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조선·디스플레이 맑음… 자동차·휴대폰 주춤 후 반등
석유화학·철강·2차전지 올해 하반기도 여전히 힘들 것 예상
올해 국내 8대 주력산업 중 반도체와 조선, 디스플레이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또 자동차와 휴대폰은 상반기 잠시 주춤했지만 하반기 산업이 다시 개화하는 반면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는 석유화학, 철강, 2차 전지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여전히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20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주력산업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는 올해 2분기 수출이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러한 증가세는 AI 서버 투자 확대로 고부가가치 메모리반도체의 성장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이러한 흐름을 이어 올해 3분기에도 범용 반도체 수요가 개선되며 양호한 성장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반도체 수출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1분기에만 +50.7%를 기록했다. 이어 2분기에도 +53.5%로 증가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2분기 국내반도체 산업의 성장에는 메모리반도체(D램과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의 상승을 이유로 꼽았다. 실제 이 기간 D램은 전분기말 대비 고정가격이 상승했고 낸드플래시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했다.
현물가격의 경우도 D램은 상승한 반면 낸드플래시는 소폭 하락했다.
이는 대만 지진 이후 반도체 공급 불안에 따른 PC OEM업체들의 D램의 전략적 재고 축적이 이뤄지며 가격 상승을 이끈 반면 낸드플래시는 반도체 기업들의 감산 지속으로 인한 가격 상승세가 계절적 비수기로 진입하며 둔화됐기 때문이다.
이 기간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93.9%와 124.8% 증가했고 영업이익 역시 각각 247.9%와 289.8% 성장했다.
이는 AI서버용 제품인 HBM와 LPDDR, eSSD의 수요 호조와 범용 메모리반도체 수요 회복에 따른 평균 판매 가격 상승 등에 힘입은 성과다.
한국은행은 3분기에도 반도체 수출이 AI 산업 성장에 따른 고성능, 저전력, 고용량 메모리반도체 투자 확대와 범용 반도체 수출 수요 개선 등의 영향으로 양호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반도체 생산은 업체들의 팹 가동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메모리반도체(HBM) 중심의 생산 증가에 따라 범용 반도체 생산여력이 제한되면서 증가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바라봤다.
이외에도 한국은행은 미국의 빅테크 규제, 대중 무역제재 등을 둘러싼 정책 불확실성이 증대되며 빅테크 기업의 AI 인프라 투자 여력 축소에 대한 우려가 수출 증가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외에도 조선과 디스플레이 산업 역시 하반기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은 올해 2분기 중 신규 수주가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향후에도 LNG 운반선 및 컨테이너선에 대한 수주 물량 증가로 성장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상반기 국내 조선산업의 신규 수주 증가율은 올해 1분기 +37.6%증가했고 2분기에도 +21.2% 증가세를 유지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 등 긍정적이다.
최근 조선산업은 높은 신조선가, 후판가격 하향 안정화 등으로 수익성 개선 추세가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향후에도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수주가 지속되는 가운데 LNG 운반선 및 컨테이너선에 대한 수주 물량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11월 美대선 결과에 따라 국내 조선사의 LNG운반선 수주 물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한국은행은 판단했다.
이외에도 컨테이너선의 경우 홍해사태 장기화로 인한 컨테이너 운임 상승, 해운동맹 2M(MSC-Maersk) 해체(25년 예정)에 따른 운임경쟁 심화, 노후선대 교체에 대한 발주 가속화 등의 영향으로 수주 물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리스크도 여전하다. 국내 조선사들이 인력사정이 다소 개선됐지만 중국과의 경쟁 심화 등은 중기적 리스크 요인은 여전하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경남지역 기타운송장비 제조업체 중 인력문제를 주요 경영애로사항으로 응답한 비중이 소폭 하락해 그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했던 인력난은 다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조선소들의 생산시설 증설과 수주 확대로 인한 공급과잉 및 저가수주경쟁으로 인한 선가하락 등은 여전히 중기적 리스크 요인이 될 것으로 바라봤다.
지난해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디스플레이는 IT 산업 업황 개선 및 OLED 탑재 제품군 확대로 상반기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은행은 향후 전방산업의 OLED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디스플레이산업 역시 하반기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설비투자의 경우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기업들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최근 IT기기용 OLED 탑재확대에 대응한 대규모 장비투자를 시작했다.
특히 스마트폰의 OLED 탑재가 상용화 되고 태블릿 PC 고급형 모델에도 OLED가 탑재되기 시작하는 등 OLED수요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향후 디스플레이 생산 역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불어 AI 탑재 제품출시 등으로 IT기기 수요가 개선되는 가운데 중소형 OLED 가격 반등이 예상돼 수출도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현재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IT기기용 OLED탑재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의 수주잔고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내수부진으로 부진을 면치 못한 자동차와 판매량이 정체된 휴대폰 역시 하반기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는 올해 상반기 생산(대수기준)이 내수판매 부진, 지난해 높은 생산수준에 따른 기저효과로 감소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3분기부터는 북미시장이 견조한 수요를 이어가고 신차 출시 효과도 나타나며 반등이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내수판매의 경우 신차 출시, 견조한 하이브리드차 수요 등으로 부진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수출은 북미시장 수요 지속, 미국 및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인상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휴대폰은 상반기 수출이 완제품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최신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부품 수출이 크게 늘고 있어 하반기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향후 완제품 수출 확대는 제한적이겠으나, 프리미엄 휴대폰용 부품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보고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글로벌 출하량은 AI 탑재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확대되겠으나, 동종업계의 신제품 출시에 따른 경쟁 심화, 폴더블폰 시장의 더딘 성장세 등은 증가세를 제약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석유화학과 철강은 하반기에도 반등의 기미가 미미할 것으로 점쳐진다.
석유화학은 올해 2분기 생산과 수출이 지난해 생산설비 정비·보수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했다. 다만 3분기에는 대외수요 회복 흐름이 이어지면서 증가세를 지속하겠으나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인해 개선폭은 제한될 전망이다.
다만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부가가치·친환경 제품으로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 중에 있어 기업별로 차별화가 점쳐진다.
전방산업 수요 부진과 중국산 저가 철강재 수입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산업도 하반기 전망이 밝지 않다.
특히 철강산업은 국내 건설투자 부진과 중국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캐즘에 부진을 겪고 있는 2차전지 산업도 단기적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 판매가격 하락 등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 2분기 미국 수출이 절반 가까이 감소하며 부진(1분기 –44.4%, 2분기 –47.7%) 한 가운데 중국 수출마저 감소세로 돌아서며 올해 3분기 까지는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한국은행은 판단했다.
다만 2차전지 산업은 장기적으로는 주요국 재생에너지 사용 증가 정책, 2050 탄소 중립 달성 노력 등에 힘입어 산업의 성장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미국 대선결과에 따른 친환경 정책 변화 가능성은 하방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한국은행은 전망했다.
이현종 더인베스트 기자 shlee4308@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