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SK하이닉스 "디램 호조"…애널리스트 "낸드는요?" 질문 쏟아져

SK하이닉스의 HBM3.(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SK하이닉스의 HBM3.(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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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익이 드디어 흑자전환했습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을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성능·고용량 디램(DRAM)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습니다. 다만 낸드(NAND)는 여전히 어려운 업황이 이어지면서, 컨퍼런스콜에서 투자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 "1년 만의 흑자전환" 4분기 영업익 '어닝 서프라이즈'

SK하이닉스는 25일 열린 2023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47.4% 증가한 11조3055억 원, 영업이익은 3460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업이익 기준 증권업계의 전망치인 896억 원의 적자 전망을 크게 상회했습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2023년 연간 매출액은 전년대비 26.6% 감소한 32조7657억 원,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한 7조7303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호실적에 대해 "지난해 4분기 인공지능(AI) 서버와 모바일향 제품 수요가 늘고, 전 응용 제품의 가격 상승폭이 커지면서 평균판매단가(ASP, Average Selling Price)가 40% 이상 상승하는 등 메모리 시장 환경이 개선됐다"며 "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되고 인식한 재고평가 손실, 충당금의 환입도 발생해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고용량 DDR5·고성능 HBM3 매출 4~5배 증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깜짝 실적'의 주역은 역시나 디램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DDR5'와 'HBM3'의 성장률이 돋보였습니다. SK하이닉스는 고용량 DDR5와 고성능 HBM3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메모리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짜고, 급격히 성장하는 AI 시장의 수요에 대응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DDR5의 매출은 전년대비 4배, HBM3의 매출은 5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HBM은 여러 개의 디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디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반도체입니다. 한 번에 많은 데이터를 통과시킬 수 있어 병렬 연산을 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AI 가속기에 탑재됩니다. 디램을 여러 개 쌓아올리는 기술력이 필요해 디램 각각을 판매할 때보다 고부가 제품입니다.

올해도 SK하이닉스는 HBM 위주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계획입니다. 전방시장에서 AI 데이터 센터 투자가 늘어나면서 고성능 디램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 센터에 납품되는 AI 가속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HBM3를 독점 공급하고 있습니다.

HBM3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5세대 'HBM3E'와 6세대 'HBM4'의 시장도 선점할 방침입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HBM3E의 양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HBM3E는 엔비디아는 신제품 'B100'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이미 계약도 체결된 상황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HBM3E의 최종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고, 공급 계약도 체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HBM3E 시장 역시 SK하이닉스가 선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양산시점은 올해 2분기로 예상됩니다.

HBM4의 경우 엔비디아의 내년 신제품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미 SK하이닉스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HBM4 개발을 엔비디아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상황입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본격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HBM3E를 고객 일정에 맞춰 공급하기 위한 준비를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차세대 제품인HBM4의 개발도 본격화했다"고 말했습니다.

◆ "전방산업 성장할 것" 이익 확대 예상

SK하이닉스는 올해 전방산업이 전반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반도체 공급사의 전방산업은 크게 PC와 모바일, 서버로 나눠집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년간 역성장한 PC와 모바일 기기의 출하량이 성장세로 돌아섰다"며 "또한 고객들의 투자가 증가하며 AI형 서버 수요와 더불어 일반 서버의 수요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PC 시장은 기업들의 교체 수요와 윈도우10 업그레이드 수요가 맞물리면서 출하량이 한 자릿수 중반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기존 PC보다 2배 이상의 디램이 탑재되는 AI PC 시장이 열리면서 디램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지난 2년간 역성장한 모바일 시장 역시, 스마트폰의 교체 수요가 나타나면서 지난해 대비 한 자릿수 중반대의 출하량 성장률이 나타날 것으로 봤습니다. 특히 AI 모바일의 등장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디램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버의 경우 AI 서버에 집중됐던 기업들의 투자가 일반 서버까지 확대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응용처별 전망을 종합해보면 올해 디램과 낸드의 수요 성장률은 각각 10% 중후반대로 예상한다"며 "시장의 성장에 맞춰 공급을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올 1분기 메모리 반도체 전망에 대해서는 "1분기는 계절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익성 중심의 운영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디램은 전분기 대비 10% 중반의 출하 감소가 예상되지만 이익은 확대되고, 낸드는 출하량 증가와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 설비투자 보수적 기조 유지…수익 확보 제품만 확대

SK하이닉스 설비투자 방향에 대해서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했다. 수요가 많은 제품의 공급은 늘리고 반대로 수요가 낮은 제품은 생산을 늘리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극심한 메모리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투자를 전년대비 50% 이상 축소했다. AI 확대로 수요가 늘어나는 HBM 등의 고성능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전 영역에서 투자비용을 축소한 것이다.

올해도 SK하이닉스는 고객 수요에 기반해 설비투자를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물량 기반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성장성과 수익성이 확보되는 영역에만 선별적인 투자를 집행한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고 작년대비 높은 메모리 수요 증가율이 일단 예상이 된다"며 "그러나 올해도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할 생각이다. 철저히 고객 수요에 기반해서 가시성이 확보된 제품의 생산 확대를 위해서만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낸드 질문 쏟아져…"하반기 정상재고 전망"

실적발표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이 되자 각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낸드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낸드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는 실적발표에서 낸드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업황이 좋지 않지만 잘 해보겠다"는게 전부였습니다.

낸드에 대한 첫 번째 질문은 재고 수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지난 4분기에 저희 출하량 성장은 제한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저희 4분기 말 재고 수준은 의미있는 수준의 감소세를 이어갔다"며 "올해에도 재고 정상화 시점까지 계속 보수적인 생산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며, 디램의 경우 올 상반기 중, 낸드는 올 하반기 중 재고가 정상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 낸드 사업 부문의 흑자전환 예상 시점이었습니다. 회사는 이에 대해 명확하게 답변하진 않았습니다.

SK하이닉스는 "낸드는 지난 1년 이상 공급사들이 고강도 감산을 한 영향으로 작년 4분기부터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2024년에도 수요는 회복될 것이고, 공급은 보수적인 생산기조가 유지되면서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도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비용 최소화를 통해서 원가를 지속적으로 절감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낸드의 사업구조를 변화시킬 것이란 의견도 내놨습니다.

SK하이닉스는 "과거 대비 낸드가 적층 수 증가로 인해 자본 집약도가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에 비해 수요 단에서 성장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며 "따라서 회사는 투자 최적화와 수익성 확보 이 두 가지를 낸드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시황이 변동하더라도 꾸준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로 발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낸드에 대한 마지막 질문은 수익성 개선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낸드의 수익성을 개선한 요인과 이에 따라 재고평가손실 환입 규모를 묻는 질문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낸드는 업계의 감산 및 고객 수요 개선에 따라 가격이 회복했고, 회사는 저수익 제품 판매를 줄이고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높이면서 ASP가 전분기 대비 크게 상승했다"며 "낸드 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기존에 인식한 재고평가 손실 충당금의 일부 환입이 있었다. 규모는 4분기에 4000억~5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당분간 가격 상승 기조 자체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올해에도 재고평가 손실 충당금의 환입에 따라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음은 SK하이닉스 컨퍼런스콜에서 진행된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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