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가이던스 3.3조 원, 수주 가이던스 37억 달러 제시
전력기기 업황 '공급자 우위' 시장…가격 강세 이어질 전망
고압 전력기기서 중저압 차단기로 사업 다각화 진행
HD현대일렉트릭이 신년 간담회를 통해 연간 실적과 수주 가이던스를 발표했다. 수주 가이던스의 경우 긍정적인 전력기기 업황을 반영해 예상 매출액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제시했다. 또한 신공장 건설에도 수주 단가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 가이던스 3.3조 원, 수주 가이던스 37억 달러 제시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HD현대일렉트릭은 신년 CEO(최고경영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HD현대일렉트릭은 2024년 연간 매출액 전망치를 3.3조 원, 수주 가이던스를 37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29.7%, 17.5% 증가한 수치다. HD현대일렉트릭이 2023년 가이던스로 제시한 매출액은 2.5조 원, 수주는 32억 달러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2024년 수주 가이던스(37억 달러)가 예상 매출액(3.3조원)을 크게 상회한다는 점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 ▲가이던스가 얼마나 보수적인 가정 하에서 설정됐는지 ▲가이던스 초과 달성 가능성도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지난해 HD현대일렉트릭은 매우 보수적인 수준의 가이던스(19억 달러)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2023년 4월과 2023년 7월에 각각 가이던스를 26억 달러와 32억 달러로 상향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가이던스가 얼마나 보수적인 가정 하에서 설정됐냐는 질문에 대해 "2024년 수주 가이던스가 보수적이기보다는, 합리적 수준의 추정치"라고 설명했다.
가이던스 초과 달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두 가지 경우의 수를 제시했다. 전력기기의 단납기 수요가 증가할 경우 실제 수주가 수주 가이던스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지만, 지정학적 이슈를 포함한 돌발 변수들이 나타날 경우 수주 가이던스를 미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전력기기 업황 '공급자 우위' 시장…가격 강세 이어질 전망
이어 현재 전력기기 업황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HD현대일렉트릭은 현재 시장의 상황이 여전히 '공급자 우위'라고 판단했다. 수주 단가의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초과 수요가 발생하며 전력기기 판매가격이 상승하는 추세가 타 지역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비용 요인들은 안정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비용에서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향후 매출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의 주력 사업인 고압 전력기기 분야에서 경쟁사들의 증설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수주 단가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제한적인 공급 능력과 견고한 수요를 감안하면, 현재의 판매자 우위 시장이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 고압 전력기기서 중저압 차단기로 사업 다각화 진행
HD현대일렉트릭은 향후 성장 전략 중 하나로 다각화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배전사업을 확대하고 신사업에 진출해 사업 안정성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중저압 차단기 신공장 건설 역시 사업 다각화의 일환이다. 중저압 차단기 신공장은 회사의 주력 사업을 고압 전력기기 분야에서 중저압 제품으로의 다각화함과 동시에, 생산 능력을 확장하는 전략이라고 전했다.
HD현대일렉트릭에 따르면 중저압 차단기 신공장은 기존에 임차로 사용했던 생산시설들을 대체할 예정이다. 해당 공장의 생산능력이 기존 공장의 두 배에 달해 2026년부터는 약 2000억~3000억 원 규모의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현재 회사가 추진 중인 국내와 알라바마 공장 증설은 2025년부터, 중저압 차단기 신공장은 2026년부터 손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은 HD현대일렉트릭 CEO 간담회에서 진행된 주요 질의응답.
올해 매출액 목표 3.3조 원 계획은 단납기 물량 포함인가.
A. 매출액 가이던스와 관련해 2023년에는 예측하지 못했던 단납기 물량이 많이 들어왔다. 이를 감안하면 2024년 가이던스는 합리적으로 추정한 수치이다.수주 37억 달러 목표가 지금 설비로 가능한지.
A. 수주 37억 달러는 바로바로 생산해서 반영되는 것이 아니다. 현재 수주받은 변압기는 단납기는 2026년, 그 이상은 2027~2028년, 더 길게는 2030년까지 받고 있어 설비로 가능하다고 본다.경쟁사들 증설에 따른 공급증가가 가격에 영향을 주는 시점과 규모는.
A. 변압기는 생산 캐파를 늘리기 위해 울산 공장과 알라바마 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다. 인력 충원 등도 진행하고 있다. 이게 완료되면 현재보다 약 20% 정도의 생산능력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수주 목표치를 제시한 것이다. 또한 미국 시장 주요 경쟁사들은 아직까지 증설이 없다. 따라서 가격 강세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의 증설도 현재 미국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아니다. 시장 경쟁사 그 누구도 증설로 인한 가격 하락을 원하지 않는 상황이다.작년에 시장 점유율과 수주 단가 혹은 판매 단가 상승 흐름은.
A. 미국 시장 내 시장점유율은 변압기 기준 20% 정도이며, 향후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가격 상승의 경우 유럽 메이저 고객사들도 미국 시장에 참여하면서 가격이 인상됐다. 이에 따라 유럽 시장도 가격 인상의 영향을 받고 있다. 중동 시장 역시 메이저 업체들의 슬롯 부족으로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미국 시장 내 위협적인 경쟁사는 어디인가.
A. 현재 공급자 우위 시장이 지속되고 있어 위협적인 경쟁사는 뚜렷하지 않다.지금 협의중인 물량이 있는지.
A. 현재 협의 물량은 현재 단납기 등이 존재한다.올해 37억 달러 수주의 가시성과 미달 리스크는.
A. 작년 수주 가이던스를 두 차례 상향 조정했으나, 올해는 조정 없는 합리적 추정을 목표로 했다. 전력기기의 단납기 수요가 증가할 경우 실제 수주가 수주 가이던스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지만, 지정학적 이슈를 포함한 돌발 변수들이 나타날 경우 수주 가이던스를 미달할 수 있다.올해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 진척상황은.
A. ESS는 재작년 수주물량이 공사가 끝나가고 있다. 국내는 올해 한전 주파수 조정 ESS 물량 발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전 장주기 ESS 물량도 올해 안으로 발주될 것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발주가 나오고 있으며 해당 물량의 일부분을 수주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시장은 공공부문의 주도로 살아날 것으로 전망한다. 전방산업인 해상풍력 투자 전망은.
A. 작년 덴마크 셈코와 792억 원의 해상풍력 변전소 전력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실제 수주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국내 해상풍력은 GE와 MOU를 체결했다. 일정 물량 이상의 해상풍력 터빈이 수주될 경우 국내 터빈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국내 해상풍력 사업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신공장 건설 및 증설로 인한 효과는.
A. 배전 신공장은 2025년 하반기 완공 예정으로, 내후년부터는 공장이 정상 가동될 것이다. 생산능력 기준으로 안성 공장 대비 두 배정도 늘 것으로 예상한다. 풀가동 여부는 논의중이다. 참고로 안성 공장 중저압 차단기 매출은 2500억~2600억 원 정도이다. 신공장은 내년 4월 착공할 계획이며, 2025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저압 차단기는 생산과 동시에 판매가 이루어져 2026년 1월 생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동시에 매출 효과가 바로 나타날 것이다.이익률 가이던스는 어느 정도인지.
A. 2025~2026년부터 변압기보다 배전 비중이 커지면서 이익률이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새로 지어지는 공장은 초기 투자를 통해 완전 자동화와 인력 최소화를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 공장 건설을 통한 자동화 효과로 이익률을 개선할 계획이다. 우리의 전략은 변압기 등 전력기기의 시장 사이클의 하락 영향을 감안해 배전 투자로 매출을 올리고, 자동화 공장 건설을 통해 이익률을 높이는 전략이다.장납기 수주의 원가 변화에 리스크 대응은.
A. 장납기는 가격 변동 리스크가 있으나, 고객사 입장에서 리드타임 평탄화 및 안정적 조달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장기 물량은 서로 어느정도 양보하는 신사협정에 의해 이뤄진다. 다만 기간이 너무 길 경우 신사협정의 수준을 벗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가격 변동을 계약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있다.대금지급 조건의 변동사항은.
A. 현재 선수금을 더 받는 쪽으로 추세가 이동하고 있다. 특히 장납기일수록 수금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