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3년 영업적자 이즈미디어, 올해 대규모 수주로 분위기 전환

이즈미디어 본사 전경(사진=이즈미디어 제공)

이즈미디어 본사 전경(사진=이즈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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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검사장비 전문업체 이즈미디어가 2019년부터 영업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규모의 공급계약이 취소되고 고정비 부담이 증가한 탓이다. 다만 올해 1월부터 대규모 수주를 따내면서 흑자전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9~2020년 이즈미디어의 영업손실 규모는 각각 15억 원과 67억 원이다. 2021년 3분기 누적기준 영업손실도 44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손익도 적자가 유지될 전망이다.

이즈미디어는 카메라 모듈 검사장비를 제조하는 업체이다. 스마트폰과 자동차에 사용하는 초소형 카메라 모듈의 성능을 검사하는 장비를 주로 생산한다.

매출의 95% 이상이 카메라 모듈 검사장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카메라 모듈 시장의 분위기가 이즈미디어의 실적을 좌우한다. 2018년 스마트폰 판매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카메라 모듈 장비 수요도 급증했다. 이에 이즈미디어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19.2% 늘어난 789억 원, 영업이익은 151.8% 증가한 41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2019년부터 실적이 꺾였다. 카메라 모듈 시장은 꾸준히 성장했지만 이즈미디어의 잘못된 경영 판단이 화를 불렀다.

당시 파트론 등 국내 주요 고객사가 고성능·다기능 카메라 모듈을 개발해내면서 검사장비에도 변화가 필요했다. 그런데 이즈미디어의 검사장비가 신 모듈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으면서 검사장비 납품이 지연됐다.

이에 2019년 이즈미디어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14.8% 감소한 672억 원을 기록하며 영업손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고정비를 넘어서는 매출액을 거둬들이지 못한 탓이다.

2020년 2월에는 홍콩 오-필름(O-FILM Global Trading Limited)과 맺은 공급계약이 취소됐다. 2019년 12월 24일 체결한 이 계약의 금액은 504억 원 규모였는데, 4억 원 어치만을 납품한 채 수주가 파토났다. 원인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방산업의 성장이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2020년 매출을 이끌어 줄 계약이 취소되면서 이즈미디어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67.2% 급감한 22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도 지속됐고 적자 폭은 더 커졌다.

2021년에도 이즈미디어의 영업적자는 이어졌다. 다만 2021년 4월 일본 샤프와 21억 원, 6월 54억 원의 수주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고, 3분기에는 파트론과 40억 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반등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2021년 3분기 누적기준 매출액은 349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도의 매출액을 이미 뛰어넘었다.

이즈미디어는 2022년 흑자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분위기도 좋다. 지난해 3분기까지 쌓아둔 수주 잔고가 416억 원 가량 남아있는 상황이며 올해 1분기에도 해외 고객사와 102억 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더넥스트뉴스>는 이즈미디어의 IR담당자와 지난해 4분기 실적과 올해 실적 전망, 흑자전환 가능성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이즈미디어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최근 적자 기조가 유지됐다. 원인이 무엇인가.
"2019년에 파트론이 공급망을 변경한게 영향이 컸다. 우리의 실수로 적절하지 못한 장비를 납품하면서 신뢰가 낮아졌다. 신뢰를 회복하는데 2년 정도가 소요된 것 같다."

홍콩 오-필름과의 공급계약이 취소된 이유는 무엇인지.
"파트론과는 다른 이유로 봐야 한다. 공급계약 취소 통보를 받았을 때가 2020년대 초반이었는데 당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컸다. 거의 1년치 매출과 맞먹는 계약이었고 우리가 생산을 위한 준비를 다 해뒀는데 취소가 되서 회사를 접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당시 준비해 둔 원재료나 설비 등은 오-필름에서 보상을 해주는 것인가.
"아니다. 애초에 공급계약을 맺을 때 오-필름과 취소 시 위약금을 정해놓는다. 계약을 취소할 때 위약금만 지불하면 된다. 그런데 2019년 6월 체결한 계약이라 우리가 원재료나 설비도 다 새로 사뒀고, 인력도 새로 충원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시점이 2019년 9월이고 생산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취소 통보가 왔다. 그러면서 위약금만 받고 끝났다. 그래서 생산된 제품이나 원재료 등 손실을 우리가 다 떠안았다."

위약금은 얼마나 받았는가. 당시 계약 취소로 인한 손실 금액은.
"위약금에 대한 내용은 영업 비밀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 다만 절대로 큰 금액이 아니다. 그리고 계약 취소로 우리가 입은 손실은 45억 원을 넘어간다. 2020년 영업적자 67억 원을 기록한 이유는 그 때의 계약 취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그래도 지난해에는 새로운 공급계약 공시가 많이 나왔다. 배경은 무엇인지.
"카메라 모듈이 필요한 신산업들이 등장했다. 전방시장이 커졌다고 보시면 된다. 원래는 스마트폰이 시장을 주도해 왔는데, 지금은 자율주행차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선 업체들에서 라이다 센서를 개발하면서 카메라 모듈을 많이 필요로 한다. 덕분에 우리 검사 장비도 잘 나가고 있다. 물론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산업이 살아나는 중이다."

계약 규모가 소규모인 것 같은데. 논의되고 있는 대규모 공급계약은 있는가.
"아무래도 2020년에 오-필름과의 계약 취소사태로 회사의 계약 기조가 바뀌었다. 장기간 대규모 계약을 맺었다가 취소를 당할 경우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객사에 양해를 구해 장기간 계약을 쪼개서 체결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래서 한 동안은 대규모 계약 소식을 듣긴 힘드실 것 같다."

지난해 실적과 올해 실적 전망치는 어느 정도인가.
"아무래도 지난해에는 2020년보다 매출액이 두 배 이상 회복할 전망이다. 다만 영업적자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 손익분기점이 최소 매출액 550억 원은 넘어야 한다. 그 정도 매출까지는 회복하지 못했다. 내년 실적 목표는 영업손익 흑자전환이다. 매출액 600억 원에 영업이익 3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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