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지도-금속①] 제조공정·생산방식 따라 달라지는 철강 제품…공급사슬 이해가 중요

초기 투자 비용 높은 철강 제조 공정…고로·전기로 방식으로 나눠
철강 생산 방식과 제품 종류에 따라 공급사슬 달라져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사진=연합뉴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철강 섹터는 고로와 전기로 설비를 갖춘 제조사와 이 과정에 원재료와 첨가제를 공급하는 기업, 철강은 각종 제품으로 2차 가공하는 기업, 유통사 등이 공급사슬 구조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제조공정과 생산방식에 따른 제품의 차별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마다 주력하는 제품이 다르고 제품마다 소비처가 달라서, 각 제품의 수요·공급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 초기 투자 비용 높은 철강 제조 공정…고로·전기로 방식으로 나눠

철강제조 공법.(자료=한국철강협회, 키움증권 제공)

철강제조 공법.(자료=한국철강협회, 키움증권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
철강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철에 결합된 산소, 탄소, 불순물을 제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높은 온도가 필요하며, 중간에 합금철이나 탈산제 등의 첨가제를 넣어 원하는 철강제품을 생산한다.

철강제조 방식은 용광로를 사용하는 고로 방식과 전기를 사용하는 전기로 방식으로 나뉜다. 고로와 전기로 방식은 원재료와 제조공정이 다르다. 고로는 철광석, 석회석, 유연탄을 가지고 소결과 코크스 과정을 거쳐 용광로에 넣어 쇳물을 얻는 방식이다. 소결을 가루로 돼 있는 철광석을 덩어리 형태인 소결광으로 만드는 과정이고, 코크스는 유연탄을 숯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고로에 철광석을 넣고 쇳물(용선)을 얻는 과정을 제선이라 하는데, 전기로 방식에는 제선의 과정이 없다. 철스크랩(고철)을 원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철광석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없는 것이다.

제강은 제선 과정에서 얻은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잘 늘어나며 강한 반제품을 얻기 위해 합금철이나 탈산제 등의 첨가제를 넣어 깨끗한 쇳물을 얻는 과정이다. 전기로는 철스크랩을 이용하며 제강으로 공정이 시작된다. 전기로는 성분이 일정하지 않은 고철을 사용하므로 표면이 매끄러운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전기로 생산 제품인 철근과 봉형강 등은 건설 현장에 주로 사용된다.

압연은 슬래브나 빌릿 등을 늘이거나 얇게 만드는 공정으로, 열간압연(열연)을 거쳐 냉각압연(냉연)으로 이어진다. 열연은 슬래브를 재결정 온도 이상으로 가열하는 과정으로, 결과물은 표면이 거칠고 두꺼워 조선, 파이프, 산업 기계에 사용된다. 냉연으로는 매끄럽고 얇은 강판이 생산돼 자동차나 가전, 사무용품 등에 쓰인다.

◆ 철강 생산 방식과 제품 종류에 따라 공급사슬 달라져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전기로.(사진=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전기로.(사진=현대제철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
고로와 전기로는 원재료와 생산 방식이 달라서 단계별로 생산하는 제품도 다르다. 고로에서는 열연강판과 후판, 선재를 생산하고 이를 재가공해 냉연강판과 표면처리강판, 강관, 와이어로프 등을 만든다. 반면 전기로에서는 봉강, 형강, 철근, 특수강인 스테인리스강판을 만든다. 공급사슬 구조를 파헤쳐보면 크게 일곱 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첫째로 고로 기업이다. 고로 방식의 일관 생산 시스템을 갖춘 기업은 국내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꼽힌다. 고로 방식은 초기 투자 비용이 매우 높고,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해 생산되는 제품의 질도 매우 높다. 또한 여러 철강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반제품을 공급하는 최상위 부문이라 마진율도 상대적으로 높다. 고로의 주요 제품은 강판으로 열연강판과 이를 재가공한 냉연강판, 후판이 있다. 강관과 냉연강판 등 재가공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고로 기업에서 열연강판을 구입해야 한다.

둘째로는 전기로 기업이다. 전기로는 고철을 원재료로 철근, 봉형강, 특수강 등을 생산한다. 전기로를 갖춘 기업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한국철강, 대한제강, 한국특수형강이다. 전기로 생산 제품은 다소 품질이 떨어져 고로에 비해 마진율이 낮다.

다음으로는 2차 가공기업들이 위치한다. 이 중 냉간압연 기업이 셋째다. 냉간압연 기업은 열연강판을 저온에서 도금하는 과정을 거친 냉연강판과 아연을 칠한 아연도금강판, 페인트를 칠한 컬러강판을 제조·판매한다. 냉연강판과 표면처리강판은 표면이 매끄러워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에 사용된다. 냉간압연 기업으로는 동부제철, 동국산업, 동국제강, 포스코강판, TCC동양 등이 있다.

넷째는 스테인리스강판 생산기업이다. 스테인리스강판은 전기로의 철스크랩에 합금철 등의 원료를 섞어 만든 냉연강판으로 현대비엔지스틸, 황금에스티, 대양금속 등의 기업이 이를 생산한다. 스테인리스강은 철강의 부식을 방지하고 내열성이 우수해 가전제품이나 전자제품 등에 사용되며, 다른 냉연 제품에 비해 마진율이 좋다.

다섯째로 강관과 와이어로프 생산기업이다. 강관을 유류 등을 운반하는데 사용하는 관이며 열연코일로 제조한다.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붐 당시 국내의 강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바 있다. 대표적인 강관 기업으로 휴스틸과 세아제강이 있다. 와이어로프는 선재를 사용해 만드는 제품으로, 고려제강과 만호제강이 이를 생산한다.

여섯째는 제강 과정에서 사용되는 첨가제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합금철은 합금강을 제조할 때 첨가하는 것으로 심팩과 동일산업, 태경산업이 이를 생산한다. 알루미늄 탈산제 역시 제강 과정에서 철 속 산소를 제거할 때 사용한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포스코엠텍과 피제이메탈이 있다.

철강 공급사슬의 마지막으로 철강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기업이 있다. 유통기업은 철강제품을 구입해 철강 판매 회사에 재판매하는 기업으로, 이익이 마진에 좌우된다. 철강 수요가 좋을 때는 이익을 취하는 것이 수월하겠지만, 수요가 저조할 때는 밑지고 파는 경우도 발생한다.

결국 철강업종의 기업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에서 반제품을 구입해 재가공한 뒤 판매하는 과정에 놓인다. 따라서 철강업종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상위로 해서 순차적으로 연결된 공급사슬이다. 상위 공정에 위치할 수록 고로나 전기로 등의 시설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력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경쟁이 적고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다.

안장섭 더넥스트뉴스 기자 jsan@thenext-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제공된 정보에 의한 투자결과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저작권자 © 더인베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실시간 IR취재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