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손익 적자전환…아디다스 재고 소진에 가동률↓
10월 가동률 90%로 회복…4분기 평균 92~92% 전망
"4분기 손익 시장 전망치 상회할 것"
화승엔터프라이즈가 올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고객사의 재고 소진 여파로 가동률이 크게 하락한 여파다. 다만 화승엔터프라이즈는 4분기부터 가동률이 회복 중이며 이익도 개선될 것이라 자신했다.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화승엔터프라이즈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41% 감소한 2613억 원,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7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증권업계가 예상한 화승엔터프라이즈의 3분기 매출액은 2930억 원, 영업이익은 10억 원이다.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실적 부진의 원인은 고객사인 아디다스의 재고 소진 여파로 분석된다. 화승엔터프라이즈 아디다스를 주 고객사로 하는 신발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 업체이다. 신발 부문의 매출액이 전체 매출의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주 고객사인 아디다스는 중국 내 경영실적 부진으로 최고경영자를 교체하면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특히 신제품 출시보다는 기존 재고를 소진하는데 집중하면서 아디다스에 신발을 납품하는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게 됐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가동률은 올 1분기 70% 후반에 머물렀고 2분기에 80% 중반까지 회복됐다"며 "3분기에도 가동률이 80% 초중반에 머물면서 매출이 감소한 것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라고 짚었다.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정상 수준 가동률은 95% 수준이다.
다만 4분기부터 아디다스의 재고가 상당히 줄면서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고객사 아디다스의 3분기말 재고는 48.5억 유로로 전년대비 23% 가량 감소했다. 연초 아디다스의 신임 최고경영자는 재고가 45억 유로까지 하락할 시 재축적에 나설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가동률도 90%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올해 말에는 가동률이 정상 수준까지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화승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4분기 가동률은 90%로 회복했고 11월도 꾸준히 회복 중이다. 올 12월 말 기준 가동률이 95%까지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4분기 평균 가동률은 92~93%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실적 개선도 자신했다. 현재 증권가의 4분기 전망치인 매출액 3918억 원, 영업이익 117억 원을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화승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현재 가동률을 고려할 경우 이익이 개선되는 것을 확실하다. 다만 시장 상황을 여전히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해도 시장에서 예상하는 수준 이상의 손익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내년 실적의 경우 하반기에 회복세가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4년 6월 '유로 2024'와 7월 '파리올림픽'이 연달아 개최되면서 가동률이 98%까지 회복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유로2024와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미리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2분기부터 관련 물량을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큰 대회는 직후에 판매가 더 크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내년엔 연초 가동률이 95%로 시작해서 연말 98%까지 회복한다고 본다. 실적 흐름은 상저하고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짚었다.
다음은 화승엔터프라이즈 IR 담당자와의 일문일답.
3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은.
"고객사인 아디다스의 재고 축소 방침으로 3분기 가동률이 86%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에 매출이 크게 감소하며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영업손익도 부진했다."현재 아디다스 재고 수준은.
"아디다스가 지난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도 밝혔듯이 현재 재고는 상당히 많이 가벼워진 상황이다. 올해 초 언급한대로 다시 재고 재축적에 나설 수 있을 수준까지 재고가 감소했다. 연초 아디다스 신임 최고경영자는 재고 재축적 가능 수준의 재고 레벨을 약 45억 유로로 언급했다."아디다스 신임 최고경영자의 사업 재편 전략은.
"올해 초 취임한 신임 최고경영자는 푸마 브랜드의 리브랜딩(re-branding)을 성공시킨 인물이다. 전임 CEO와 달리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이다. 전임 CEO는 구조조정 전문가 출신으로 히트 제품이 나오면 그걸 양산해서 마진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취했다. 반면 지금 CEO는 철저히 브랜드 마케터로서 리브랜딩에 집중하면서 인기 제품이 나오더라도 양산하지 않고 품절 사태를 만들어 낸다. 아디다스 브랜드가 전임 CEO 재임 기간 동안 코로나 상황에서 히트 상품이 나오지 못하면서 브랜드 가치가 많이 훼손됐다. 이에 따라 지금은 리브랜딩이 더 시급한 상황이라고 회사도 동의하고 있다. 올해 재고 축소에 집중하고 내년에 신제품 출시로 다시 아디다스의 브랜드 가치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4분기 회사의 가동률 동향은.
"10월 가동률은 90%로 회복했다. 11월도 꾸준히 회복 중이며 12월 말 기준 95%까지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 4분기 평균 가동률은 92~93%로 예상된다. 4분기 가동률 상승의 원인은 아디다스의 재고 재축적과 2024년 봄/여름 시즌 신제품 생산에 의한 것이다. 4분기 생산제품 중 절반이 재고 재축적 수요, 절반은 신제품으로 보면 된다."4분기 실적 방향성은.
"현재 가동률 사정을 고려할 경우 이익이 개선되는 것은 확실하다. 다만 시장 상황을 여전히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시장에서 예상하는 수준 이상의 손익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2024년 실적 가이던스는.
"올해 매출이 크게 줄었는데 내년에는 연초 가동률이 95%로 시작해서 연말 98%까지 회복한다고 본다. 공장 생산 가능 설비를 고려할 경우 내년에는 올해 감소한 것 이상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 중반대를 전망한다. 지난 4년간 코로나19를 겪고 공급망 병목, 과잉 재고 등 오랜 기간 동안 정상적이지 않은 생산활동을 경험하다 보니 예측 자체가 어렵고 조심스럽다. 그러나 11월 말 가동률이 90%를 상회하고 연말 95%까지 가동률 회복이 어렵지 않다고 가정하면 2024년 영업이익은 2019년 수준 보다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실적 흐름이 상저하고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업황 회복이 되고 있어도 순차적으로 회복되고 있어 상반기 보다 하반기 회복 강도가 더 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내년 빅 이벤트가 예정돼 있는데 실적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지.
"보통 큰 대회가 열리면 직후에 판매량이 더 크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대회를 앞두고 미리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2분기부터 관련 물량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한다."아디다스 내 점유율 변화는.
"지난 해 말 기준 21%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올해 말 기준으로는 21.5%로 예상한다. 매년 0.5%포인트 정도 상승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점유율이 30%까지 올라가면 부담스럽다. 이 때는 멀티 바이어를 필히 가져가야 하는 단계라고 본다."내년 경기 전망도 좋지 않은데, 제품군의 변화가 있을지.
"최근 알리 익스프레스, 테무 등과 같은 중저가 해외 직구 플랫폼이 인기를 끌고, 반면 럭셔리 브랜드 실적이 좋지 않은 것처럼 2024년 스포츠 브랜드 업계도 중저가대 신발이 유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파리올림픽과 유로2024 대회로 퍼포먼스 슈즈가 계속 인기가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중저가의 퍼포먼스쪽 생산이 많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 200달러대 제품에만 들어가던 부스트폼이 내년에는 100달러 가격대의 제품에도 채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내년 설비 투자 계획은.
"최근까지 업황이 좋지 않음에도 투자를 계속 진행했다. 따라서 당분간 투자 계획은 없을 것 같다. 부채 비율이 높아졌는데 이를 낮추는데 주력할 계획이다."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