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미래 투자 방점 KT, 배당 축소 논란에 ‘고심’

미래 투자 내세워 고배당 철회 가능성 언급...주주이익 훼손 가능성
KT, 미래 성장 위해 자본 배분 효율화...장기적으로 주주가치 부합

김영섭 KT 대표이사.(사진=KT)

김영섭 KT 대표이사.(사진=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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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대표가 취임 이후 기존 고배당 정책의 재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며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일고 있다. KT는 미래 성장을 위한 자본 배분의 효율화 차원이며 장기적으로 주주가치에 부합할 수 있다는 설명이지만 주주들의 걱정은 커진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도 배당축소에 따른 훼손가능성과 배당축소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팽팽히 나뉜다.

13일 KT와 증권가에 따르면 김영섭 KT 대표가 취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KT의 주주이익 환원은 향후 기업 수익 창출을 위해 투자해야 할 돈을 지금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행동이라고 짚으며 사실상 취임 이후 첫 행보로 KT의 배당 축소를 암시했다.

같은날 김영진 KT 재무실장도 이날 “KT의 배당성향 50% 이상 주주환원정책은 작년 말로 끝났다”며 “신임 이사회 승인 거쳐 적절한 주주환원 정책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혀 사실상 기존 50% 배당성향 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사실상 KT의 새로운 수장과 재무책임자가 배당관련 사항을 언급한 만큼 현재의 배당 정책에 변화가 예상된다.

김 신임 대표는 배당보다는 KT의 미래 신사업에 대한 투자로 장기적으로 기업 체질 강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라는 설명이지만 기존 주주들은 배당정책의 변화에 촉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대표선임에 찬성표를 던졌던 국민연금도 KT의 기조 변화에 난감한 상황이다.

이는 최근 적극적인 주주제안정책을 펼치는 국민연금의 기조와 상반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더넥스트뉴스와의 통화에서 “KT의 정책 변화에 대해서는 현재 별도로 입장을 내놓지 않고 답변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투자 기업이 기존 유지했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방식이 확인된다면 검토를 통해 기금운용본부를 통해 공식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하나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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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KT 대표의 배당기조 변화가 주가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배당축소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 11일 보고서를 통해 KT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하향)으로, 전환하고 목표주가를 4만원에서 3만3000원으로 하향하며 사실상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표이사의 배당 정책 변경 가능성 시사는 장기작으로 KT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주주가치 훼손에 영향을 받아 주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경쟁사 기대배당수익률을 감안하면 현재 KT 기대배당수익률이 너무 낮아 주가 하락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경쟁사인 SK텔레콤은 정액 배당이지만 배당성향으로는 80% 수준이다. 후발주자인 LG유플러스 역시 2022년부터 중장기 배당성향을 40% 이상으로 상향(기존 30%)한 상황이다.

이어 김 연구원은 “배당주 성격의 KT투자가들은 장기 성장성 추구에 환호하기보다는 당장의 배당 감축 가능성에 걱정을 표할 가능성이 높다”며 “2014년과 비슷한 상황, 주주 구성의 변화가 나타나면서 단기 악재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반면 꾸준한 실적 개선으로 KT의 배당성향이 낮아질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지난 12일 KT에 대해 미래에 대한 투자를 제외하고는 개선되는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이 지속되고, 배당 정책이 훼손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이어 투자의견을 ‘매수’, 목표주가 4만4000원을 유지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KT는 우수한 펀더멘탈을 기반으로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최근까지 보여줬던 배당정책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은 낮다”며 “KT는 꾸준히 쌓아온 튼튼한 펀더멘탈에 기인해 시장 기대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고 매분기 꾸준히 3~5%대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배당축소 논란은 현재 새로운 CEO가 선임되었기 때문이라기보다 직전 배당정책의 유효기간이 종료됐기 때문에 새로운 배당정책이 등장할 것”이라며 “내부 조직 정비와 인사가 마무리되면 11월 초 올해 3분기 실적 시즌 전후가 향후 로드맵 및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할 적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료=대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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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KT는 2002년 민영화 후 배당성향 50% 이상 또는 최소 주당배당금(DPS) 2000원 정책을 10년간 유지했다.

그러나 2014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사실상 50% 배당은 사실상 중단됐다.

50% 배당은 지난 2020년에는 신임 최고경영자(CEO)의 3년 임기 동안 제시한 배당정책 성향이 50% 이상으로, 20년 전의 약속을 다시 공식화했다.

이에 대해 KT는 이번 기자 간담회는 배당 관련 언급보다 미래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골자라는 설명이다. 또 투자는 장기적으로 기업 체질 강화 차원이며 이러한 변화가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이번 경영진의 배당관련 발언의 취지는 미래 성장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 자본 배분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골자”라며 “배당을 축소하겠다는 취지가 아닌 미래 성장 가능성을 키워서 기업의 미래 가치 상향으로 주주가치에 부합하겠다는 설명이었다”고 해명했다.

이현종 더넥스트뉴스 기자 shlee4308@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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