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판단하기로는 이번 지분 교환은 장기적으로 '윈-윈'(win-win)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지켜봐야 할 점들이 있어 보입니다.
OCI홀딩스-한미사이언스, 지분 교환 내용은
OCI그룹(지주회사 OCI홀딩스)과 한미약품그룹(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은 그룹간 통합에 대한 합의 계약을 이사회 결의를 거쳐 12일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계약에 따라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합니다. 이번 계약을 통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보통주 2065만1295주(유상증자 포함 지분율 27.03%)를 보유하게 되며, 최대주주가 기존의 송영숙 회장에서 OCI홀딩스로 변경됩니다.
양 그룹별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등이 완결되면, 실질적으로 두 그룹이 하나의 기업집단으로 통합됩니다. 후속 사업조정 등을 거치면서 향후 ‘제약바이오’와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 사업군을 기반으로 상생 공동경영을 해 나가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OCI홀딩스 신주 납입일은 2024년 6월 30일, 한미사이언스 신주 납입일은 2024년 4월 30일입니다. 계약 종결일은 기업결합심사 일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한미사이언스에 긍정적인 점①
첫 번째로 긍정적인 점은 오버행 이슈가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오너 일가가 상속세 문제로 지분을 대량으로 매각할 우려가 존재했지만, 이번 지분 교환으로 우려가 해소됐습니다.2020년 송영숙 회장과 임종윤, 임주현, 임종훈 사장은 각각 1.5:1:1:1의 비율로 고(故) 임성기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9%를 상속받았습니다. 당시 상속세는 약 5400억 원 규모로, 현재까지 3년간 납부하였으나 약 2000억 원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송영숙 회장은 이번 OCI홀딩스와의 계약으로 마련한 현금을 통해 잔여 상속세를 납부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한미약품 오너 일가 지분에 대한 오버행 우려가 일단락된 점은 긍정적입니다.
한미사이언스에 긍정적인 점②
두 번째 긍정적인 부분은 연구개발 방향성이 변치 않는다는 가정하에 자금줄을 마련했다는 점입니다.우선 그룹 통합 이후 한미약품의 연구개발(R&D) 방향성 변경 우려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번 OCI홀딩스-한미사이언스 지분 교환에서 한미 측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의 지분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임주현 사장이 직접 주도하고 있는 R&D 영역인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에 대한 방향성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한미약품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 중 가장 빠른 R&D 속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가 그 주인공입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원래는 당뇨치료제로 개발됐습니다. 지난 2015년 사노피에 39억유로(한화 약 5조5969억 원) 규모로 기술이전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2020년 사노피 내부 사정으로 반환됐습니다. 이후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기존 파이프라인을 비만치료제로 바꿔 빠르게 비만치료제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기존 당뇨치료제로 진행했던 임상 3상까지의 데이터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현재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적응증을 비만치료제로 변경해 국내 임상 3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 환자 투약을 시작해 2026년까지 임상을 완료한다는 방침입니다.. 목표대로 2027년 1분기 국내 출시가 된다면 국내 최초 토종 비만 신약이 탄생하게 됩니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현재 시판 중인 경쟁약인 '위고비'나 '삭센다'보다 가격을 낮춰 시장에 공급할 계획입니다. 약가를 낮추기 위해 한미약품은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약을 직접 생산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렇듯 한미약품그룹은 10년 이상 막대한 자금의 투자가 전제돼야 하는 신약개발의 든든한 '돈줄'을 확보했습니다. 현재 OCI홀딩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조906억 원이며, 2024년 잉여현금흐름도 5600억 원 규모로 예상됩니다. 이번 통합을 한미약품그룹은 강력한 R&D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한미사이언스에 부정적인 점①
한미사이언스 송영숙 회장과 OCI홀딩스 간 지분 교환 공시 이후 임종윤 사장은 언론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에서 임종윤 사장은 이번 거래에 대해 고지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만약 지분 교환을 앞두고 대주주 일가에서 반대 의견이 나온다면 지분 맞교환 계약 이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고 임성기 회장 별세 후 상속세 이슈와 맞물려 지속적으로 이슈가 됐던 한미사이언스 형제 간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또한 만약 지분 교환이 실패할 경우 기대감에 오른 주가의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향후 진행 상황의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OCI홀딩스에 긍정적인 점①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확보해 사업 포트폴리오에 제약·바이오를 확대하게 됐습니다. 기존에도 부광약품 지분 10.9%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국내 최고 수준의 제약·바이오 기업집단을 그룹에 편입한 의미는 남다릅니다.현재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지분 41%를 보유한 제약지주사입니다. 한미약품은 ▲실적 ▲R&D ▲비만 치료제의 모멘텀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실적부터 보시면 국내에서 로수젯(고지혈), 아모잘탄(고혈압) 등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 폐렴 유행과 부패 척결 문화에 따른 비용 효율화 등으로 북경한미 실적 역시 고성장 중입니다.
R&D 측면에서는 MASH(대사이상관련지방간염) 파이프라인 임상이 순항중입니다. 머크(Merck)에 기술수출한 MASH 치료제 'LAPS-Dual agonist(Efinopegdutide)'의 임상 2b상 진입에 따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이 유입되며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할 것입니다. 현재까지 MASH는 치료제가 없었던 상황입니다.
최근 머크는 2030년 실혈관대사질환 매출액 목표를 10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로 상향조정했는데, 이유 중 하나가 한미약품에서 기술수출한 파이프라인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비만 치료제는 윗 부분에서 이야기했으므로 넘어가겠습니다.
이렇듯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서 ▲신재생에너지 ▲반도체·배터리 소재 ▲제약·바이오라는 세 가지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OCI홀딩스에 긍정적인 점②
두 번째로 긍정적인 면을 살펴보면, 투자 규모가 적절했다는 점입니다.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보유하면서 사업을 다각화하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그에 비해 투자 규모는 적절했던 것으로 평가됩니다.이번 지분 교환에 활용된 OCI홀딩스의 투자자금은 약 7703억 원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12일 종가기준 한미사이언스의 시가총액은 약 2.7조 원으로 지분 27%는 약 7271억 원입니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20% 가량 붙는 다면, 지분 인수가격은 9000억 원에 육박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OCI홀딩스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거의 붙지 않은 가격에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인수할 수 있었습니다.
OCI홀딩스에 부정적인 점①
이번 지분 교환을 위해 OCI홀딩스는 2528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진행합니다. 규모가 규모인 만큼 지분희석이 10% 가량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향후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질 우려도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OCI홀딩스는 지난해 3분기 말 1조706억 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지주회사 전환과 여기에 쓰인 비용을 고려한다면, 기대했던 만큼의 주주환원 정책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오는 2월 실적 발표에서 내용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