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일문일답] 에폭시 글로벌 ‘탑’...국도화학의 시간이 온다

조선, 자동차, 건설, 풍력 등 다양한 산업 필수재 에폭시 글로벌 1위 굳건
2017년 국도첨단소재 설립 ACF로 사업 다각화 속도...국내 고객사 확보도

국도화학 본사 전경(사진=국도화학)

국도화학 본사 전경(사진=국도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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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화학은 코팅 및 접착제, 방수재 용도로 조선, 자동차, 건설, 풍력 등 다양한 산업에 사용되는 에폭시 글로벌 점유율 1위 기업이다.

국도화학은 올해 기준 국내 57.8만톤, 중국 20.5만톤, 인도 4만톤의 생산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국도화학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증설을 통한 위기 탈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폭시 업황은 2021년 호황기 이후 중국 락다운, 러-우 전쟁, 경기 침체등으로 빠르게 둔화됐다.

국도화학 역시 이러한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지난해 영업이익이 53% 감소한 969억 원을 기록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다만 올해는 저점으로 시황 회복에 따른 판매량 증가와 스프레드 개선이 나타났으며 1분기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적자기조를 이어가던 국도화학의 중국 법인도 1분기 유의미한 실적 개선을 시현했다.

아직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 않았지만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국도화학의 시황 회복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진명, 최규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에폭시 업황은 2021년 호황기 이후 경기 침체 등으로 빠르게 둔화됐으며 지난해 저점을 통과했다“며 "올해는 시황 회복에 따른 판매량 증가와 스프레드 개선이 나타나 1분기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하반기 우호적인 수급 환경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3월부터 저가 원재료(BPA, ECH) 투입으로 2분기 에폭시 스프레드 개선폭은 1분기 대비 확대되고 있다.

(위쪽부터)국도화학 부산 제 1공장 전경과 익산공장 전경(사진=국도화학)

(위쪽부터)국도화학 부산 제 1공장 전경과 익산공장 전경(사진=국도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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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중국 수요 회복이 점차 진행되고 있지만 국도화학의 경쟁사들은 여전히 제한적인 공급 증가가 이뤄지고 있고 인도 증설까지 진행되며 하반기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다만 아직 제한적인 수요 회복으로 판가는 약보합세가 예상된다.

증권가는 이러한 이유로 국도화학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기대비 7%, 91%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신한투자증권은 "글로벌 1위로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매분기 증익 추세가 예상된다"며 "하반기 국내 증설(10만톤) 가동 및 중국 가동률 상승으로 판매량 확대가 예상되며 수요 성장이 높은 인도 증설(+6만톤, 1Q25)로 중장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올해 1분기 국도화학의 실적을 분석해 보면 국도화학은 전년동기와 전분기 대비 모두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도화학의 이익률 회손의 이유는 급여와 운반비가 꼽힌다.

과거(2019년)와 비교해 보면 컨테이너지수(SCFI)가 크게 감소했지만, 여전히 운반비는 당시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임금 역시 코로나19 이후 물가상승 등의 여파로 크게 올랐다. 그러나 매출처에 가격 전가는 높지 않아 이익률 회손이 큰 것으로 보여진다.

올해 1분기 컨테이너지수는 코로나19 전 수준으로 회귀했지만, 래깅 효과로 한 분기 정도는 늦게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높아진 매출원가율(높은 재고자산변동율) 역시 여전히 이익률을 훼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지역별 매출 역시 좋지 않아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국도화학은 코로나 이전에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향 매출이 좋았지만, 2020~2022년에는 공급망 훼손과 함께 미국-유럽 향 매출이 증가하며 수익이 크게 늘었다.

현재 미국-유럽 향 매출은 코로나 전보다는 높은 수준의 분기매출을 보이고 있지만 아시아 향 매출은 여전히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국도화학의 영업이익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에폭시 가동률은 50% 수준이며 폴리우레탄 가동률도 30% 수준이다.

다만 가동률이 점차 올라가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지난해 말부터 국도화학 전체 캐파의 거의 25%를 차지하는 중국 쿤샨공장이 정상화되며 적자 축소가 진행 중이다.

과거 비싸게 샀던 원재료인 BPA 및 ECH 역시 올해 1~2월 낮아진 만큼 향후 원재료 가격에 따른 마진률은 높일 것으로 보여진다.

과거 국도화학이 연평균 4~5% 성장한 것이 하반기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여기에 하반기 국내 10만톤 증설, 2025년 인도 6만톤 증설과 조선업 부흥에 따른 페인트 수요 증가, 고부가가치 풍력 향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하반기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외에도 국도화학은 자회사를 통해 사업 다각화도 시도하고 있다. 국도첨단소재를 통해 국도화학은 최근 사업 다각화 일환으로 ACF(이방전도성 접착필름)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시장 진출 초기로 투자를 확대하면서 적자를 기록 중이지만 ACF 시장 전망이 긍정적이기 때문에 향후 성장의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앞서 국도화학은 지난 2017년 62억 원을 출자해 국도첨단소재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ACF 시장 진출을 준비했다.

국도화학의 기존 주력 사업인 에폭시, 경화제, 폴리올 외에 전기·전자 산업 등에 적용하는 고부가가치 소재를 새로운 미래먹거리로 낙점하고, 미래 준비에 힘을 실었던 것.

ACF는 디스플레이와 회로기판을 연결할 때 쓰는 접착성 필름으로 TV나 스마트폰 등 전자부품에 사용한다.

국도화학은 시장 조기 안착에 주안점을 두고 159억 원을 들여 삼성SDI의 ACF 사업부를 인수도 감행했다.

삼성SDI ACF 사업의 주력 시장인 TV 회로기판 분야를 선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당시 이시창 국도화학 대표이사는 "ACF 사업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발휘해 향후 세계 최고의 화학소재 기업이라는 국도화학의 목표를 달성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며 "그간 축적해 온 차별화된 소재 합성 기술 노하우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고객사의 성공 파트너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도첨단소재의 2022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ACF 사업부는 현재 순손실이 64억 원이지만 최근 국내 협력사들로부터 러브콜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도화학 투자자는 <더넥스트뉴스>에 국도화학의 에폭시 수지 경쟁력 확인을 요청했다. 또 원자재 가격 스프레드 효과와 인도투자 확대, ACF사업부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취재를 부탁했다.

경기도 화성시 국도첨단소재 본사 전경(사진=국도화학)

경기도 화성시 국도첨단소재 본사 전경(사진=국도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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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일문일답]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원재료 스프레드가 중요한가.
“원재료인 BPA, ECH가 이익률에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보시면 된다. 지난해 공급망 위기로 원재료가 가격이 급증한 상황이어서 당시 구입한 원재료가 올해 상반기까지 마진에 악영향을 미쳤다. 당사는 원재료를 구입해 제품을 만들고 이에 따른 차익이 마진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원재료 가격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스프레드가 원재료(BPA, ECH) 가격 동향과 연동되는데 원재료 가격이 높아지면 스프레드도 높아지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되나
“지금은 제품의 수요가 적다보니 원재료와 제품가격이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다만 제품 수요가 높아지면 판가가 올라가서 스프레드가 더 커진다. 때문에 스프레드는 원재료와 제품 수요도 같이 보시면 될 것 같다”

중국향 매출이 큰 것으로 안다. 해외매출 비중 구성이 어떻게 되나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의 비중은 예전에 비해 대폭 줄어 현재는 대략 30%정도다. 대신 유럽과 미국의 매출 비중이 늘어 현재 아시아 비중과 맞먹는 상황이다. 아시아, 유럽, 미국 향 매출이 전체 60% 정도며 나머지 40% 정도가 한국 시장의 매출로 보시면 된다”

인도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들었다. 인도 외 다른 국가 증설 계획도 있나.
“맞다. 인도는 2025년도까지 생산 캐파 10만톤 정도 늘리는 증설계획을 갖고 있을 정도로 향후 생산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공장에서 생산되는 에폭시는 거의 다 인도 현지 페인트사로 공급된다. 현재 인도의 수요가 많아 인도의 증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 인도 이외의 증설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 국내에서 부산공장은 이미 10만톤 증설한 바 있다”

2021년 영업이익은 최대였다. 그러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오히려 줄었다.
“좋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국내 공장 증설과 미래 투자로 영업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더불어 당사는 수 출비중이 높아서 매출채권으로 인식된 영향도 있다”

지난해에는 올해와 달리 스프레드도 굉장히 좋았다.
“지난해에는 원재료 값도 많이 올랐지만 주요 경쟁사들이 코로나로 인한 원재료 수급 문제로 생산하는데 어려움이 컸다. 때문에 수요공급 밸런스가 무너졌고 그로 인한 판가가 많이 올라서 영업이익이 좋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상반기는 공급망 이슈가 해소되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스프레드가 크지 않다”

경쟁사가 최근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북미나 유럽쪽 점유율 확대가 가능한가.
“맞다. 에폭시 글로벌 2위 업체인 oline이 최근 구조 조정을 빠르게 진행 중으로 안다. 아무래도 미국 법인 같은 경우 점유율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우리는 올해 정상적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부족분을 대체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현재까지 어느정도로 점유율을 늘렸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

아시아쪽과 비교해서 북미/유럽 쪽은 영업이익률이 좋은가.
“일반적으로 미국과 유럽지역이 중국이나 아시아 시장보다는 영업이익률이 더 좋다. 이는 지역적 특수성과 가격 전가에 아시아에 비해 쉽다는 점이 이유다”

에폭시 수지 생산을 다른 경쟁사들도 줄이는 추세인가. 전반적으로 경쟁사 동향은
“미국/유럽 내에서는 현재 줄이는 추세다. 파악한 바로는 증설 움직임은 없다. 중국은 증설이 계획되어 있었는데 최근 자국 내수 수요가 부진하다보니 증설을 중단하고 있는 상태로 확인하고 있다. 또 인도 내 경쟁사들은 증설을 조금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전체 매출 중 에폭시 수지의 선박용 페인트 비중이 어느 정도인가. 또 다른 매출처가 있다면
"대략 수출까지 포함하면 30%정도 될 것 같다.​ 현재 선박용 페인트가 조선업 호황에 늘어나고 있는 단계여서 더 늘어날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 이외에도 에폭시 수지는 풍력발전기 합침에도 일부 사용되고 있다. 풍력발전향은 꾸준히 판매 중이며 일반 범용품 대비 수익성이 좋은 편이다. 다만 최근 경쟁이 치열해져서 수익성은 예전만 못하다. 풍력용은 유럽향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하반기 업황 개선 여지는 있나. 가이던스가 있다면
"회사 자체 가이던스는 없다. 때문에 정확하게 말씀은 못드리지만 분기별로 보자면 이번 분기정도로 이어지거나 조금 더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계절적으로 3분기는 비수기다. 7월 기준 유럽과 중국경기가 여전히 부진해 하반기에도 뚜렷한 개선세는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7월부터 스프레드가 개선되고 있고 에폭시 판가 하락세가 멈춘점은 긍정적이다. 분명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실적은 좋을 것이란 증권사 예상이 많고 저 역시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조선 업종이 개선세를 보이며 건설경기도 최악을 벗어나고 있다는 증권사 보고서가 합리적 전망이라고 생각한다"

국도첨단소재의 ACF쪽 사업 전망은 어떤가.
“원래 LCD용 사업을 인수했는데 LCD가 국내시장에서 퇴출되며 점유율이 없다. 중국쪽 매출이 약간 있지만 현재 적자상태가 맞다. 국내 ACF 사업은 일본업체들이 90% 점유율을 갖고 있는데, 현재 삼성SDS와 LED 향 ACF협업을 추진 중이다”

이현종 더넥스트뉴스 기자 shlee4308@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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