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부채비율 220%' 이랜텍…전자담배 '릴' 호황에 한숨 돌리나

1년만에 부채비율 50%포인트 급증…설비투자 영향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적도 부진…이자부담에 재무 악화
릴 신제품 판매량 호조…재무구조 개선 청신호

이랜텍 본사 전경(사진=이랜텍 제공)

이랜텍 본사 전경(사진=이랜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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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팩 제조업체 이랜텍의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익이 급감한 가운데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금이 늘어난 탓이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새롭게 내놓은 전자담배 제품이 호조를 보이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연결기준 이랜텍의 부채는 3218억 원, 자본은 1461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220.3%에 달한다. 2019년 197.14%, 2020년 170.63%로 줄어들던 부채비율이 세분기 만에 다시 치솟은 것이다.

이랜텍은 스마트폰의 배터리팩(Battery Pack)을 제조하는 업체다. 배터리팩은 2차전지의 충방전시 리튬이온셀의 과충전·과방전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랜텍은 생산한 배터리팩을 삼성전자와 삼성SDI에게 납품한다. 2020년까진 삼성계열사 납품 매출이 전체에서 90%를 차지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실적이 급감했다. 매출액은 2018년 4518억 원, 2019년 729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매년 경신했지만 2020년엔 5527억 원으로 전년대비 24.2%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9년 363억 원에서 2020년 150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삼성SDI와 예정해뒀던 설비투자를 진행하다보니 부채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이랜텍의 부채는 2492억 원이었지만 설비투자를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1000억 원 가량을 차입했다. 부채가 3000억 원을 넘어서면서 발생하는 이자만 200억 원에 육박해 벌어들인 이익을 이자에 쏟아 부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다만 적절한 때에 신제품이 '잭팟'을 터뜨렸다. 이랜텍은 지난해 10월 전자담배 '릴 솔리드 2.0'을 신규 출시했다. 기존 릴 모델이 직접 가열 방식을 적용한 것과 달리 유도가열 방식을 사용하는 제품이다. '릴 솔리드 2.0'는 국내외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2020년 80억 원에 불과했던 전자담배 사업부문 매출액을 올해 3분기 누적 570억 원까지 끌어 올렸다.

'릴 솔리드 2.0' 덕에 이랜텍의 실적은 빠르게 정상화 됐다. 2021년 3분기 누적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22.1% 증가한 5419억 원, 영업이익은 76.8% 증가한 185억 원을 기록했다.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100억 원으로 금융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회복한 셈이다.

<더넥스트뉴스>는 이랜텍의 IR담당자와 재무구조 정상화 계획, 설비투자 일정, 전자담배 영업이익률, 본업인 배터리팩 사업의 현황 등을 두고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이랜텍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이자 부담이 크지 않나.
"그렇다. 삼성SDI의 요청으로 올해 증설을 진행하다보니 차입금이 늘었다. 다행하게도 제1금융권 차입금이지만 금리 인상기라 이자가 만만치 않다. 이자비용만 분기마다 50억 원씩 나가는 상황이다."

분기 이익과 비슷한 수준의 이자가 나가는데, 상환은 문제 없는가.
"우리가 갖고 있는 설비가 많다보니 영업이익이 낮게 잡힌다. 보통 영업이익은 현금 유출이 없는 감가상각비도 반영하기 때문에 영업활동 현금흐름보다 낮다. 감가상각비를 제외한 실제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매 분기 100억 원은 나오고 있어 이자 상환에 문제가 발생하진 않는다."

이자 부담을 좀 줄여야 할 것 같은데. 차입금 상환 계획은 어떻게 되나.
"증자나 자본성증권 발행을 통한 차입금 상환 계획은 없다. 벌어들인 수익으로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다. 그래도 최근 배터리팩 업황이 개선되고 있고, 전자담배 판매량이 좋아 실적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

전자담배 사업부문 매출이 좋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사업부만 떼어놓으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어느 정도인가.
"매출액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570억 원 정도 된다. 마진은 영업비밀이라 말씀 드리기 어렵다. 기존 배터리팩보다는 수익성이 높다. 다행하게도 전자담배 사업이 최근 호조를 보이면서 배터리팩 사업부가 부진할 때 만회를 해줬다. 우리에겐 효자 사업이다."

전자담배 사업부문이 앞으로도 호조를 이어나갈 수 있나.
"지금까지는 국내 판매에 주력했다면 올 하반기부터는 해외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판매량도 늘어나고 있다. KT&G가 지난 7월 PMI(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과 함께 릴 수출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우크라이나, 일본,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세르비아, 키르기스스탄 등 총 7개 국가로 릴을 수출한다.
릴 출시 이후 국내 판매량이 180만 대인데, 해외까지 수출하면서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KT&G가 내년에는 수출국을 최대 30개 국가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우리에게 증설을 요청했다. 그래서 이제 우리가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공장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증설일정은 어떻게 되나. 자금 조달 방식도 설명해 달라.
"지난 8월 우리가 300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식을 발행했다. 이자율이 0%인 대신 발행일로부터 3년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이 자금을 활용해 전자담배 공장 증설에 나설 계획이다."

배터리팩 업황이 개선되고 있나.
"그렇다. 우선 스마트폰 시장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 폴더블 시리즈의 판매량이 좋다. 여기에 우리 배터리팩이 탑재되는데 삼성전자가 폴더블 시리즈 추가 생산을 고려하면서 우리 수주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 외에도 LG전자와 배터리팩 위탁생산 계약을 맺으면서 여기서도 수주가 늘어나고 있다."

LG전자와 배터리팩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은 처음 듣는다.
"아직 보도자료가 나가지 않았다. 우리가 지난달 말에 LG전자로부터 가정용 중대형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팩의 위탁생산 업체로 선정됐다. 태양광이나 신재생 에너지로 모은 에너지를 가정에서 저장해 두고 사용하는 방식이다. LG전자가 이 ESS를 북미 지역에 수출할 계획인데 여기 사용하는 배터리팩을 우리가 직접 생산한다. 우선 시제품 수주가 나온 상황이고 2022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조만간 나올 보도자료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

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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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개요
휴대폰 및 노트북용 배터리 팩과 휴대폰 케이스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주요 거래처는 삼성전자 및 삼성SDI
상장일2002/05/09
대표자이세용,이해성(각자대표이사)
본사주소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로268번길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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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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