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개인 투자자도 IR 기업설명회 대상자이다

실적 발표 시즌이 찾아오며 IR 기업설명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자주 보인다. IR 개최 사실은 '공정공시' 대상이라 특정 기관이나 특정 집단한테 정보를 제공하려고 할 때 그 정보가 무엇인지, 언제 공시를 할 건지, 그 내용을 모든 사람이 똑같이 볼 수 있는지를 공정하게 공시해야 한다.

특히 연초에 열리는 기업설명회는 보통 지난해 점검과 올해 목표, 그리고 사업 추진 현황에 대한 설명과 질의응답이 진행되기에 모든 투자자에게 공정하게 공개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 중요한 기업설명회에 일반투자자가 배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다수 기업의 공시를 보면 설명회 대상자에 일반 개인 투자자가 빠져 있다.

물론 기업들에게도 변명이 있다. IR자료를 기업 홈페이지와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KIND)의 'IR 자료실'에 게재를 해 누구나 접근 가능하다고 얘기한다. 온라인으로 기업설명회에 참석하는 투자자에게도 충분한 자료를 배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실제 게재 장소에 들어가보면 파워포인트로 만들어진 IR 자료집만 달랑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중계는 바라지도 않지만 중계된 동영상 자료조차 없다. 만약 IR 자료집 몇 장만 보고 기업 현황에 대해 다 알수가 있다면 기업은 굳이 기업설명회를 오프라인으로 개최한 이유가 무엇인가. 또 기관 투자자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굳이 발품을 팔아 기업설명회에 참여한 이유가 무엇인가.

기관 투자자,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들이 오프라인 기업설명회에 참석하는 이유는 당연히 자료집만으로는 알 수 없는 '정보'들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함이다. 그 정보들은 구술이나 발표자의 뉘앙스로 표현되거나, 질의응답으로 전달될 수 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인 IR 행사에 참여를 하려고 한다.

그런데 기업설명회, IR 행사의 대상자에 개인 투자자가 빠지면서 정보의 불균형이 발생한다. 기관은 기업의 정보를 얻어 주식을 더 살지, 아니면 매도할지를 결정하는 시점에서 개인은 아무 정보도 얻지 못한다. 주가가 오르면 다행이지만 기업의 악재를 늦게 접해 주가가 하락할 경우 피해는 개인만 입게 된다. 그리고 이는 명백히 정보 불균형 탓이다.

대부분의 상장사의 지분 60~70%는 개인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다. 개인 주주수만 따져도 몇 만명, 몇 십만명이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막상 상장사 IR에게 전화를 걸어 개인 대상 기업설명회 개최 여부에 대해 물으면 "우리는 개인 투자자 대상으로 기업설명회 진행을 하지 않는다"는 대답만 들려온다.

개인도 역시 투자자다. 집단으로 본다면 가장 많은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상장사들은 기관과 펀드매니저, 개인 모두 똑같은 주주라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최상위권 기업의 기업설명회 개최 공시.(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갈무리)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최상위권 기업의 기업설명회 개최 공시.(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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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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