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시황 호조 끝난 현대글로비스, "배터리 신사업으로 성장하겠다"

BDI 하락에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0분기 만에 감소
폐배터리 회수·진단·처리 사업 진출…지분투자도 검토

(사진=현대글로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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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꾸준히 증가해온 현대글로비스의 이익이 올 1분기 역성장했다. 현대글로비스는 경기 순환적 요인에 의한 해운시황의 호조가 마무리됐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올해부터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 신사업을 진행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소폭 증가한 6조3008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066억 원으로 5% 가량 감소했다. 현대글로비스의 영업이익이 역성장 한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10분기 만이다.

이번 현대글로비스의 역성장은 해운사업부가 주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선박 공급의 차질로 벌크선 운임을 대표하는 발틱운임지수(BDI)는 2500~3200을 맴돌았다. 그러나 올해 공급망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며 BDI는 1400~1500 대에 머물고 있다. 벌크선 운임이 정상화되면서 현대글로비스의 해상운송 매출은 전년대비 4%, 영업이익은 18% 감소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해운사업부 중 벌크해상운송 사업부만 떼놓고 보면 단기 시황 약세로 매출이 전년보다 24% 감소했다"며 "용선했던 선박 중 드라이 벌크선 1척은 반선했고, 이에 따라 사선 13척, 장기용선 6척으로 총 19척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물류 사업의 경우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성장했다. 물류 역시 BDI 하락의 여파로 해운 포워딩 사업팀의 매출이 크게 줄었지만,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 등의 완성차 판매량이 늘면서 내륙 운송 사업팀이 호조를 보이며 전년대비 매출 감소를 1%로 방어했다. 또한 영업이익의 경우 내륙 운송의 운임 상승으로 전년대비 41% 증가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국내 물류사업의 경우 완성차의 판매량 증가로 매출이 17% 증가했지만 운임시황 정상화로 컨테이너와 항공운송 포워딩 매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사업부의 매출은 감소했다"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는 BDI 안정화로 감소하는 실적을 방어하기 위해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사용한 전기차의 배터리 회수와 관련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신사업을 추진할 경우 현대차·기아 관련 사용후 배터리를 회수하고 진단한 뒤 리사이클링 업체로 보내는 물류를 담당하게 된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자동차 밸류체인에서 배터리 회수체계를 구축하고 물류를 담당하게 된다"며 "회수된 배터리는 현대차 남양연구소와 협업해 진단을 한 뒤 전처리 영역으로 기술을 확장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기존의 물류 사업에 전기차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을 더해 투트랙 전략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2분기 중 사업 경쟁력에 대한 분석을 마친 뒤, 빠르면 3분기부터 설비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기존 물류 사업에서의 전문성과 입지를 이용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신규 사업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투트랙 전략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현대글로비스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물류쪽이 매출이 감소했는데, 이익이 전년대비로는 증가했다. 원인은 무엇인지.
"지난해부터 글로벌 물류 시황이 악화되면서 원가율이 크게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이 원가율이 높아지는 부분을 고객사들과 협의해 전가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매출이 줄어도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또 이익을 크게 가져온 부분은 내륙운송 부분과 환율이다. 계열사들의 완성차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내륙운송 물동량과 운임이 크게 올랐다. 운임이 상승하면서 이익 개선을 견인했고, 또 1분기에 원달러 환율이 1300원 대를 유지하면서 달러 결제를 받는 우리로써는 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요인이 됐다."

하반기에 운임이 다시 오르면서 매출이나 이익이 개선될 가능성은.
"작년과 재작년이 비정상적인 운임이었고, 현재가 정상화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운임이 오르더라도 BDI 기준 2000 수준에서 머물지 코로나19 시기처럼 3000을 넘어가긴 힘들 것이다. 운임이 다소 오를 여지가 있긴 하다. 완성차 해외 운송 관련 선박들이 모두 꽉 채워서 나가고 있다. 현재 선복을 확보하기 힘들어 운송이 어려운 상황이라, 2024년부터 선대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10척 이상의 장기용선 계약을 체결했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운임이 다소 오를 수 있다고 본다."

완성차 판매량이 1~2분기에 늘어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다만 하반기에도 판매량이 이어지며 물동량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지.
"우리도 그 부분은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고, 당장 2분기에도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라 우려했다. 그러나 우려 대비 판매량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 그리고 올해 까지는 미국 내부에서 전기차 양산 공장이 준공되는 곳이 없다. 따라서 미국에서 전기차 수요를 감당하려면 공급이 외부에서 이뤄져야 한다. 미국에서 전기차 관련 강점을 갖고 있는 현대차·기아 등의 판매량이 하반기에 급속하게 꺾이는 일을 없을 것으로 본다."

전기차 배터리 관련 신사업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사용후 전기차 배터리의 재사용과 관련한 밸류 체인에 참여하려고 한다. 우리가 가진 물류 사업 역량을 활용해 폐배터리를 회수한 뒤 진단하고 처리하는 영역까지 사업을 맡으려고 한다. 우선 회수 부분에서는 현대차그룹 자동차 공급망이 이미 구축돼 있어 원가경쟁력을 갖고 배터리 회수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진단 부분의 경우 현대차 남양연구소와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지분 투자를 통해 폐배터리 처리 사업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는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고, 전략투자를 위한 기술업체를 탐색하는 과정이다."

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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