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프로텍, 'HBM' 겨냥 신규장비 출시 임박…실적 회복 시그널

'디스펜서·레이저 리플로우 장비' 국내 원조
레거시 반도체 수요 부진에 '적자전환'
디램 공급 불균형 '심각'…OSAT 업황 회복 시그널
AI 반도체용 '레이저 본더' 하반기 양산 임박

사진=프로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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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후공정용 디스펜서 및 레이저 리플로우 장비 제조업체 프로텍의 주가 흐름이 좋지 않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6만 원대를 넘어섰던 주가는 어느새 2만 원대까지 하락한 상황입니다. 레거시 반도체 부문의 수요가 부진하며 올해 1분기까지 부진한 실적이 이어졌기 때문인데요. 다만 시장에서는 범용 반도체 수요 회복과 함께 신규 장비인 '레이저 본더' 출시가 본격화될 경우 프로텍의 실적과 주가의 동반 반등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 '디스펜서·레이저 리플로우 장비' 국내 원조

프로텍은 1997년에 설립된 반도체 제조용 장비등을 생산하는 공정장비 제조 전문회사입니다. 고속 자동화 시스템을 기반으로 반도체 패키지 공정장비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디스펜서, 레이저 리플로우, 다이본더 등을 주력 제품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디스펜서는 말 그대로 액체를 뿌리는 장비입니다. 반도체 후(後)공정 패키징에서는 용액(레진, 에폭시, 형광체)을 정밀하게 분사해 칩과 기판을 부착시킬 떄 발생하는 기공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1998년 6월 프로텍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현재 글로벌 3위 업체로 발돋움했습니다. 국내 디스펜서 장비 업체 중에서는 유일하게 해외 진출에도 성공했습니다.

이후 매출 다변화를 위한 레이저 리플로우(laser reflow) 장비 개발에도 성공했습니다. 이 장비는 레이저를 활용해 인쇄회로기판(PCB)과 칩을 붙이는 역할을 합니다. 레이저 리플로우 장비 역시 반도체 후공정에서 사용하며, 레이저를 조사해 발생하는 열을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프로텍은 글로벌 OSAT(외주 반도체 조립 및 테스트) 기업과 공동개발을 통해 약 10년전부터 레이저 리플로우 장비를 개발했는데요. 이 장비 또한 프로텍이 국내에선 '원조'입니다.



디스펜서 개발 후 프로텍의 실적은 기복없이 꾸준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연간 매출액은 500억 원 안팎, 영업이익률은 10% 후반대의 준수한 실적입니다. 다만 실적에 큰 변동이 없다보니 주가는 6000~7000원대, 시가총액은 300억~400억 원대의 박스권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변화의 시점이 된 것은 2017년입니다. 연매출이 1000억 원, 영업이익은 300억 원대로 올라서면서, 프로텍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달라졌는데요. 이에 주가는 1년 만에 1만8000원대를 찍고, 시가총액은 1000억 원을 넘어셨습니다.

이후 꾸준히 주가가 상승했지만, 주가가 2만5000원대를 넘어서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2023년 5월 다시 한 번 변화가 나타났는데요. 프로텍의 주가는 2023년 5월 15일 2만2400원에서 같은 해 7월 13일 6만2800원까지 뛰었습니다. 정확히 두 달 만에 180.4% 상승한 것입니다. 7월 13일 장 중에는 창사 이래 최고가인 7만900원을 터치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주가 상승 랠리를 이끈 것은 프로텍의 레이저 리플로우 장비 고객사 다변화 기대감입니다. 프로텍이 개발한 레이저 리플로우 장비는 미국 반도체 후공정 기업 앰코(Amkor)와의 독점 계약에 묶여 있었습니다. 앰코는 프로텍과 공동개발을 진행한 업체인데, 프로텍이 레이저 리플로우 장비를 개발할 당시 테스트와 양산·생산 시 생기는 개선사항을 공유해 준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앰코는 프로텍의 장비를 독점적으로 공급받는다는 계약을 약 10년간 적용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이 계약이 만료되면서, 프로텍은 레이저 리플로우 장비의 고객사를 확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를 비롯해 다수의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프로텍의 레이저 리플로우 장비를 탐내고 있던 상황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폭등했습니다.

◆ 레거시 반도체 수요 부진에 '적자전환'

다만 프로텍의 주가는 어느새 2만 원대까지 하락했습니다. 지난 6일 기준 프로텍의 주가는 2만73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해 7월 13일 고점 대비 56.4% 폭락한 수치인데요. 이는 프로텍의 실적 부진과 관련이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프로텍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21.5% 줄어든 1561억 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9.7% 감소한 182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1분기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매출액은 전년대비 큰 변화없는 253억 원, 영업손익은 48억 원의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프로텍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는 전방산업의 투자 감소가 꼽힙니다. 프로텍의 주 고객사는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데요, 이 업체들의 투자가 늘어날 수록 프로텍의 장비 수주도 늘어나고 실적도 개선됩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침체기로 들어서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대형 기업들의 감산 정책이 시행됐습니다. OSAT 업체들 역시 이와 연동해 설비투자를 줄였고, 프로텍으로 이어지는 발주 흐름도 끊겼습니다. OSAT 업계에서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앰코와 스테칩팩, ASE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은 모두 프로텍의 고객사입니다.

올해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주가 상승 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프로텍의 부진은 심화되고 있는 상황 역시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한미반도체를 비롯해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반도체 장비 업체들은 모두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노출도가 큰 업체들입니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불티나게 팔리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 HBM이 탑재되면서, 관련 종목들을 중심으로 낙수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인데요.

반면 글로벌 경기침체로 스마트폰, 노트북, TV 등의 판매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전력관리반도체(PMIC), DDR4 등 '레거시(구형)' 반도체의 수요는 여전히 낮습니다. 반도체 업체들이 OSAT로 내주는 외주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인 것입니다. 이에 따라 HBM 업황과 무관한 '레거시(구형)' 장비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프로텍 역시 부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장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레거시 부문의 수요 부진에 따라 2023년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프로텍의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는 중"이라며 "레거시 부문의 회복 시 전사 매출액 및 영업이익의 회복이 가능하다"고 짚었습니다.

◆ 디램 공급 불균형 '심각'…OSAT 업황 회복 시그널

이렇듯 프로텍의 실적 반등을 이끌 요인은 글로벌 OSAT 업황 회복과 업체들의 설비투자 확대 여부 및 규모입니다. 일단 시장 상황은 점차 우호적으로 변하는 모양새입니다. 곳곳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삼성전자는 매출액 74조 원, 영업이익 10.4조 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영업이익 기준 반도체 업황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2년 3분기(10조8520억 원)과 비슷한데요. HBM과 같은 고성능 반도체뿐만 아니라 레거시 디램과 낸드 역시 이번 호실적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체 D램 가격은 전분기대비 13∼18%, 낸드는 15~20%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생산을 HBM에 집중하면서 레거시 물량의 생산 규모를 줄였고 가격이 상승한 셈입니다.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향후 범용 반도체 제품에 대한 수요가 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디램과 낸드의 감산이 이어지고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레거시 제품의 생산에 나설 수 있다고 보는 상황입니다. 또한 AI 열풍에 따라 데이터센터 설립이 늘어나고 PC·모바일의 교체가 나타나면서 범용 제품의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AI의 급속한 발전으로 전례 없는 메모리 수요·공급 불균형이 나올 수 있다. 이는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스마트폰과 개인용 PC는 AI 업그레이드에 따라 추가 메모리 용량이 필요하다. 그때 시장은 심각한 공급 부족을 보일 수 있다" 분석했습니다.

특히 모건스탠리가 수요·공급 불균형이 도드라질 것으로 예상한 제품은 디램입니다. 모건스탠리는 "디램은 내년 수요가 공급보다 23% 더 많은 초과 수요가 나타날 것이다. HBM의 초과 수요는 11%에 불과하다"며 "디램 감산 정책과 지난 2년 동안의 새로운 투자의 부족과 팹(Fab, 공장)의 부재로 메모리 시장은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에 따라 레거시 제품들의 후공정 외주를 맡는 OSAT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설비 확장에 들어갈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엄태웅 부국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주요 고객사인 메이져 OSAT 업체들의 설비투자 확대가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프로텍 및 프로텍의 연결 자회사인 피엠티(프로브카드), 피앤엠(자동화공압 부품) 등의 실적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 AI 반도체용 '레이저 본더' 하반기 양산 임박

신제품 개발 상황도 주목할만한 포인트입니다. 현재 프로텍은 디스펜서 및 레이저 리플로우 장비 외에도 신규 장비인 '레이저 본더'(Laser Assisted Bonder) 장비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프로텍은 이번 장비 개발을 통해 레거시 반도체가 아닌 HBM과 같은 고성능 반도체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레이저 본더의 경우 TC(열 압착)본더 시장을 타깃하고 있습니다. TC본더는 HBM 후공정에서 필요한 열 압착 장비입니다. HBM은 디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TC본더가 사용됩니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TC본더 생산업체는 한미반도체, 해외에는 신카와, AMPTC 등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본더 장비의 경우 열을 사용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칩 하나를 붙이는데 드는 시간이 5~7분인데, 열에 오랜 시간 노출되다 보니 기판의 휘어짐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에 프로텍은 레이저를 활용해 단시간에 칩을 부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프로텍이 개발하는 장비는 기존 본더와 차이점이 많습니다. 통상적으로 열을 상부에 가하는 방식을 사용하지만, 프로텍은 PCB 하부에 레이저를 조사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반도체 칩과 PCB 등에 가해지는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또 레이저를 사용하기 때문에 본딩 공정의 시간도 대폭 짧아집니다. 회사 측에 따르면 2~3초면 본딩 공정이 마무리됩니다. 열에 노출되는 시간도 짧아지면서 PCB의 휘어짐 현상도 줄어들고, 생산 수율도 높아지게 됩니다.

프로텍은 레이저 본더의 개발을 조만간 마치고, 올해 말 본격적으로 출시할 계획입니다. 이미 대만 후공정 업체 ASE에 샘플 장비를 납품했고, 대량 생산에 적합하도록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양산 시점은 올해 말로 점쳐집니다.

프로텍은 신제품 개발과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상으로 영업한다는 계획입니다. HBM과 같은 고성능 반도체는 만드는 과정이 까다로워 OSAT 업체들에게 외주가 거의 들어오지 않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같은 메모리 업체나 TSMC 등의 파운드리가 직접 후공정 패키징까지 진행합니다. 따라서 프로텍 역시 AI 반도체용 레이저 장비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직접 납품한다는 방침입니다.

또한 OSAT 업체들이 고성능 반도체에도 대응할 수 있는 어드밴스드 패키징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프로텍은 레이저 본더를 OSAT 업체들의 어드밴스드 패키징 수요에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임소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력 고객사인 글로벌 OSAT 기업의 어드밴스드 패키징 캐파 투자에 프로텍의 신규 장비 수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프로텍의 실적은 매출액 2263억 원, 영업이익 587억 원으로 예상한다"고 짚었습니다.

다음은 프로텍 IR 담당자와의 질의응답.

Q. 디스펜서 시장 규모는.

A. 국내시장에서 디스펜서의 연간 매출액은 1000억~1500억 원 수준이다. 미국, 일본에 이어서 디스펜서 시장에서 3위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Q. 디스펜서는 정확히 어느 부분에 사용되는지.

A. 칩과 기판을 부착시킬 떄 발생하는 기공을 줄이는 '언더필 공정'에서 사용된다. 후공정에 사용된다.

Q. 레이저 리플로우 장비의 시장 규모는.

A. 레이저 리플로우 장비는 기존 리플로우 장비와 동일한 리플로우 시장을 타겟으로 한다. 시장 규모는 국내만 놓고 보았을 때, 약 3000억~5000억 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Q. 신규로 진출하는 레이저 본더 장비의 시장 규모는.

A. 우리가 타깃하는 시장은 TC본딩 시장이다. 기본적으로 본딩 시장은 BESI, ASM 같은 업체들이 진출해 있는 시장으로 기존 리플로우 대비 훨씬 큰 규모다. 개별 업체별로도 매출액 규모가 50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다. 기본적으로 본딩을 잘하는 회사들이 TC본딩에서도 앞서고 있다.

Q. 2024년 실적 가이던스가 따로 있는지.

A. 가이던스는 따로 제공해드리고 있지 않다. 레거시를 포함한 반도체 업황의 변화에 따라서 실적이 변동이 있을 것 같다.

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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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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