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글로벌 배터리 1위 'CATL', 독주 배경 살펴보면

배터리 가격하락에도 출하량 '급증'…증권가 "비중 확대"
'매출액·이익·R&D' 국내 3사 합쳐도 CATL 못 미쳐

사진=CAT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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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인 중국 CATL이 지난해 4분기 전망치를 상회하는 이익을 달성했습니다. 배터리 가격 하락에도 출하량이 기대치를 상회했기 때문입니다. CATL은 실적 발표회를 통해 전기차 수요 전망과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전지에 대한 견해도 밝혔습니다.

◆ 배터리 가격하락에도 출하량 '급증'…증권가 "비중 확대"

27일 CATL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회사의 매출액은 1062억 위안(한화 약 19.7조 원)으로 전분기 대비 1%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증권가의 컨센서스인 1155억 위안(21.5조 원)을 하회하는 수치입니다.

매출액이 전망치를 하회한 원인은 배터리 가격의 하락이 꼽힙니다. 리튬과 니켈 등 원자재 가격의 하락 여파로 CATL의 전기차용 배터리 가격은 전분기대비 20% 감소했고,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가격은 같은 기간 10% 하락했습니다.

다만 매출액이 부진했음에도 증권가들은 CATL의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습니다. CATL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된 직후 모건스탠리는 CATL 목표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210위안으로 상향했습니다. JP모건 역시 CATL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220위안으로 올렸습니다.



모건스탠리는 "CATL은 지난 2년간 주가가 55% 가량 하락했다. 이는 중국 시장 경쟁 심화, 공급과잉, 성장성 둔화 우려가 컸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CATL은 견조한 시장 지배력을 발판으로 '배터리 산업 구조조정'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렇게 세계적인 증권사들이 CATL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한 이유는 '배터리 출하량'이 기대치를 크게 상회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4분기 CATL의 전기차·ESS용 배터리 출하량은 120기가와트시(GWh)로 전년대비 20%, 전분기대비 20% 성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CATL의 공장 가동률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해 상반기 60%에 머물던 가동률은 3분가 70%까지 상승했고, 2023년 연평균으로도 70%를 상회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배터리 출하량이 늘고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CATL의 영업이익도 증권가 전망치를 상회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CATL의 영업이익은 167억 위안(3.1조 원)으로 전년대비 13.3%, 전분기대비 16.3% 증가했습니다. 증권가의 컨센서스는 135억 위안(2.5조 원)이었습니다.

◆ '매출액·이익·R&D' 국내 3사 합쳐도 CATL 못 미쳐

CATL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대비 22% 증가한 4009억 위안(72.2조 원), 영업이익은 42% 늘어난 442억 위안(8.2조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매출액 기준으로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합산 매출액인 69.3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CATL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 중 32.7%를 해외에서 올렸습니다. 유럽 전기차 시장과 북미 ESS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이에 따라 CATL 배터리는 '중국 내수용'이라는 비판도 벗었습니다.

지난해 CATL의 배터리 출하량은 전년대비 35% 증가한 390GWh를 기록했습니다. 이 중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은 321GWh로, 출하량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 36.8%로 1위를 달성했습니다. 이는 전년대비 0.6%포인트 상승한 수치입니다.

지난해 CATL의 ESS 배터리 출하량은 69GWh를 기록해습니다. ESS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40%로, 지난 2021년부터 3년 연속 1위를 달성했습니다.

영업이익의 경우 이익률이 11%를 기록했는데, 사실 더 높아질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CATL은 광산 관련 무형자산 가치 감소 및 재고자산 가격 하락으로 발생한 자산평가손실 30.1억 위안을 반영했습니다. 보수적인 회계 처리로 일시 상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수익성을 기록한 것입니다.

국내업체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8.15%, 삼성SDI 7.34%, SK온은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CATL은 독주 비결로 ▲배터리 생산 수직계열화와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꼽았습니다. 실제 CATL은 2010년대 후반부터 중국 내 광산을 인수하며, 배터리 생산을 위한 밸류체인을 내재화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원재료 가격 변동에 대응했고, 좋은 품질의 배터리를 낮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 배터리 3사 역시 지난해부터 광산을 인수하며 내재화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또한 CATL은 R&D에 많은 돈을 쏟아부으며, 배터리의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지난해 CATL의 R&D 비용은 184억 위안(3.4조 원)으로 전년대비 18% 증가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국내 배터리 3사의 R&D 합산 비용인 2.7조 원을 26%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막대한 R&D 비용 지출을 통해 고객사가 요구하는 스팩의 배터리를 빠르게 공급한 것이 CATL 독주의 배경이 됐습니다.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CATL은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합니다. 지난해 결산 배당금을 주당 2.011위안, 특별 현금 배당금을 주당 3.017위안으로 제시했습니다. 배당금 총액은 총 주당 5.028위안으로 '깜짝 배당'이었습니다. 2023년 종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약 3.1%이며, 배당 성향은 50%(2022년도 20%)에 달합니다.

CATL 관계자는 "당사는 항상 주주환원을 중시해 왔으며, 보고기간 중 회사의 실적과 현금상황이 양호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예년보다 높은 배당비율을 설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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