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PRR, ROE항목서 미흡
시장 ‘갸우뚱’, 주주환원 강화 전망
주주환원에 발벗고 나선 KB금융이 밸류업 지수에 배제됐다. 주식소각, 배당성향 증가 등에 의욕적으로 나선 터라 밸류업 지수 탈락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은 KB금융이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지 않았으나 꾸준히 주주환원에 나서고 있어 밸류업지수에 편입되는 것이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밸류업 지수, 기업가치 우수기업 시장평가, 투자유도
KB금융(KB금융지주)이 밸류업 지수 배제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이하 밸류업지수)의 구성종목 및 선정기준을 지난달 24일 발표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지수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차원에서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시장평가 및 투자유도’를 위한 지수다.
종목은 다양한 투자지표의 커트라인을 넘어 선정된다.
투자지표를 보면 △시장대표성: 시총 상위 ‘400위’(전체 누적시총 90% 수준) 이내일 것 △수익성: 최근 ‘2년 연속 적자’ 또는 ‘2년 합산 손익 적자’가 아닐 것 △주주환원: 최근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을 실시했을 것 △시장평가: PBR 순위가 ‘전체’ 또는 ‘산업군 내’ 50% 이내 일 것이다.
이들 요건을 충족한 기업 가운데 ‘자본효율성 평가(산업군 별 ROE 순위비율)가 우수기업’ 차례로 최종 100종목 선정한다.
눈에 띄는 대목은 금융업종 대표주인 KB금융 밸류업지수 배제다.
은행권은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2개사만 포함됐다. 은행권 1위인 KB금융이 밸류업 지수에 제외되며 그 배경에 궁금증을 낳고 있다.
거래소는 PBR(주가순자산), ROE(자기자본비율) 기준에 못 미쳐 밸류업 지수에 배제했다는 입장이다.
PBR 기준은 업종마다 편차가 큰 지표 특성을 고려, 산업군 내 상대평가를 도입하고 업종 및 전체 순위비율 상위 50% 안에 드는 기업을 뽑는다.
ROE 기준은 업종 편차를 고려, 산업군 내 순위비율 우수 100개 기업을 선정한다. 이 PBR(주가순자산), ROE(자기자본비율) 기준을 넘지 못한 것이다.
◇ KB금융, 주주환원 강화에 모범으로 평가…밸류업 예고공시 국내에서 첫 도입
거래소의 해명과 다르게 KB금융은 우량한 실적을 바탕에 주주환원 강화에 모범인 지주사로 평가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 8월 7일 공시에서 14일 자기주식 998만 주를 소각했다.
자사주 소각규모는 8000억 원(8월 6일 종가 기준)에 이른다.
이번에 소각한 자기주식 998만 주는 지난해 8월부터 취득한 자기주식 558만 주(취득가 3000억 원)와 지난 2월부터 취득한 440만 주(취득가 3200억원)다. 558만 주와 440만 주를 함께 소각하며 시장에 주주가치제고에 대한 의지를 알린 셈이다
시장의 KB금융 주주환원에 대해 호평을 내리고 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7200억 원의 자사주 소각과 KB금융지주가 밝힌 1조2000억 원의 연간 현금배당 규모를 합치면 총주주환원 규모가 1조9200억 원”이라며 "4분기 밸류업 공시시점까지 주주환원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주환원에 말이 아닌 행동으로 나선 KB금융 행보에 시장은 밸류업지수 탈락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공시를 이미 이행한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특례편입 대상으로 지수에 포함됐다”며 “그러나 KB금융은 가장 높은 자본비율을 바탕으로 지난해 가장 큰 규모 및 높은 비율의 주주환원을 하고 밸류업 공시도 국내에서 최초로 예고했음에도 밸류업 지수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주주가치 제고 실현의지, 능력, 계획을 모두 갖추고 주주소통에도 적극 나선 KB금융이 요건상 배제되는 것은 밸류업 지수를 신설한 목적에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KB금융에 대해 밸류업 지수라는 형식과 주주환원 내용이 엇박자가 났을 뿐 기업가치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밸류업은 단순히 지수 편입 여부가 아니라 앞으로 주주환원율이 지속가능하고 확대될 지가 중요하다”라며 “되레 밸류업 지수편입 무산에 계획보다 주주환원율 확대를 꾀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권준호 더인베스트 기자 jhkwon@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