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中 디스플레이 제재 추진 솔솔…국내 밸류체인 전체 수혜
중국 광저우 LCD 공장 2조에 CSOT로 매각...OLED전환 속도 낼 것
LG디스플레이가 미국의 중국 디스플레이 제재 추진 소식에 이어 눈에 가시와 같았던 중국 광저우 대형 LCD 패널 공장 매각까지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그동안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물량공세에 가장 큰 피해를 봤던 LG디스플레이는 미국의 제재 조치로 최대 수혜가 기대된다. 또 공장 매각을 통한 현금확보로 향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투자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7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6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중국 광저우 대형 LCD 패널 및 모듈 공장 지분을 중국 TCL그룹의 자회사인 CSOT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매 대금은 108억 위안(한화 약 2.03조 원)이며 처분예정일자는 오는 2025년 3월 31일이다.
광저우 대형 LCD 패널 공장은 LG디스플레이가 70%(본사 51%, 중국 소재 자회사 19%), 중국 광저우개발구가 20%, 스카이워스가 10%의 비율로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지난 13일 LG디스플레이는 이중 스카이워스 지분을 13억 위안(한화 약 2438억 원)에 매입함으로써 지분을 80%까지 늘어났다.
LCD 패널 생산의 후공정을 담당하는 모듈 공장은 LG디스플레이 본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수년간 차별화 여지가 크지 않고 시황에 따른 변동성이 커 경쟁력이 약화된 대형 LCD 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OLED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을 지속 추진해 왔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매각을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게 돼 향후 OLED에 더욱 집중해 사업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매각 자금은 재무 안정성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24일 미국 하원의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에 대한 제재 역시 LG디스플레이에게는 호재성 뉴스다.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제재를 촉구하는 서한을 미국 국방부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제재의 핵심은 중국 BOE와 텐마로 알려졌다.
BOE와 텐마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들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 기업들과 경쟁사다.
이번 제재는 디스플레이를 미국 핵심 안보 기술로 평가해 공급 다각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사실상 제재가 이뤄진다면 중국과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대다수의 중화권 업체들은 BOE를 제외하고 애플 등 북미 기업들의 밸류체인에 합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다만 중화권 기업들은 내수를 바탕으로 자국내 가전 업체들에 패널을 공급하고 향후 OLED시장의 전환을 준비 중이다.
때문에 가장 큰 소비 시장인 미국이 이들 기업의 패널 규제가 현실화 될 경우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반면 이번 미국의 중국 디스플레이 규제에 가장 큰 수혜는 국내 제조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화권 물량공세에 가장큰 피해를 봤던 LG디스플레이가 최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LCD 뿐만 아니라 OLED에서도 중화권 업체들의 출혈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으나 미국의 규제가 현실화되는 경우 위협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국내 밸류체인 중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직접적인 수혜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며 덕산네오룩스, 이녹스첨단소재, 비에이치 등 OLED 소재 및 부품 업체들의 중장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걱정과 기대는 공존한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광저우 공장을 매각하고 구조조정이 이뤄진다고 해도 현금흐름 등을 고려해 보면 8.6세대 투자 시계열이 급격히 빨라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다행이 8.6세대 투자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기존 파주공장의 유휴 부지를 활용해 E6라인의 장비들을 활용한 방안이 유력시 되고 있다.
향후 LG디스플레이의 투자 시기 등은 3분기 실적 컨콜 등을 통해 가이던스가 제공될 가능성이 커 이 부분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관련 장비, 소재 등 디스플레이 밸류체인 전반의 수혜도 기대해 볼 만 하다.
이는 디스플레이가 OLED시대로 전환 초입인 만큼 장비와 소재 역시 올해부터 시작해 2026년까지는 캐파 증설, 이후에는 패널 출하 증가로 소재단까지 실적 상승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8.6세대 투자를 공식화한다면 국내 장비사들은 중국 업체 발주보다 더 큰 수혜가 기대된다”며 “이는 국내 업체가 6세대, 10.5세대(대형) 패널 증설 당시 장비를 공급한 경험이 있고 과거 데이터가 확보된 상태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캐파 증설 이후 패널 생산이 급증할 경우 소재단으로 이익이 확대 될 수 있다”며 “중국 규제가 현실화 될 경우 향후 몇 년간 국내 디스플레이 밸류체인 전체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종 더인베스트 기자 shlee4308@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