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대폭 줄어든 수주 목표
올해도 선가 강세 전망…기술격차 위해 투자 확대
선별 수주 전략으로 수익성 극대화 전망
HD현대 그룹 내 조선 계열사들의 통합 CEO(최고경영자)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번 간담회에서 조선 계열사들은 연간 사업계획에 대한 설명과 중장기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올해 수주 가이던스가 줄어든 것에 대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전했다.◆ 지난해보다 대폭 줄어든 수주 목표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HD현대 그룹은 지난 2일 조선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의 2024년 합산 수주 목표를 158억 달러(약 20.6조 원)로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3사가 실제한 수주한 금액보다 40% 가량 감소한 수치다.
지난 2021~2023년 HD현대 그룹 내 조선 계열 3사의 신규수주는 783억 달러(101조 원)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의 매출액 합계인 54.7조 원을 186% 가량 상회한다.
그러나 2024년 연간 수주목표를 158억 달러로 제시하면서, 4년 만에 처음으로 수주가 연간 매출액에 미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HD현대 그룹 내 조선 계열 3사의 매출액 목표치는 24.1조 원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4년 만에 수주 잔고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 목표치가 지난해 실제 수주액보다 줄어들면서 업황의 '피크아웃'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16일 진행된 CEO 간담회에서 HD현대 그룹 내 조선 계열사들은 낮은 수주 가이던스의 원인을 '건조 슬롯 소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D현대 그룹에 따르면 그룹 내 조선 계열사들의 현 수주 잔고는 3.5년치 일감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조선사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수주 잔고는 2.5~3년치 수준이다. 이미 이를 초과한 만큼 향후에는 수주 잔고를 이상적인 수준에 맞추겠다는 것이다.
또한 회사 측은 원재료비와 선가 관련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먼 미래의 인도 슬롯을 미리 채우는 것은 효율적인 전략이 아니라고 짚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클락슨(Clarksons)이 제공하는 신조선가 지수도 3주 연속 상승하면서, 역사적 고점이던 2007년 하반기 수준에 도달했다.
◆ 올해도 선가 강세 전망…기술격차 위해 투자 확대
HD현대 그룹 내 조선 계열사들은 올해 업황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업종 전반의 수주량은 크게 늘어나기 어렵지만, 선가는 대부분의 선종에서 강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선종별로는 가스선 업황의 강세가 지속되고, 유조선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HD현대 그룹은 "수주 잔고 증가에 따른 인도슬롯 소진은 조선업계 전반의 공통된 현상"이라며 "인도슬롯을 소진한 조선사들의 선별 수주는 선가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며, 원가의 측면에서도 조선사들이 선가를 인하할 유인과 명분이 부족하다"고 짚었다.
그룹의 중장기 전략에 대해서는 "경쟁사와의 경쟁력 격차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은 두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첫 번째로는 후발 주자들이 오랜 기간 추격할 수 없는 완전히 새로운 영역의 근원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소형모듈원전(SMR), 전기추진 선박 등에 대한 투자가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 전략은 핵심 기자재의 내재화 추진이다. 업황의 호황과 불황에 따른 조선산업의 수익성 변동성을 완화하려는 목적이다.
◆ 선별 수주 전략으로 수익성 극대화 전망
이에 따라 HD현대 그룹 내 조선 계열 3사는 올해 수주 목표치는 낮추지만, 단가가 높은 수주만을 받는 선별 수주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 업황의 추가 개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저가 수주보다는 수익성이 좋은 수주만 받는 셈이다.
HD현대 그룹은 "제한된 슬롯을 가지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과 기존 고객들 위주로 동일한 사양으로 반복 제작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최대한 선가 인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HD현대 그룹 내 조선 계열 3사와의 일문일답.
올해 수주와 선가 전략은.
A. VLAC(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를 비롯한 가스선쪽 전망이 밝다. 도크가 많고 슬롯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제한된 슬롯을 가지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과 기존 고객들 위주로 동일한 사양으로 반복 제작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다. 이렇게 제한된 슬롯으로 최대한의 선가 인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현재 원자재가, 인건비 등이 상승 추세이므로 선가지수는 앞으로도 상승할 전망이다. 조선소 입장에서 선가를 인하할 요소가 없다. 단, 중국 야드들의 선가 오퍼가 변수이다.타 조선사와 HD현대 그룹의 차별성은.
A. 우리는 조선업 글로벌 1위 업체임에도 계속해서 수익성 하락과 시황 변동에 노출됐다. 이러한 부분을 탈피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방향성이다. 절대적인 기술 격차와 핵심 기자재 내재화가 중요하다고 본다. 적어도 10년 이상의 기술격차가 벌어진 기술을 확보하고, 핵심 기자재를 내재화해 불황일 때도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호황일 때는 기자재업체의 높은 수익성을 누릴 것이다. 또한, 지난해에 5400명의 외국인 인력을 확보했고, 올해는 3000명을 추가로 확보했다. 인력 문제 해소와 더불어 스마트 야드 자동화를 통해 노동을 기술로 대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능형 용접기 협동 로봇 도입이다. 작년부터 소형 판넬 조립부분에 적용했으며, 올해 중형 블록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LNG 화물창 1차 방벽 용접을 2025년까지 완전 자동화하는게 목표이다. 현재 15척 수주에서 연간 21척까지도 생산성 제고가 가능하다.올해 수주 가이던스와 매출 가이던스 차이가 발생한 이유.
A. 현재 선종의 차별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가스선을 비롯하여 고부가가치 선종 수주가 많아 수주 물량과 금액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슬롯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조선소 입장에서 2.5년 정도가 가장 적합한 수주 물량이므로, 올해 연말까지 3.5년치 물량으로 수주를 맞추는 것이 목표이다. 2021~2023년 수주를 보면 동일 선종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선가로 수주를 했고, 이에 따라 수익성 부분에서 앞으로 갭이 더 커질 것이다. 선종별로 동일 선종 기준으로 타 선종보다 4~5% 정도 벨류에이션이 높다.플랜트 사업 적자가 지속되는데, 매각 계획이 있는지.
A. 과거 플랜트 사업에서 추진해 저가로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들이 잔존하며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저가 수주분 중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이 마무리 단계이다. 지금 수주하는 해양 프로젝트들은 무리한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 1년에 1~2개의 프로젝트만 수주할 계획이다. FPU(원유생산설비), 중동 플랫폼 등의 제한된 수주만 받을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프로젝트들로 인한 적자는 없을 것이며, 매출 부분에서도 해양 사업부는 현재 플랜트 사업보다는 신재생 에너지 사업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향후 수주 공백기가 올 수도 있는가.
A. 2027년 이후에도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은 LNG(엑화천연가스), LPG(액화석유가스), VLGC(초대형가스운반서) 등이 있다. LNG는 2027년까지의 일감이 다 차있는 상황이며, 2027년도 슬롯은 제한된 슬롯만 남아있다. 더불어 미국의 LNG 디벨로퍼들의 올해 FID(최종투자결정)도 꾸준히 나올 것이며, 이는 2028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그리고 LNG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될 것이다.기술 투자로 경쟁사 대비 차별화 시기는.
A. 기술적으로는 늦어도 10년 주기 이내에 차별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2028~2029년부터는 절대적인 기술격차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 사이의 빈 공백기는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는 기술들로 채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향후 선주들이 친환경 규제로 인해 기존 선박의 친환경 선박으로의 교체 및 신조를 고민해 발주까지 이어질 것이다. 그때 필요한 기술로는 암모니아 추진선, 연료 전지 등이 대두될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투 스트로크 엔진, 암모니아 독성 예방 기술들을 상용화할 계획이다.현대미포조선의 중장기 성장 모멘텀은.
A. 현대미포조선은 MR탱커(순수 화물적재톤수 5만 DWT 안팎의 액체화물운반선)가 주선종이었으나, 중국 조선소들의 값싼 MR탱커 오퍼로 인해 도전을 받고 있다. 올해 MR탱커 수주는 작년과 더불어 적정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또한, MGC(중형가스선)가 MR탱커의 공백을 메꿔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제품 믹스를 다양화하려고 노력 중인 상황이다. 현재는 미래 성장을 위한 과도기적 시기라고 보시면 된다. 중소형 LNG를 비롯해 제품 믹스 개선 이후 현대미포조선만의 독자적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