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내년 HBM 쇼티지 -11%...SK하아닉스 TP올리고 삼전은 부정적
삼전 HBM 수율·투자유보 등 이유...업계, 메모리 훈풍 덜 오른 삼전 더 매력
HBM은 레거시 D램 대비 캐파 2배 이상…D램 쇼티지는 내년까지도 필연적
모건스탠리의 "AI-Driven Supercycle"보고서가 발행되며 지난주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급등한 반면 그동안 기대감에 오르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급락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올해 HBM은 -11% 공급부족 상황에 있고, 내년에도 -11%의 쇼티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삼성전자에는 비관적 전망을 SK하이닉스에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기 때문이다.
특히 모건스탠리가 예전부터 메모리 사이클의 흐름을 분석하고 시장 분위기를 선도해왔기 때문에 이번 보고서는 국내 반도체 제조사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AI시대 HBM외에도 메모리반도체 역시 쇼티지가 예상되는 만큼 그동안 눌려있던 삼성전자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모건스탠리는 "AI-Driven Supercycle" 보고서를 통해 HBM의 최대 수혜를 SK하이닉스로 점찍고 목표주가를 30만원으로 책정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공격적으로 끌어올리며 주가 상승을 이끈바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HBM쇼티지의 최대 수혜를 SK하이닉스로 점찍고 올해와 내년 이어질 HBM 쇼티지의 영향으로 주가 상승을 예상했다.
세부적으로 분석해 보면 모건스탠리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HBM이 11% 가량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내년 전체 DRAM 시장 공급 부족률 -23% 예상하며 HBM 수요 증가로 디램 메모리 공급의 30% 비중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HBM 쇼티지의 전제로 우선 삼성전자는 HBM 투자를 유보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향 납품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HBM캐파가 전년 대비 전혀 늘지 않을 것이란 전제 때문이다.
반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내년 각각 1.5x, 2x 수준의 캐파 증설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 결과 TSV 캐파는 내년 말 기준 3사 토탈 월 350k/m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모건스탠리는 전망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제조사들의 수율문제도 제기됐다.
모건스탠리는 HBM관련 SK하이닉스의 수율은 75%까지 상승하는 반면 삼성전자 수율은 30%에서 정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가 최근에 수율이 80%까지 올라왔다는 이례적인 인터뷰를 반영해 내년도 수율을 상향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에 비하면 한참 낮은 올해 40% 수율로 추정했고 내년에는 수율이 소폭 상향될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미 엔비디아 퀄 테스트를 통과한 마이크론에 비해 수율이 낮을 것으로 내다보며 30% 가량의 수율을 전망했다. 또 내년에도 삼성전자의 수율의 큰 변화를 없을 것으로 모건스탠리는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가 내년 캐파와 수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생산량면에서도 여타 제조사를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SK하이닉스의 내년 생산량은 올해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외에도 마이크론은 전체 생산량의 비중은 작지만 캐파가 두 배 늘고 수율이 개선되다보니 내년 HBM 생산량은 전년대비 3배 증가할 것으로 모건스탠리는 분석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답보상태인 캐파와 수율을 고려해 HBM 생산량은 같은 기간 20% 정도 증가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이같은 전제로 결과값을 도출하면 올해 11% 공급부족 상태인 HBM공급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를 성공한다면 HBM의 쇼티지는 -11%에서 -4%로 상당폭 줄어들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업계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향 퀄 테스트 실패에도 나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HBM은 레거시 D램 대비 캐파를 2배 이상 잡아먹기 때문에 D램 전체의 쇼티지가 내년까지도 필연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모두 컨콜에서 HBM TSV 캐파를 전년대비 두 배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여 레거시 D램 부족 사이클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 더욱 심화될 수 있어 삼성전자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모건스탠리 역시 지난 1월 25일 Edge AI의 가치와 메모리의 수혜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Edge AI에서의 최고 수혜 기업임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모건스탠리는 ‘More AI, More Money’란 글에서 더 많은 AI가 만들어질수록, DRAM 제조사들의 어닝에는 더 큰 순풍(tailwind)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AI는 PC와 스마트폰을 재창조하고 있다 며, 올해부터 메모리 TAM에 추가적인 부스트로 작용하면서 2025년까지 디램의 공급/수요 비율을 6%p 낮아지게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불어 AI PC의 디램 탑재량이 현재의 8GB에서 2배(16GB)로 증가하고, AI 폰의 다음 세대에서는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며 삼성전자의 레거시 메모리가 AI시대 주목되고 있다고 밝혔다.
즉, HBM을 뺀 나머지 부문에서 가장 수혜는 삼성전자를 꼽은 셈이다.
◆삼성전자 수혜 사이클 탑승 HBM 아니어도 가능
현재 반도체 관련주는 지난해 부진을 털어내고 올해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HBM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부각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저점 대비 2배 이상 상승했고 당분간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9월 저점을 기록한 이후 저점 대비로 40% 정도 주가가 상승했지만 여전히 주가 상승이 제한적이다.
지난 4월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삼성전자 HBM3E 사용 가능성을 제기하며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후 다시 HBM 경쟁력, 레거시 실적 기대감 하락, 파업과 수장교체 등 모든 악재를 반영하며 SK하이닉스 대비 저조한 성적표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미국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가 신고가를 기록 중이지만 글로벌 디램 1위 기업의 주가는 여전히 너무 무겁다.
과거에도 물론 삼성전자의 주가는 경쟁사 대비 상승폭이 더디고 부진했지만 이번 반도체 산업은 사이클이 강력하다보니 주가는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주가가 이미 온갖 악재들을 다 반영한 가격이기에 긍정적인 신호가 하나라도 나오면 시장 예상치보다 삼성전자 주가는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과거 사이클을 답습한다고 가정한다면, 현재 주가에서 상방은 50% 가까이 열려있다고 판단된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HBM부문에서도 선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주가는 그 이상의 포퍼먼스를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올해 삼성전자가 DX부문 반도체 수장까지 교체하는 모습을 보이며 HBM에 공을 들이고 있어 장기적으로 이 부분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현재 가치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는 주가에 향후 긍정적인 요인이 부정적 요인보다 훨씬 많다는 점에서 현재 투자는 안전마진을 확보한 투자로 판단된다.
증권가도 반도체 업종의 전반적인 실적 반영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소외된 레거시 반도체 업종의 반등국면을 점치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메모리 수출액이 지속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5월 본격적인 AI향 메모리 수출이 개시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3개월여간 횡보중인 메모리 현물가격이 상승으로 돌아서고 있고 3분기에도 계약가격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컨벤셔널 반도체 업종의 주가 또한 이와 동행할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사이클 산업에 대한 투자이기에 하반기 글로벌 경기침체 따른 소비부진의 지속과 2분기 반도체 계절적인 수요 약화 등은 투자 시 고려가 필요하다.
이현종 더인베스트 기자 shlee4308@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