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두산밥캣, '역성장' 전망…우려할 필요 없는 이유는

지난해 주가 46% 상승…'어닝 서프라이즈'에 주가도 화답
하반기부터 시작된 '피크아웃' 우려…블록딜도 주가 하락 부채질
"올해 가이던스 지나치게 보수적" 북미 시장 수혜주 꼽아
블록딜 재발 어려워…AI 무인 자율화 장비 M&A로 신성장 동력 장착

GME 대표제품 콤팩트 트랙터.(사진=두산밥캣 제공)

GME 대표제품 콤팩트 트랙터.(사진=두산밥캣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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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피크아웃' 우려가 나오면서 두산밥캣의 주가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6만 원을 웃돌던 주가는 올해 들어 4만 원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는 실적 '피크아웃' 우려와 함께, 두산에너빌리티의 지분 매각 등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두산밥캣의 실적 상승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또한 넉넉한 곳간을 활용한 무인화 기업 인수를 통해 신성장 동력도 장착할 전망입니다.

◆ 지난해 주가 46% 상승…'어닝 서프라이즈'에 주가도 화답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두산밥캣의 주가 상승률은 45.7%을 기록했습니다. 두산밥캣이 속해있는 유가증권시장의 지난해 수익률이 19.2%임을 고려하면, 시장을 대폭 상회한 것인데요. 이러한 두산밥캣의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호실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두산밥캣의 지난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46.6% 늘어난 2조4051억 원, 영업이익은 90.2% 증가한 3697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증권가가 예상한 전망치를 각각 13.4%, 56% 상회한 수치입니다.

2분기에도 호실적은 이어졌습니다. 두산밥캣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20.5% 증가한 2조6356억 원, 영업이익은 4609억 원으로 50.7% 늘어나며, 컨센서스를 각각 3.2%, 28.3% 웃돌았습니다.

이 기간 두산밥캣은 증시의 주도주로 자리잡았습니다. 호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동안 두산밥캣의 주가는 3만4600원에서 5만8700원까지 69.7% 상승했습니다.

◆ 하반기부터 시작된 '피크아웃' 우려…블록딜도 주가 하락 부채질

그러나 하반기에는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023년 7월 초부터 12월 말까지의 두산밥캣 수익률은 -14.1%를 기록했고, 이 기간 주가는 6만 원대에서 5만400원까지 하락했습니다.

이는 두산밥캣이 하반기 실적을 매우 보수적으로 전망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두산밥캣은 2023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 영업이익이 상반기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실제 두산밥캣의 지난해 하반기 실적은 매 분기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3분기 영업이익은 2976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35.4% 하락했고, 4분기에는 2561억 원을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13.9% 감소했습니다.

올해도 두산밥캣은 실적에 대해 보수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두산밥캣은 2024년 가이던스로 매출액 9조3440억 원과 영업이익 1조 원을 제시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액 9조7589억 원, 영업이익 1조3899억 원 대비 각각 4.3%, 28.1% 역성장 한 수치입니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미국의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글로벌 콤팩트 시장 규모가 2% 가량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리는 올해 글로벌에서 3%, 북미에서 2%, 유럽에서 5% 역성장 할 것으로 가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외에도 ▲수요 둔화를 극복하기 위한 판매촉진비 증가 ▲한계에 다다른 콤팩트 가격 인상 ▲산업차량 부문 브랜드 교체 비용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투자비 등도 이익 감소 전망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두산밥캣 지분 매각도 주가 하락에 부채질을 했습니다. 시장이 계열사의 지분 매각을 두산밥캣 주가의 '고점 신호'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6월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두산밥캣 지분 일부인 4.99%(500만주·2760억원)를 처분했습니다.

이에 따라 두산밥캣의 주가는 올해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연초 5만400원으로 시작한 주가는 2월 말 기준 4만6950원까지 하락했습니다.



◆ "올해 가이던스 지나치게 보수적" 북미 시장 수혜주 꼽아

다만 업계의 전망은 다릅니다. 업계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두산밥캣의 실적이 가이던스보다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두산밥캣은 북미와 유럽,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지역에 건설장비 생산판매를 위한 종속기업을 두고 있는 외국기업 지주회사입니다. 두산밥캣의 종속회사들이 판매하는 제품군은 소형 건설기계(Compact Equipment)와 포터블파워(Portable Power), 지게차를 포함한 산업차량(Industrial Vehicle) 등입니다.

2022년 말부터 북미 시장의 건설경기 호조로 두산밥캣의 실적이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투자로 인해 주택 건설 프로젝트가 활기를 띄었고, 건설장비의 수요도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두산밥캣의 전 제품군 판매량이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두산밥캣의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지난해 소형 건설기계 매출액은 전년대비 10% 늘어났고, 같은 기간 포터블파워 매출액은 26%, 산업차량은 19% 증가했습니다. 특히 북미 소형 건설기계 부문에서 압도적 점유율 1위(약 70%)를 기록했습니다.

올해에도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건설기계 수요는 지속될 전망입니다. 미국 정부가 일자리법, 반도체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각종 제조업 부흥책을 펼치며, 관련 시설과 공장 건설 물량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올해 하반기 두 번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주택시장이 반등할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두산밥캣 관계자 역시 "하반기 들어서면서 금리가 떨어질 경우 시장이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건설기계 해외 선두업체들의 북미 시장에 대한 전망이 낙관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여전히 북미 시장 수익성이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며 "국내 업체 중 북미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업체가 두산밥캣임을 감안하면 가이던스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접근이다. 회사 측이 보수적 전망을 언급하는 근거도 어디까지나 일종의 가정"이라고 짚었습니다.

또한 두산밥캣의 가이던스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믿을게 못 된다'는 점도 실적 성장을 점치는 원인으로 꼽힙니다. 지난 2022년 두산밥캣은 실적 가이던스로 매출액 7조1240억 원, 영업이익 6400억 원을 제시했지만, 실제 발표한 실적은 매출액 8조6219억 원, 영업이익은 1조716억 원이었습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가이던스를 각각 21%, 67.5% 상회했습니다.

2023년에도 마찬가지의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회사 측이 제시한 가이던스는 매출액 9조2260억 원, 영업이익 9890억 원입니다. 그러나 실적을 까보니, 지난해 매출액은 가이던스를 5.8%, 영업이익은 54.8% 상회했습니다. 두산밥캣은 매년 보수적인 실적 전망치를 제공한 뒤, 이를 초과달성해 온 것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내년에 두산밥캣이 판매촉진비나 비용 증가를 통해 매출을 높여야 할 정도로 북미 건설기계 수요가 좋지 않다고 평가했는데, HD현대건설기계나 HD현대인프라코어의 컨퍼런스콜에서는 이런 내용이 없다"며 "만약 현재 업황을 이끌고 있는 북미 지역 수요가 판매촉진비 증가를 유도할 정도로 악화됐다면, 경쟁업체들 역시 같은 언급을 했어야 했다. 회사의 이익 전망은 항상 경쟁사들 대비 보수적인 가정이 적용됐는데, 항상 이를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해 왔다"고 짚었습니다.

◆ 블록딜 재발 어려워…AI 무인 자율화 장비 M&A로 신성장 동력 장착

이에 따라 두산밥캣의 주가도 다시금 반등할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특히 두산밥캣 주가의 하락을 불러온 '블록딜'이 재발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 그리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무인 자율화 장비 기업의 인수가 점쳐진다는 점이 주가 상승의 모멘텀으로 꼽힙니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두산에너빌리티가 현실적으로 블록딜을 더 돌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보유 중인 지분 46% 중 40%가 이미 담보로 제공돼 있다. 주식담보대출인데 주가 변동성을 고려할 경우 나머지 6%를 매도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최근 AI를 활용한 무인 자율화 장비가 건설산업 업체들의 성장 동력으로 꼽히면서 두산밥캣 역시 관련 기업의 지분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두산밥캣은 과거에도 기존 사업에서 창출된 현금을 인수합병(M&A)에 활용해 성장하는 전략을 사용해 왔습니다.

현재 두산밥캣의 곳간에는 넉넉한 현금이 쌓여 있습니다. 2022년 말 6990억 원이었던 현금성 자산은 2023년 9월 말 기준 1조4217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두산밥캣은 이 현금을 바탕으로 높은 배당금을 지급한 뒤, M&A 사용할 계획입니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배당은 지난해 기준 유지 또는 상향할 계획"이라며 "현재 보유중인 현금은 올해 준비 중인 M&A에 사용할 것이다. M&A의 목적은 원가 경쟁력 강화 및 사업 영역 확장 둘 다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음은 두산밥캣 IR 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올해 실적 전망 및 전망치의 주요 가정들은.
A. 미국의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글로벌 콤팩트 시장 규모가 2% 가량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는 올해 글로벌에서 3%, 북미에서 2%, 유럽에서 5% 역성장 할 것으로 가정했다. 판촉비는 작년 평균 9%, 하반기에 10% 사용했다. 올해는 11%를 사용할 것으로 가정했다. 시장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매출액을 유지 혹은 늘리기 위해 판촉비 더 써야되는 환경이다.

내년 건설기계 시장 상황은 어떨지.
A. 나쁘지 않을 것이다. 상반기에 콤팩트 코어 제품 백로그를 소진하면서 실적이 나올 것이다. 하반기에 들어서면 금리가 하락하면서 시장이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

평균적으로 생산 계획 잡았을 때부터 실제 생산 시작할 때까지 어느 정도 기간을 두고 오더가 들어가는지.
A. 출고 기준으로 대략 3~4개월 전에 주문이 들어간다. 과거 공급망 교란 경험으로 인해 핵심 부품들은 재고를 일정 부분 가지고 있다. 공급망 정체가 발생해서 6개월 이상 넘어가면 타격이 발생한다.

물류비가 상승하고 있는데 영향은.
A. 우리는 물류비의 비중이 크지 않다. 미국과 유럽에 각각 공장이 있디. 아시아에도 공장이 있다. 그러나 산업차량은 인천공장에서 만들어 60%가 수출이기 때문에 컨테이너 운임 영향을 받는다. 산업차량 매출비중은 16%이고, 매출 대비 물류비 비중은 5~6% 정도이다.

올해 현금 사용 계획은.
A. 배당은 지난해 기준 유지 또는 상향할 계획이다. 현재 보유중인 현금은 올해 준비 중인 M&A에 사용할 것이다. M&A의 목적은 원가 경쟁력 강화 및 사업 영역 확장 둘 다에 해당한다.

올해 판매촉진비 계획은.
A. 올해 하반기가 불확실해서 판촉비가 하반기에 많이 집행될 가능성이 있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금리가 내려갔을 때 전방산업 수요가 예상보다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 경쟁강도는 지난해보다 더 심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판촉비는 매출액 대비 약 11% 사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반기에 예상보다 상황이 좋으면 판촉비를 조금 덜 쓸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다. 가이던스를 보수적으로 제시한 만큼 업사이드가 존재한다.

금리 수준이 어느 정도까지 내려와야 주택 시장이 반등할지.
A. 지금보다는 금리가 더 빠져야 하며, 모기지 금리가 5%까지 내려와주면 주택시장 반등이 있을 것으로 본다.

두산에너빌리티 블록딜이 향후 재개될 가능성은.
A. 두산에너빌리티가 현실적으로 블록딜을 더 돌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보유 중인 지분 46% 중 40%가 이미 담보로 제공돼 있다. 주식담보대출인데 주가 변동성을 고려할 경우 나머지 6%를 매도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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