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로봇 '한 우물'…용접로봇·치킨로봇 라인업 확대
자동화 수요 증가에 용접로봇 개발…HD현대삼호에 공급
교촌치킨에 로봇 공급…"연간 100대 공급 목표"
협동로봇 제조기업 뉴로메카에 대한 시장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HD현대삼호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용접로봇 레퍼런스를 쌓은데 이어, 교촌에프앤비로 치킨로봇 공급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급이력을 바탕으로 고객사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협동로봇 '한 우물'…용접로봇·치킨로봇 라인업 확대
뉴로메카는 2013년 창업 초기부터 협동로봇 상용화의 원천 기술 개발에 힘써온 기업입니다. 2016년 협동로봇 '인디'를 출시한 뒤, 2018년 포스텍과 CI(Cobot Intelligence)랩 개소, 2019년 '인디12·인디아이·인디케어' 출시, 2022년 자율이동로봇 '모비' 출시 등 굵직한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올해의 로봇기업'(산업용로봇부문)에 7년 연속 수상했고, 2022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습니다.
협동로봇(Collaborative Robot, Cobot)이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면서 물리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기계를 말합니다. 다품종 변량생산 체제의 제조 공정을 자동화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뉴로메카는 협동로봇을 개발해 국내외 제조기업 등에 공급합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로봇산업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로봇은 크게 네 개의 영역으로 세분화됩니다. ▲제조업에서 출하를 위한 작업을 수행하는 제조업용 로봇 ▲불특정다수를 위한 서비스 수행 로봇인 전문서비스용 로봇 ▲특정 개인에게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서비스용 로봇 ▲로봇 부품 및 소프트웨어(SW)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로봇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시작한 2019년 이후 5년간 국내 로봇 시장에서는 제조업용 로봇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시장 중 제조업 로봇 매출 비중은 50.5%입니다. 이는 한국이 제조업 기반의 산업 구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특히 인력구조의 변화로 현장인력이 부족하게 됨에 따라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을 활용한 문제해결형, 현장밀착형 솔루션 수요가 높습니다.
실제 제조업용 로봇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로봇은 이적재용 및 핸들링 로봇이며, 그 다음이 조립·분해·접착 로봇, 측정·검사 로봇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뉴로메카는 제조업용 협동로봇 뿐만 아니라 용접로봇, 수술로봇, 치킨로봇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 자동화 수요 증가에 용접로봇 개발…HD현대삼호에 공급
시장에서 뉴로메카에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용접로봇'입니다. 용접은 기초산업부터 최첨단산업 분야에 이르기까지 제조업 전반에 사용되는 기술입니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용접은 사람이 진행하는데요. 특히 조선과 철강, 자동차, 풍력 등에서 숙련된 용접 기술자들은 '억' 단위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최근 조선과 자동차를 필두로 국내 중공업 업황이 개선되며 숙련된 용접 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연봉에도 용접원들의 고용 및 채용이 원할하지 않은데요. 여기에는 두 가지의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이들의 작업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점입니다. 실제 용접원들은 강한 빛과 열, 유독가스에 노출되는 업무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또한 실내 작업의 경우 작업장 내 먼지와 오물 등으로 호흡기질환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용접은 숙련도에 따라 기술적 차이가 있으며, 기업 입장에서 고령화, 인건비 상승, 노동조합 등의 이슈로 인해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4~2023년) 용접원 수는 대폭 줄었습니다. 2014년 초 16.3만 명이던 용접용 수는 2015년 18.2만 명까지 늘었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며 2023년 12.7만 명까지 감소했습니다. 2015년과 2023년을 비교해보면 무려 5.5만 명, 30.2%가 줄어든 것입니다.
용접 시장에서 기회를 찾은 뉴로메카는 지난해 3월 협동로봇을 활용해 신개념 용접 솔루션 '옵티' 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3차원 카메라를 통해 로봇이 용접 특이점을 자동으로 추출할 수 있게끔 만든 제품인데요. 이를 통해 용접선으로부터 용접봉까지의 좌우 오프셋과 거리를 동시에 보정하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뉴로메카 관계자는 "이러한 기능을 보유한 로봇은 국내에서 유일하며, 옵티 시리즈의 용접 기술은 숙력된 용접원의 기술력을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자평했습니다.
실제 조선업 분야에서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올해 2월에 뉴로메카는 해군 2함대 제2수리창 선체 용접 분야에 협동로봇을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2함대 제2수리창은 뉴로메카의 협동용접로봇 도입을 통해 연간 약 8500만 원 수준의 정비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HD현대삼호와 옵티 시리즈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HD현대삼호는 판넬 블록 조립 공장에서 뉴로메카의 용접로봇을 도입해 작업자와의 협업과 안전을 도모한다는 방침인데요. 이는 전 세계에서 조선소 판넬 블록의 슬릿 용접용으로 협동로봇이 처음 도입된 사례입니다.
뉴로메카가 HD현대삼호와 체결한 옵티 시리즈의 공급 대수는 협동로봇 12기입니다. 계약금액은 16억4000만 원입니다. 평균적으로 1기당 가격이 1억3700만 원 수준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용접로봇이 용접공의 급여 대비 적정수준으로 제품 가격이 책정되면서 빠른 속도로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첫 번째로 제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은 직원채용 시 고정적인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업무가 집중될 경우 야간근무, 주말근무를 통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업황과 수주에 따라 용접원 필요인원이 가변적이므로, 협동로봇 도입이 제조업체에게 유리합니다.
두 번째로는 교대없이 업무수행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조선·자동차 등 중화학공업의 대기업 근로자들은 일반적으로 2~3교대를 통해 작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로봇은 정비 시간을 제외할 경우 24시간 가동이 가능합니다. 로봇을 20시간 가동한다고 가정할 경우, 최소 용접원 2인 이상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용접원 개개인의 연봉이 초보라도 4000만 원 이상임을 감안할 때 옵티 시리즈의 가격을 합리적이라고 판단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 용접공 수의 1%가 로봇으로 대체된다고 가정할 경우, 연간 1270대 이상의 용접로봇 시장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2025년까지 용접로봇의 시장 침투율이 5%로 확대된다고 가정할 경우, 연간 약 6350대의 용접로봇 시장이 형성됩니다. 이 경우 시장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뉴로메카의 매출액은 7000억 원 이상까지 상승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시장 침투가 예상보다 느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용접공에 대한 수요가 높은 조선업에서 수주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전방 시장이 매력적인 상황입니다. 뉴로메카의 초기 시장 진입은 HD현대삼호와의 계약을 통해 성공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이후 안정적인 공급과 진입 이후 제품 안정성 등의 레퍼런스가 확보된다면 향후 장기 성장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 교촌치킨에 로봇 공급…"연간 100대 공급 목표"
뉴로메카가 전문서비스용 로봇 시장에 진출한 점도 눈여겨 봐야 합니다. 뉴로메카는 교촌에프앤비와 지난 2023년 11월부터 협동로봇 기반 조리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해 왔습니다. 뉴로메카와 교촌에프앤비는 이를 통해 전문서비스용 로봇 '프라잉 템플릿'의 개발을 완료했는데요.
이 로봇은 시간당 30마리의 닭을 튀길 수 있습니다. 작업자가 생닭에 물반죽을 입힌 후 튀김기에 투여하면 프라잉 템플릿이 1차 튀김과 조각성형, 탈유, 2차튀김 등 교촌치킨 튀김 과정을 수행하는 방식입니다. 이 외에도 기기 탈부착이 가능하며, 용이한 세척, 원격 유지보수 등의 기능적인 장점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뉴로메카의 템플릿 로봇은 교촌에프앤비 본사와 교촌치킨 다산신도시점과 한양대점, 면목점, 상일점, 대구 태전점, 평내점, 호평점, 의정부 장암점, 강릉 포남점 등에 총 13기가 공급됐습니다. 이 밖에도 16개 지점에 총 25기의 템플릿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상황입니다.
특히 신규 공급 지역에는 미국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교촌에프앤비가 직영으로 운영 중인 미국 교촌치킨 매장 직영점 2곳에 3기의 템플릿을 공급하는데요. 이를 통해 뉴로메카는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레퍼런스도 쌓게 됐습니다. 뉴로메카는 올해 내에 100개 지점에 템플릿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뉴로메카 관계자는 "연내 국내외 100개지점 이상으로 템플릿 공급을 확장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교촌치킨은 국내에 약 130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향후 5년 내 전체 매장의 70%가 서비스용 로봇을 도입한다고 가정해 보면, 뉴로메카의 연내 100개 점 공급 계약 목표는 허황된 꿈이 아닙니다. 뉴로메카 외에도 교촌에프앤비와 업무협약을 맺은 두산로보틱스가 절반을 수주한다고 가정할 경우, 5년간 455곳의 공급 계약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또한 교촌치킨 외에 타 브랜드로의 확장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서 매장 1000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BBQ, BHC, 처갓집 양념치킨, 굽네치킨, 페리카나 치킨 등 총 6곳이 있습니다. 500개 이상 매장으로 확대하면 총 15개의 브랜드가 존재합니다. 이 브랜드들의 매장수를 다 합치면 1만4159곳입니다.
이중 BHC(LG전자)를 제외하면 매장수 상위 치킨 프랜차이즈는 로봇 도입에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로봇도입을 통해 가맹점의 수익성 개선이 확인될 경우 타 브랜드로 확산 속도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공급 레퍼런스 있는 기업들이 비교우위 포지션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뉴로메카 관계자는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사업의 펀더멘털이 강화되고 있다"며 "숫자를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와 비교할 때 올해 실적은 월등히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