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행정 디젤엔진' 전문업체…민수·방산에 공급
"상반기 영업익 600%↑" K9 자주포 엔진 공급 호조
이집트 K9 수출도 '임박'…호주향 방산 납품 기대도
STX엔진의 실적이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특수엔진 공급이 늘어나는 모습인데요. 향후에도 고객사의 폴란드, 이집트 납품이 예정돼 있는만큼, 한동안 STX엔진의 낙수효과는 지속될 전망입니다.
◆ '4행정 디젤엔진' 전문업체…민수·방산에 공급
STX엔진은 디젤엔진 제조업체입니다. 1976년 쌍용중기로 시작하여 1980년 쌍용중공업으로 상호를 변경했습니다.
2001년에는 제2창업을 선언한 뒤 쌍용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했습니다. STX라는 명칭을 쓰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2004년 기존 STX를 지주회사로 두고, 디젤엔진 등의 사업부문을 분할했는데요. 현재의 STX엔진이 탄생하게 된 배겨입니다. 이후 2014년부터는 STX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하며
STX엔진의 사업부문은 ▲민수사업(선박,발전) ▲특수사업(방산) ▲전자통신 세 가지로 나뉘는데요. 각 민수는 조선소와 발전소 등에 선박용 및 발전기용 디젤엔진을 공급하고, 특수사업은 육군과 해군 등에 육상용 및 해상용 방위산업 엔진을 공급하며, 전자통신사업은 국방부 및 조선소 등에 전자통신장비 등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STX엔진의 민수사업 부문은 선박용 주기, 보기, 비상발전기 엔진 및 육상발전용 엔진, 산업용 엔진 등의 설계와 제조 부품공급, 사후관리(A/S) 등 엔진과 관련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에서 민수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5~50% 수준입니다.
특수사업 부문이 STX엔진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45%입니다. 이 사업부는 대한민국 육군의 주력인 K1 계열 전차, K9 자주포 및 해군, 해경의 함정(구축함, 고속정, 경비정 등)에 탑재되는 특수고속엔진을 제조·판매·정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STX엔진의 전자통신 사업부는 레이다를 비롯하여, 방위산업용 첨단 전자통신장비 등을 개발·제작하고 있습니다. 군함에 설치 및 운용되는 수중음향체계, 전파탐지체계, 전술통신체계 등 다양한 장비를 공급하는데요. 이 사업부가 회사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입니다.
이렇듯 민수와 특수사업부 합산 STX엔진 매출액이 전체 매출의 90% 가량을 차지합니다. 결국 주 사업은 엔진의 제조·판매라고 보시는 되는데요. 주력 제품으로는 '4행정(4-stroke) 디젤엔진'이 꼽힙니다.
엔진은 크게 2행정과 4행정으로 구분됩니다. 2행정은 주로 일반 선박에 사용하는 저속엔진인 반면, 4행정은 방산과 발전 쪽에서 사용하는 중고속 엔진입니다. STX엔진 관계자는 "4행정은 2행정 대비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며 "경쟁사로는 HD현대중공업과 바르질라(Wartsila) 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상반기 영업익 600%↑" K9 자주포 엔진 공급 호조
STX엔진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11.6% 증가한 3129억 원, 영업이익은 596.9% 늘어난 218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2024년 2분기 실적만 따로 놓고 봐도 좋습니다. STX엔진의 2분기 매출액은 1974억 원으로 전년대비 20.8%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8억 원으로 389.1% 늘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11%입니다.
올해 상반기 STX엔진의 호실적을 견인한 곳은 특수사업 부문입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STX엔진의 특수사업 부문의 매출액은 1008억 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는 1378억 원으로 30% 넘게 증가했습니다. 사실상 매출과 이익 증가 모두 특수사업부가 견인한 셈이죠.
실제로 STX엔진의 상반기 주요 매출처는 방위사업청(매출비중 7.88%), 한화에어로스페이스(13.65%), 현대로템(3.97%), 한화오션(11.56%) 등 방산부문 고객사가 차지했습니다.
이렇듯 특수사업부는 지난해부터 쌓아왔던 수주들이 현재 실적에 반영되는 모습인데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TX엔진의 지난해 특수사업부 수주잔고는 연초 4582억 원에서 연말 5720억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주잔고 역시 1조320억 원에서 1조1538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전체 1조2031억 원, 특수사업 부문 6378억 원입니다.
회사의 특수사업부 수주가 호황기를 맞은 원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에 탑재하는 엔진 'MT881' 덕택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22년 7월 폴란드 군비청과 K9 672문을 수출하기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8월 K9 212문을 폴란드에 납품하기 위한 1차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에 탑재하는 엔진의 공급업체로 STX엔진을 선정했는데요. 지난해 5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TX엔진은 1002억 원 규모의 엔진조립체 외 2종 물품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올 2분기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폴란드향 K9 자주포 수출이 본격화되고 있는데요. 지난 6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에 K9 6문을 납품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STX엔진의 실적 개선세도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반기 전망은 더 좋습니다. 올해 폴란드 납품 물량이 60문 이상으로 예정돼 있는 상황이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하반기에는 최소 54문의 K9 수출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K9의 수출이 2분기보다는 3분기, 3분기보다는 4분기에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반기 폴란드향 납품 물량이 분기마다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이집트 K9 수출도 '임박'…호주향 방산 납품 기대도
폴란드 물량 외에도 주목할 점이 두 가지 더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집트향 K9 자주포 수출이 임박했다는 점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22년 2월 이집트와 K9 자주포 차량의 공동생산 계약을 맺었습니다. 당시 계약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및 K10 탄약운반장갑차, K11(가칭) 사격지휘장갑차를 이집트 현지 생산을 진행하고 육군과 해군에 공급하게 됩니다.
계약 체결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이집트가 합의한 금액은 약 2조 원 수준입니다. 납품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데, 1차 납품이 빠르면 올해 하반기에서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진행됩니다.
이에 따라 STX엔진 역시 수혜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집트향 K9 자주포에도 STX엔진의 제품이 탑재되기 때문입니다.
STX엔진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집트향 K9 자주포에도 자사의 엔진이 사용된다"며 "K9 자주포가 늦어도 2025년 초부터 이집트로 인도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올해 하반기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엔진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호주 '레드백' 납품에 따른 수혜도 기대해봄 직 합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궤도형 장감차 레드백 129대를 호주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로 레드백을 납품하게 될 시점은 2026년입니다. 상반기 시제품을 완성해 납품한 뒤 양산에 돌입한다는 것입니다.
현재는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자주포와 장갑차를 생산하는 현지 공장(H-ACE)을 완공한 뒤 가동을 앞둔 상황인데요. STX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까지 엔진 공급을 늘리겠다는 입장입니다.
STX엔진 관계자는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에는 당사의 제품이 사용되고 있지 않다"며 "다만 K9 자주포에 탑재되는 엔진이 향후 레드백 장갑차에도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다음은 STX엔진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Q. 특수 부문 매출 인식 기간은.
A. 인도 기준으로 매출 인식 중이며, 통상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Q. 4행정 엔진의 경쟁 상황은.
A. 2행정 대비 경쟁이 치열한 편이다. 현재 경쟁자로는 HD현대중공업과 바르질라 등이 있다.
Q. 민수사업 부문의 실적 전망은.
A. 현재 특수사업 부문이 실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민수 쪽에서는 큰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유지되는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
Q. 호주 수출 K9의 엔진 매출 인식 시기는. 또 레드백에도 STX엔진의 제품이 탑재되는지,
A.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집트향 K9 자주포 인도 시점은 늦어도 2025년 초로 알고 있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 고객사로 엔진 공급이 이뤄질 것이다. 레드백에는 당사의 엔진이 탑재되지 않는다. 다만 현재 K9 자주포에 탑재되는 엔진이 향후 레드백 장갑차에도 들어갈 수 있다.
Q. 올해 실적 가이던스는.
A. 지난해 말 저희가 발표한 2024년 실적 가이던스는 매출액 7000억 원, 영업이익 300억 원 수준이다. 상반기 실적은 예상대비 높은 수준이다.
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