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캐시카우 두산밥캣 실질 지분율↑...고평가 로보틱스 지분은 낮아져
두산에너빌리티·밥캣 주주들은 속 터져...주식매수청구도 쉽지 않은 상황
두산그룹이 사업 시너지 극대화, 주주가치 제고를 목표로 사업구조를 3대 부문으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재편으로 가장 큰 수혜는 알짜회사인 두산밥캣의 실질 지분율을 늘린 그룹 오너일가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지난 11일 그룹의 핵심 사업을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 및 첨단소재’ 등 3대 부문으로 정하고, 계열사들을 사업 성격에 맞는 부문 아래 위치하도록 조정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두산에너빌리티, 두산퓨얼셀 등을 주축으로 하는 에너지 사업을 묶고 ‘스마트 머신’ 부문으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를 사업적으로 결합하게 방식이 골자다.
두산그룹은 “업종 구분 없이 혼재돼 있는 사업들을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사업끼리 모아서 클러스터화하는 게 이번 사업 재편의 목적”이라며 “이번 재편의 대상이 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3사 모두 ‘윈-윈-윈’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이번 두사업구조 개편의 최대 수혜는 그룹 오너일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3개사의 분할, 합병, 포괄적 주식 교환 등의 과정에서 일반 주주보다 오너일가의 알짜회사 지분 확보가 재편의 목적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캐시카우 두산밥캣 실질 지분율에 주목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을 살펴보면 두산에너빌리티의 투자 부문과 두산로보틱스가 합병이 핵심이다.
두산그룹은 개편을 통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변경을 꾀한다.
방식은 분할, 합병, 주식교환 절차로 진행된다.
먼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투자 부문을 분할해 신설 법인을 설립한다.
분할은 인적분할로 진행되며 이 과정에서 두산그룹은 존속회사와 신설회사 지분을 각각 30%식 확보하게 된다.
두산밥캣은 합병 법인의 자회사가 된다. 지분율은 46%가량이다.
이 과정에서 두산밥캣 주주들에게 두산로보틱스 지분을 지급하고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의 지분100%를 소유하게 된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번 인수합병은 두산 오너에 최대 수혜가 점쳐진다.
두산밥캣은 미국의 건설기계회사로 두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해 왔다.
실제 그룹 계열사 중 가장 큰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회사로 꼽힌다.
두산밥캣은 두산의 연결 실적으로 들어가게 된다.
실제 두산밥캣은 지난해 1조 3899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두산그룹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 4363억 원을 감안하면 그룹에서 가장 중요한 현금을 창출한 곳이 바로 두산 밥캣이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두산그룹의 두산밥캣의 실질 지분율은 13.8%에 불과했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 지분을 30%,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 지분 46%보유하기 때문에 그룹의 손자회사 지분은 매우 낮았다.
그러나 이번 사업재편에 따라 두산그룹은 두산밥캣 실질 지분을 42%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두산그룹은 기존 68.19%의 두산로봇틱스 지분을 이번 합병으로 42%까지 낮춘 반면 두산밥캣에 대한 실질 지분은 42%까지 높아졌다.
알짜 회사인 두산밥캣 지분이 13.8%에서 42%까지 높아진 셈이다.
두산로봇틱스는 로봇시장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하며 현재 PBR12배로 고평가 논란을 받고 있다.
자산과 실적대비 저평가 됐던 두산밥캣과 과도하게 고평가됐던 두산로보틱스의 주식을 현재의 시가 기준으로 교환하는 방식을 수립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주주의 몫이 됐다.
두산그룹은 주주들에게 지분율에 맞춰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주거나 주식매수청구권을 통해 합병을 진행한다지만 주주들의 현실은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현재 두산로보틱스 주식은 너무 고평가 돼 있고 두산밥캣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은 5만 459원이다. 반면 지난 10일 기준 두산밥캣의 종가는 52000원으로 주가가 청구가격보다 높아 무작정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도 어려운 부분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주주가치 제고와 미래를 위해 선제적으로 사업구조 개편에 나선다지만 결국 알짜회사 지분을 늘린 오너일가가 최대 수혜자로 보여진다”며 “두산에너비리티 주주들과 두산밥캣 주주들에게 이해할 만한 보상이 뒷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현종 더인베스트 기자 shlee4308@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