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한화오션, 2조 유증 통해 신사업 닻 올린다

조선업 3분기 흑자 전환 기대감…투자로 해양방산 사업 기틀 다져
2조 유증 신사업 투자에 ‘올인’…주가 하락이 새로운 기회 될 수도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사진=한화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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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인수한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으로 사명 변경을 완료하고 앞으로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들어간다.

한화오션은 유증을 통한 자금으로 방산, 친환경, 해상풍력, 스마트야드 등 미래 먹거리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화오션은 이번 유상증자가 부채비율 안정 및 신종자본증권 처리 등 부채 상환 목적이 아닌신사업 투자에 초점을 맞췄다.

시총 규모 7조 원 규모인 한화오션이 2조 가까운 유상증자 발표에 주가는 급락했다.

유상증자가 기본적으로 악재로 분류되는 만큼 발표이후 주가는 10% 이상 하락한 셈이다.

그러나 이번 유상증자는 투자 목적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통상 유상증자가 자본잠식을 막기 위한 수단이나 부채 상환 목적인 경우는 회사에 악재가 되지만 투자 목적의 경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한화오션은 이번 유상증자 목적에 9000억 원을 방위산업 업체 인수를 위한 자금으로 그리고 나머지 1조 1000억 원은 스마트선박, 해상풍력, 스마트야드 등 신산업 기술 개발에 사용 목적을 분명히 했다. 부채 상환이 아닌 미래 산업에 투자하겠다는 이유다.

증권가에선 주주들을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봤다.

한화오션 제무제표(사진=네이버 증권 갈무리)

한화오션 제무제표(사진=네이버 증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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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조선업황에 따른 한화오션의 실적을 들여다보자.

한화오션은 기본적으로 적자기업이다. 올해 2분기 흑자전환을 기대했지만 여전히 1590억 원 대의 적자를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3분기 역시 흑자 전환기대감은 있지만 확실한 실적 전환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이는 조선업이 특성상 지불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통상 선박 건조기간이 2~4년 수준이지만 이 기간 수입은 선박가격의 30% 수준이다. 나머지 70%는 건조한 선박을 인도할 당시 수입으로 책정된다.

올해는 지난 2018년과 2019년 출혈경쟁으로 저가 수주 물량이 포함되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

당시 신조선가 지수도 120~130 수준으로 원가만 겨우 뽑아내는 수준이다.

다만 신조선가가 2021년부터는 크게 늘어 150수준까지 올랐다. 현재 172 포인트를 기록 중인신조선가를 감안하면 올해 수익은 저조하지만 향후 수주물량은 실적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흑자전환의 실패는 후판가격도 영향을 미쳤다.

당시 후판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수익성 악화에 기름을 부었다. 낮은 가격에 수주했던 물량의 선박에 핵심 원자재인 후판 가격이 오르며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실제 톤당 60만 원대에 형성됐던 후판가격은 2022년 상반기 120만 원까지 2배 가까이 올랐다.

이후 후판가격은 안정세로 돌아섰고 신조선가 역시 상승 전환하며 조선업 자체가 이익 개선 전망이 기대된다. 다만 아직 과거 물량 소화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라 본격적인 실적 전환은 올해 4분기 이후로 다소 더뎌질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하반기 역시 철광석 가격 하락세가 유지되고 있어 후판가격 하락이 전망되며 실적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대우조선해양 당시 도산안창호함 진수식(사진=(구)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당시 도산안창호함 진수식(사진=(구)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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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 투자 핵심은 ‘방산’


한화오션의 지난 23일 2조 유상증자는 함의하는 바가 크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2조 유상증자에 2조를 더해 총 4조 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이러한 과감한 투자에는 미래를 위한 선제적 투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유상증자 2조 원 중 한화의 투자금은 ▲방산 솔루션 9000억 원 ▲친환경·디지털 선박 6000억 원 ▲스마트야드 3000억 원 ▲해상풍력 토탈 솔루션 2000억 원 등 미래 산업에 집중돼 있다.

특히 가장 많은 투자금액이 책정된 방산부문은 한화그룹의 특성과 대우조선해양의 장점을 잘 보여주는 투자다.

방산 관련주의 대표주자인 한화가 해양 분야에 새로운 방산 산업을 덧대기 위해 투자를 하겠다는 것으로 긍적적인 요소가 크다.

특히 대우조선 당시 강점이던 잠수함 부문에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최근 캐나다와 폴란드 잠수함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내용과 일치한다.

앞서 일부 언론에서는 한화오션의 잠수함 수주 규모가 60조원 정도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비친바 있다.

캐나다의 경우 북해를 두고 러시아와 접점을 두고 있고 해안 면적에 비해 현재 잠수함이 4척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노후 잠수함이 대부분으로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해군 전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최소 8척에서 12척 정도의 잠수함 구입을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이 방산투자를 통해 이에 따른 수주 준비에 들어간 셈이다.

실제 캐나다는 2018년 건조한 도한 안창호함과 같은 DSME3000 모델급 잠수함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동일기종에서 경쟁력이 확보된 한화오션의 수주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이외에도 한화오션은 지난 5월 조지부시 미국 전 대통령의 조카인 조지P 부시를 사외이사로 임명하며 북미사업 확대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해 왔다.

여기에 지난 정부부터 캐나다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대규모 해상 무기 수주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친환경 연료 기반 선박 기술 확보, 스마트팩토리 및 물류자동화 등을 통한 조선소 업그레이드,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진출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미래 먹거리 준비 과정이다.

한화오션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투자가 경쟁사 대비 낙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거제사업장 개선을 시작으로 노후화된 크레인을 교체, 사업장 생산 설비 투자를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로봇 도입, 물류 자동화 등을 추진해 10% 중반의 자동화율을 공정별로 최대 70%까지 높인다는 구상이다.

스마트 야드는 3년치 일감을 확보한 만큼 조선소 현대화 등을 통해 작업 능률을 올리는데 방점을 뒀다.

해상풍력은 지난 2021년 모나코 에네티로부터 14~15MW급 대형 풍력발전기를 해상에 설치할 수 있는 선박 2척을 수주해 현재 건조하고 있고 향후 제작·운송·설치와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해상풍력 토탈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한화오션은 2040년까지 매출액 30조 원, 영업이익 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한화오션 유상증자 관련 공시 사항(사진=다트 갈무리)

한화오션 유상증자 관련 공시 사항(사진=다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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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이 부른 폭락 오히려 기회 될 수도


현재 한화오션은 미래 성장이라는 상승요인에도 전고점 대비 상당부분 주가가 조정받은 상황이다. 여기에 유상증자 발표로 주가가 최근 급락하게 됐다.

그러나 내년부터 조선업황이 본격적인 터어라운드가 가능할 실적을 감안하면 한화오션의 급락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재무건전성도 좋아지고 있고 수주 가능성도 높아 긍정적 평가가 나오는 것.

실제 한화오션은 지난해 1542%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올 상반기 485% 수준까지 낮췄다. 현재 2조3000억 원이 넘는 신종자본증권은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상환시가가 충분한 만큼 급격한 유동성 부족이 나오기는 힘들다.

여기에 탄탄한 실적 개선 움직임에 미래 먹거리인 신재생에너지와 글로벌 정세가 불확실성을 키우며 당분간 방위산업 역시 호황이 점쳐지고 있어 지금의 주가 하락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증권가 역시 한화오션의 미래 성장성에 대해 긍정 평가가 다수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적자가 지속된 어려운 환경에서 쌓아온 해양 기술들이 본격 확장하고 성장할 계기를 맞았다"고 밝혔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기업이미지 통합작업이 모두 마무리됨에 따라 조선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넘어 미래 해양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뤄낼 것”이라며 “미래 해양산업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Global Ocean Solution Provider)’로서 도약하겠다”고 설명했다.

이현종 더넥스트뉴스 기자 shlee4308@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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