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남양유업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은 당시 사태와 관련해, 같은 해 5월에 회장직 사퇴를 발표하며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을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러나 계약만 맺고 이행을 지연하더니 그 해 9월에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남양유업의 지분 양수자인 한앤컴퍼니는 홍 회장 등을 상대로 2021년 8월 계약이행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수 년 간 진행된 재판은 2024년 1월 4일, 대법원이 홍 회장에게 계약대로 주식을 한앤컴퍼니에 양도할 것을 최종 선고하면서 일단락됐습니다.
대법원 선고일자가 정해지면서 남양유업의 주가는 급등해왔습니다. 남양유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입니다. 남양유업의 새 주인이 된 한앤컴퍼니는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고 직원들의 고용 승계나 훼손된 기업 이미지 등을 손 볼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정체돼 있던 실적 개선 등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남양유업 기업 개요
남양유업은 고(故)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가 아이들에게 우리 분유를 먹이겠다는 일념으로 1964년 남양 홍씨의 본관을 따 설립한 기업입니다. 업계에서는 서울우유 다음으로 줄곧 2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유아용 조제분유 남양분유를 1967년부터 생산했고, 맛있는 우유 GT, 불가리스, 프렌치카페 등의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창업주의 장남인 홍원식 회장은 1990년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03년 회장에 취임했습니다. 홍원식 회장 취임 이후 남양유업은 2010년 이후 각종 구설에 휘말리며 내리막길을 걷게 됐습니다.
2013년 대리점에 물품을 강매하고 대리점주에게 폭언한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불매 운동의 대상이 됐고, 결국 업계 2위 자리를 매일유업에 넘겨주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홍 회장의 경쟁업체 비방 댓글 지시 논란, 창업주 외손녀인 황 모 씨의 마약 투약 사건 등 오너가(家)의 위험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한앤컴퍼니 기업 개요
남양유업의 새 주인이 된 한앤컴퍼니는 주로 기업의 지분을 인수한 후 성장시켜 투자금을 회수하는 기업입니다. 전문 용어로는 '바이아웃(Buyout)'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국내 사모펀드입니다. 대표적으로 2013년에 웅진식품을 인수한 뒤, 기업 가치를 높여 5년 만에 인수 가격의 두 배 이상의 가격으로 매각한 이력이 있습니다. 최근에도 여러 제조·해운·유통·호텔 분야 기업들을 인수하였습니다.
남양유업 vs 한앤컴퍼니 소송 타임라인
홍원식 회장과 한앤컴퍼니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2021년 시작됐습니다. 남양유업이 2021년 4월,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자 남양유업 주가가 급등하고 마트에서 불가리스의 품절 사태가 발생하는 등 혼란이 일었던 것이 배경입니다. 당시 의학 전문가와 보건당국 등은 남양유업의 주장에 즉각 반박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불가리스 7개 제품 중 1개 제품에 대한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세포시험을 한 연구 결과를 마치 불가리스 제품 전체에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것처럼 제품명을 특정했다는 이유로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이에 경찰은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와 세종연구소 등 총 6곳에서 압수수색을 실시했습니다.
문제가 커지자 홍 회장은 다음 달인 5월에 회장직 사퇴를 발표하며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를 3107억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한앤컴퍼니와 체결했습니다. 그러나 계약의 이행을 지연했고 같은 해 9월 돌연 한앤컴퍼니 측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한앤컴퍼니는 홍 회장 등 주식매매계약 매도인을 상대로 계약이행소송을 제기했다고 2021년 8월 밝혔습니다. 한앤컴퍼니는 “매도인 측의 이유 없는 이행지연, 무리한 요구, 계약해제 가능성 시사로 인해 소송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소송 배경을 밝혔습니다.
법원은 2022년 9월 1심, 2023년 2월 2심, 2024년 1월 3심까지 모두 한앤컴퍼니 승소판결을 내리면서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