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F&F, 4분기 실적은 실망...주가 상승 모멘텀은 여전

지난해 4분기 매출 5832억·영업이익 1440억 기록...컨센 하회
위안화 하락 및 신규 브랜드 비용에 매출 대비 영업이익 감소
중국발 악재에도 매장 수는 증가세...신규 브랜드의 성장이 관건

사진=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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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가 지난해 매출 1조9789억 원, 영업이익 5518억 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4%, 5.1% 성장했다. 회사는 지난해 실적 선방을 이야기 하지만 지난해 4분기뿐만 아니라 전체 실적도 증권사 전망치를 하회하며 성장이 꺽인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 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F&F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 583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4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2% 감소했다.

또 연간실적 역시 2조 원의 매출을 넘어설 것이란 증권가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영업이익도 연간 5850억 원에 미치지 못한 5518억 원(-5.1%)를 기록했다.

F&F 관계자는 “지난해 내수 소비 둔화의 여파로 국내 실적은 전반적으로 저조했지만 해외에서의 시장 확대가 전체적인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며 “특히 중국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MLB는 중국 본토에서 매장 수가 1100개까지 증가했고,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신규 국가 진출로 총 7개국까지 시장을 다각화한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해 F&F의 성적표를 분석하면 다소 실망스러운 실적과 경영진의 소통 부족이 지적된다.

실제 4분기 실적 중 매출 대비 영업이익의 감소는 주요 판매처인 중국의 위안화 환율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 된다.

여기에 F&F의 신규 브렌드인 듀베티카, 수프라, 세르지오타키니 등 신규 브랜드 론칭에 따른 비용도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MLB 브랜드로 중국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어온 F&F가 이제 새로운 밸류를 받기 위해서 신사업의 성장이 필요한 이유다.

지난 7일 기준 F&F 브랜드 중국 입점 계약 수

지난 7일 기준 F&F 브랜드 중국 입점 계약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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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F&F의 중국 및 국내 소비 증가와 기존 브랜드 인기 유지는 가능할까?


이날 기준 중국 내 MLB 매장 수(계약 매장기준)는 1056개 매장이다. 2022년 7월 20일 612개 매장이었던 MLB 매장수는 1년만인 2023년 7월 912개까지 상승한다.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11월 1005개를 기록하며 1000개 매장을 기록했다. 이어 올해 1월 1043개 까지 올라갔고 올해 2월 7일 총 1056개까지 올라오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기간 MLB KIDS 매장도 2022년 7월 88개 2023년 7월 200개 2024년 1월 232개를 기록하고 지난 7일 기준 236개까지 늘어났다. 매장의 증가는 확연하지만 매년 성장률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계약 매장 기준으로 실제 매장 오픈까진 약 4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향후 폭발적인 매장 증가율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F&F가 중국의 고급 브랜드 시장 공략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신규 브랜드 듀베티가(DUVETICA)와 수프라(SUPRA)의 성장률은 어떨까?

앞서 언급했듯 F&F의 MLB신화를 잇는 성장을 위해서는 신규 브랜드인 듀베티카, 수프라, 세르지오타키니의 성공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중국시장에 진출한 듀베티카와 수프라의 폭발적인 성장은 현재 중국의 경기침체와 소비 위축 등으로 아직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 지난해 9월 중국에서 5개 매장을 오픈한 듀베티카는 10월 한달만에 10개로 매장 수를 두배 늘렸지만 이후 올해 1월까지 3개 매장만 추가됐다. 지난 1월 23일 기준 매장은 15개를 기록 중이다.

수프라 역시 지난해 10월 5개 매장을 계약하고 같은해 12월 22일 10개까지 늘었고 올해 1월 23일 기준 18개 매장을 계약했지만 당초 회사의 200개 매장이라는 기대치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김창수 ​F&F 회장이 100억 원을 투자해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장착한 엔터사업도 걱정은 여전하다.

F&F엔터의 지원으로 SBS '유니버스 티켓'을 통해 발탁된 8인조 걸그룹 유니스(UNIS)다.

유니스는 올해 상반기 데뷔를 목표로 한국인 4명, 일본 2명, 필리핀 2명으로 구성된 걸그룹으로 기존 메이저 기획사의 연습생이나 걸그룹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다.

특히 서바이벌 오디션 당시 해당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1%를 내외를 기록한 점 역시 초기 흥행에 악재다.

여기에 최근 F&F의 3000억 원이 넘는 사옥 매수와 김창수 회장의 독단적 경영스타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F&F 투자의 단점으로 꼽힌다.

네이버증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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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F&F가 투자할 가치가 없는 회사일까? 결론은 아니다.


부정적인 부문만 열거해서 그렇지 아직까지 F&F는 꾸준히 성장하는 국내 최고의 패션 기업이다. 여기에 성장성이 꺾인 것은 사실이지만 주가는 그 사이 고점 대비 반토막 이상 떨어져 기업가치 대비 싸게 살 수 있다.

가치투자의 명가로 알려진 VIP자산운용이 F&F를 꾸준히 매수해 지분공시까지 한 이유다.

최근 동남아 시장에서 두각을 받는 MLB의 성장성도 주목할 만 하다. F&F의 MLB브랜드는 최근 중국 시장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장에서 주목 받으며 중국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여기에 신규 브렌드인 듀베티카, 수프라, 세르지오타키니 등의 성장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듀베티카는 지난 2002년 몽클레어 최고경영자(CEO)였던 쟝피에르 발리아노와 스테파노 로보레토가 독립해 설립한 브랜드로 2018년 F&F가 이탈리아 법인을 통해 듀베티카의 경영권과 자산 등을 716만유로(약 92억 원)에 매입했다.

성장성이 높은 중국 하이엔드 패딩 시장에 진출한 듀베티카가 명품 브랜드를 제치고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이유다.

수프라 역시 지난해 9월 상해에서 중국 MLB 주요 대리상들의 전폭적인 투자와 협조에 힘입어 오프라인 매장 1호점을 열며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있어 제 2의 MLB신화가 가능하다.

실제 이들 브랜드는 현재 중국시장이 최악의 소비위축에도 불과하고 느리지만 꾸준히 매장수를 늘리고 있다. 여기에 국내 시장에서도 최근 MZ세대에게 주목받고 있어 올해 하반기에는 괄목할 만한 매출 성과를 기대해 볼 만 하다.

 8인조 걸그룹 유니스(UNIS) (사진=F&F엔터)

8인조 걸그룹 유니스(UNIS) (사진=F&F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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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유니스(UNIS)도 아직 기대를 저버리긴 이르다.

최재우 F&F 엔터 대표에 따르면 유니스는 현재 일본 활동을 계획 중이다. 그리고 필리핀에서 방송과 광고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멤버들은 현재 X(구 트위터), 인스타그램, 틱톡 등 다양한 SNS 채널로 팬들과 소통 중이다. 틱톡의 경우 첫 게시물부터 960만 조회수를 훌쩍 넘기며 낮은 시청과 비교해 반응이 나쁘지 않다.

F&F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주가 하락에 따른 가격 이점이다. 2021년 12월 30일 19만 9600원 이었던 주식은 지난 7일 종가기준 7만 460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물론 최고점 당시의 F&F의 주가는 급성장하는 회사의 매출과 성장성을 반영했지만 여전히 성장 중인 점을 감안하면 너무 떨어진 주가는 매력적이다.

이외에도 F&F가 중국시장의 경기 불황을 선반영하며 주가가 급락 했다는 점과 여전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꾸준한 M&A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주가 회복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현종 더인베스트 기자 shlee4308@theinv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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