 번째 계약은 75GWh 규모입니다.
이번 계약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파우치형 배터리를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해 포드의 유럽 전기차에 공급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포드의 모델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계약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폴란드 공장의 가동률을 높일 수 있게 됐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공장 생산능력은 연산 90GWh입니다. 다만 유럽의 전기차 판매 둔화로 폴란드 공장의 가동률은 60% 수준까지 하락한 상황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구체적인 생산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2027년부터는 최소 21GWh 규모의 NCMA 배터리를 생산해 포드에 공급하게 됩니다. 이는 폴란드 공장 가동률을 23.3%포인트를 끌어올리게 됩니다.
◆ 상용차용 미드니켈 배터리 공급…파우치형 배터리 추정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NCMA 배터리가 포드 유럽 상용차 전기차인 ‘E-트랜짓’과 ‘E-트랜짓 밴’에 탑재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두 상용차의 배터리 용량은 70~130KWh입니다.
포드의 ‘E-트랜짓’과 ‘E-트랜짓 밴’에 장착되는 NCMA 배터리는 고전압 미드니켈입니다. 하이니켈 배터리 대비 판가는 15~20% 낮습니다. 배터리의 타입은 기존 LG에너지솔루션이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파우치형 배터리입니다.
탑재 차량의 배터리 용량과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가 발표한 배터리 셀 가격(㎾h당 89달러)을 고려하면,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의 총 계약금액의 경우 12.7조~17.6조 원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수주 금액은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매출액 컨센서스(26.4조 원)의 절반 이상입니다. 연간으로 나눠봐도 2027년부터 매년 최소 3조 원 가량의 매출액이 발생하게 됩니다. 현재 컨센서스 대비 10% 수준입니다.
◆ 전기차 캐즘에도 잇단 수주…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캐즘 극복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월 르노와 39GWh LFP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공급기간은 2025년 말부터 2030년까지 총 5년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르노와의 계약 역시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LFP 배터리 가격을 고려시 2조~3조 원대로 추정됩니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의 르노향 LFP 배터리 역시 파우치형 배터리입니다. 또한 셀투팩Cell To Pack, CTP) 공정 솔루션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셀투팩은 배터리 조립 공정에서 모듈 단계를 빼고 직접 배터리 팩을 조립하는 기술로, 모듈 공간만큼 더 많은 셀을 탑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셀투팩을 적용한 배터리는 같은 크기라면 공간 내 에너지 밀도가 더 높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르노향 배터리 역시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입니다. 이곳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르노가 향후 공개할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탑재됩니다. 폴란드 공장은 2026년부터 매년 7.8GWh의 르노량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입니다.
지난 주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공급계약 체결 소식을 전했는데요. 벤츠의 북미 및 기타 지역에 공급하는 전기차에 배터리를 탑재합니다. 총 수주규모는 50.5GWh로 계약기간은 2028년부터 2038년까지 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벤츠와의 수주 금액을 밝히지 않았는데요. 이는 벤츠에 공급하는 구체적인 배터리 스팩을 비밀로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판단됩니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이 벤츠에 공급하는 배터리는 46시리즈(지름 46㎜)입니다. 해당 배터리의 양산 지역이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원통형 배터리 거점으로 설치하고 있는 애리조나 1공장이기 때문입니다. 해당 공장은 지난 상반기부터 ESS 라인 건설이 중단된 상황입니다.
애리조나 공장의 총 생산능력은 연산 53GWh입니다. 이 중 46시리즈가 연산 36GWh, ESS 파우치형 LFP가 17GWh입니다. 이 곳에서 생산한 46시리즈 배터리는 대부분 테슬라에 공급될 예정입니다.
애리조나 공장의 46시리즈 생산능력 36GWh 중 연간 벤츠향 공급은 4.6GWh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연산 생산능력 대비 12.8%에 해당합니다. 결과적으로 벤츠와의 공급을 위해 애리조나 추가 증설은 부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르노, 벤츠에 이어 포드에서도 전기차 배터리 수주를 따내면서 2차전기 업황의 턴어라운드 신호가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유진투자증권 코스닥 벤처팀은 "이번 계약은 K배터리의 유럽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오랜만에 확인한 계기"라며 "유럽에서 이산화탄소 규제에 따라 상용차 역시 전동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산업의 업황 턴어라운드 분위기가 점진적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