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AMD "AI 가속기 'MI300' 수요 견조…내년 매출 20억 달러 전망"

올 4분기부터 'MI300' 매출 반영
게이밍과 임베디드 사업부 부진 예상
"미국의 수출 통제 영향력은 거의 없을 것"
내년 PC·일반 서버 수요 회복 전망
엔비디아 소프트웨어 대응을 위한 개발 전략 수립
AI 가속기 생산을 위한 파운드리 확보 노력

AMD Instinct™ MI300 관련 이미지.(사진=AMD 홈페이지)

AMD Instinct™ MI300 관련 이미지.(사진=AMD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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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으로 AMD 수혜가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시장참여자들의 관심이 큰 AI용 신제품 수요와 데이터센터 매출에 대해 회사는 자신감을 표명했다. 이어 다음 분기와 내년에는 강력한 실적 성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8일 금융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 AMD의 주가는 7.06% 상승했다. 이는 AMD가 1일 기관투자자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들을 대상으로 화상 컨퍼런스콜을 진행한 후부터다.

이 자리에서 장 후(Jean Hu) AMD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는 회사가 다음 분기부터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보여줄 것이라 설명했다. 게이밍과 임베디드 사업부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AI 신제품과 데이터센터 매출이 증가하면서다. 회사에 따르면 AMD의 AI 가속기 신제품의 매출은 4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AI 가속기 외에도 신제품의 본격적인 출시 시점과 함께 구형 서버 반도체의 교체 주기가 다가오는 점도 호재로 꼽았다. 또한 PC 시장이 내년부터 회복되면서 PC용 반도체의 점유율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올 4분기부터 'MI300' 매출 반영

AMD의 데이터센터 사업 부문은 회사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AI 시장이 개화하며 GPU 등 관련 가속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AMD는 AI 가속기 시장에서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해,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비해 수혜 강도가 낮았다.

그러나 AMD는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데이터센터 매출의 성장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장 후 CFO는 다음 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액을 전년대비 40% 가량 증가한 22.5억 달러로 전망했다. 또한 내년 1분기와 연간으로도 두 자릿수 매출액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호실적을 자신한 이유는 신제품이다. AMD의 AI 가속기 신제품 'MI300' 매출이 4분기부터 데이터센터 부문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회사가 예상한 'MI300'의 4분기 매출액은 약 4억 달러, 2024년 연간 매출액은 20억 달러이다. 2022년 AMD의 데이터센터 사업부 매출애근 60억 달러였는데, 내년 'MI300'의 매출만으로 당시의 33% 가량을 달성하는 셈이다.

데이터센터 매출 전망이 긍정적으로 변하면서 AMD의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컨퍼런스콜이 진행되기 직전인 지난 1일 AMD의 주가는 119.9달러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 7일 종가기준 AMD의 주가는 128.37달러로 일주일새 7.06% 상승했다.

◆ 게이밍과 임베디드 사업부 부진 예상

AMD는 컨퍼런스콜에서 게이밍과 임베디드 사업부 실적에 대한 질문에는 보수적으로 대답했다. 게이밍 부문의 매출은 소니의 콘솔(Playstation, PS5) 수요에 영향을 받는다. 장 후 CFO는 PS5가 출시된 지 5년이 지났기 때문에 내년 수요가 부진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장 후 부사장은 "지난 10월 소니는 신형 PS5를 공개했으나, 이전에 채택했던 AMD의 'Zen2 CPU'와 '라데온 GPU'(RDNA2)를 유지했다"며 "신형 PS5로 인한 수요 증가 효과는 약할 것이며, 새로운 세대의 제품은 2027년에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

AMD는 소니의 새로운 콘솔 제품이 등장하기 전까지 AMD의 게이밍 사업부 매출이 게이밍 사업부의 매출은 매년 두 자릿수로 감소하 것이라 예상했다. 임베디드 사업부도 다음 분기부터 전년대비 두 자릿수 매출 감소를 예상했다.



◆ "미국의 수출 통제 영향력은 거의 없을 것"

컨퍼런스콜에 참여한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에 몰렸다. 이러한 관심에 대해 장 후 CFO는 "악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AMD가 수출 통제 강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이유는 공식적으로 중국에 데이터센터용 GPU를 판매하지 않고, 주로 PC용

반도체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AMD도 데이터센터용 제품을 중국 외 국가에 판매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컨퍼런스콜에 참여한 기관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이 첨단 기술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관련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한 상황에서 AMD의 펀더멘털과는 관련이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향후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때문에 AMD 주가에 변동성이 나타난다면 매수 기회가 된다"고 입을 모았다.

◆ 내년 PC·일반 서버 수요 회복 전망

AMD는 내년 PC 시장의 수요가 회복되며 관련 CPU 출하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 후 부사장은 "2024년 PC 시장의 회복을 예상한다"며 "이에 따라 CPU 시장 점유율을 내년에도 확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AMD는 올해 PC판매량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PC가 약 2억6000만~2억7500만대까지도 출하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시장 조사업체 카날리스의 2024년 PC출하량 전망치인 2억6700만 대와 유사한 수준이다.

또 AI 전용 데이터센터 외에도 일반 데이터센터 설비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사는 AI 개발을 위한 고성능 반도체이지만, 기존 클라우드 및 서버 등에 쓰이는 레거시(범용) 반도체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본 것이다.

AMD는 기존 서버나 클라우드를 위한 제품들은 AI 개발을 위한 기반이라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 수록, 일반 데이터센터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클라우드서비스 제공 기업들이 제한적인 예산과 재고 문제로 일반 데이터센터 증설에 적극적이지 않지만, 내년에는 GPU 등의 교체 주기가 발생하면서 AMD의 데이터센터 사업부 매출에 기여 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 후 부사장은 "지금도 고객들이 코로나19 시기에 쌓은 재고를 소진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오래된 제품들의 업그레이드 수요가 늘어나 제품 교체가 나타날 것"이라며 "내년 신제품의 본격적인 출하와 구형 반도체의 교체 주기가 맞물린다면 데이터센터 사업부 매출의 큰 폭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짚었다.

◆ 엔비디아 소프트웨어 대응을 위한 개발 전략 수립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기관과 애널리스트들은 AMD에게 "엔비디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장 후 부사장 역시 이 의견에 공감했다.

AMD는 지난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AI 가속기 'MI300'의 뛰어난 성능에 대해 언급했으나,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성능적인 면에서는 엔비디아 제품에 뒤지지 않았으나,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설명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가 AI 가속기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는 'CUDA'플랫폼 덕분이다. 엔비디아의 CUDA는 오픈 소스 플랫폼으로 많은 개발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범용성이 높아 개발자들은 이 프로그램에 익숙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CUDA플랫폼에서 가장 최적화된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를 채택한다. 플랫폼이 AI 가속기 수요를 창출하고 다시 플랫폼 수요가 늘어나느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장 후 CFO는 "최근 AMD 역시 기술적으로 소프트웨어 성능이 향상되어 고객들의 유입이 확대되었다"며 "AMD도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AI 가속기 생산을 위한 파운드리 확보 노력

현재 AMD는 빠르게 확대되는 AI 가속기 수요에 대응해 파운드리 확보에 힘쓰고 있다. AMD는 대표적인 팹리스 업체로 GPU 등을 설계해, 파운드리 업체에 위탁 생산을 맡긴다.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회사는 반도체 위탁생산 용량 확보 관련 질문에 대해 "생산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AMD의 최고경영자(CEO)는 대만을 방문해 TSMC의 경영진과 사업 논의를 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 TSMC가 AMD의 반도체 생산 주문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만, TSMC에 엔비디아 등 다른 기업들의 제품 생산 요청도 많아 생산 일정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AMD 입장에선 현재 TSMC의 위탁 생산만으로 고객들의 주문을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이다. AMD의 AI 가속기와 같이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TSMC 외에도 삼성전자와 인텔이 꼽힌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인텔과 삼성전자가 AMD의 AI 가속기 위탁생산을 맡게 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그러나 AMD측은 IP(반도체 설계자산) 문제를 언급하며 "경쟁사에게 IP를 내보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와 인텔 모두 AI 가속기를 생산하고 있는 경쟁사이므로 IP가 유출될 우려가 크다는 본 것이다.

현재 AMD는 AI 가속기 등의 생산을 위해 지역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TSMC의 애리조나 공장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RM 기반의 CPU 출시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선 루머라고 선을 그엇다.

◆ 결국은 데이터센터 관련 AI 가속기 매출이 중요

장 후 CFO는 내년 1분기 AMD의 매출액 가이던스를 전년대비 7.4% 증가한 57억5000만 달러로 언급했다. 이는 올 4분기 매출액 전망치 대비 5.7% 감소한 수치이며 팩트셋(Factset) 기준 컨센서스인 58억 달러를 소폭 하회한다.

이는 임베디드와 게이밍 사업부의 부진 때문으로, 팩트셋 예상치 역시 임베디드와 게이밍 사업부의 내년 1분기 매출액이 전년대비 각각 35.8%, 32.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실적 발표 후 주가에 영향을 줄 요인을 데이터센터 사업부 실적으로 꼽았다. AMD의 중장기 성장을 이끌 AI 가속기 수요와 데이터센터로의 매출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장 후 부사장도 이번 컨퍼런스콜을 통해 AI 가속기의 양호한 수요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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