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PICK-은행]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 "자산 건전성 우수한 하나금융 최선호주"

금리 상승 수혜 '끝'…호황기 지나간 은행주
자산건전성 우수한 하나금융…환율 하락 수혜도

하나금융지주 로고.(사진=하나금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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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역시 주식 시장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묻지마 투자'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투자자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기 위해선 무엇보다 '공부'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더넥스트뉴스>는 한국IR협의회의 도움을 받아 각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베스트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베스트 애널리스트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시장 상황과 그 속에서 수혜를 받을 종목을 찾아봤다. [편집자주]

국내에서 은행 업종의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단연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이다. 2017~2022년 매경 선정 베스트 애널리스트, 2018~2022년 한경 선정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되며 업계에 적수가 없음을 증명했다.

그는 꼽은 은행 업종 최선호주는 하나금융지주이다. 수익성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상황에서 환율 민감도가 커 원화 가치 상승의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이유이다.

◇ 금리 상승 수혜 '끝'…호황기 지나간 은행주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이 18일 한국IR협의회에서 열린 '2023 산업전망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더넥스트뉴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이 18일 한국IR협의회에서 열린 '2023 산업전망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더넥스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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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 은행주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꽤나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21년과 2022년 은행주는 코스피 수익률을 각각 19.7%, 16.2% 초과 상승했기 때문이다.

은행주가 2021~2022년 동안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배경에는 금리 상승에 따른 이익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통상 금리 상승기에는 NIM(순이자마진)이 개선되는 경향을 보이며 은행의 수익성이 크게 높아진다.

실제 은행의 성적표도 기대치에 부합했다. 기준금리가 '제로'(0)에 가까웠던 2020년 국내 은행의 총 순이익은 13.6조 원이었는데 반해 금리가 서서히 상승하던 2021년은 18.8조 원까지 뛰었다. 그리고 금리 상승이 본격화된 지난해, 은행 업종의 총 순이익은 21.4조 원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은행이 금리 상승의 수혜에서 멀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는 ▲조달 비용의 상승과 ▲금리 급등에 따른 부작용으로 꼽았다.

최 연구원은 "금리 상승기에 NIM이 개선되고 그러면서 일단 은행 업종의 이익 개선이 나타난다. 보통 경기 호황기에 금리 상승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금리가 오르고 경기가 꺾이면 후행적으로 조달 비용이 커지면서 이익 개선 폭이 다시 낮아진다. 현재는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함께 나타나는 상황이라 조달 비용이 더 크게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금리 급등에 따라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며 은행이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점도 주가 상승의 제약 요인으로 짚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의 부실 위험이 커지는 상황을 크게 우려했다.

최 연구원은 "대손 충당금 추이를 보면 은행들은 2020년 당시 6.6조 원의 충당금을 쌓았고, 2021년도는 4조 원대, 2022년은 3조 원대를 적립했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2조 원 이상을 추가적으로 적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누적 대손 충당금이 7조 원대 중반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금리 급등에 따른 부작용이 점차 현실화되면서 충당금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최근 PF에서 유동성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며 "아무래도 부동산 위축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충당금 적립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가계 신용대출의 연체율도 문제로 꼽았다. 정부의 금융지원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부실 위험을 배제하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가계 신용대출의 연체율도 점차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바닥을 찍고 올해 점차 상승하는 추세"라며 "특히 중금리 대출비중이 높은 카카오뱅크의 경우 연체율이 최근에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대출 만기를 3년 정도 연장하기로 하고 이자 상환 유예도 1년을 늘리는 등 정부의 금융지원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의 건전성 악화는 없을 것 같다"며 "다만 일정 부분, 특히 취약 계층에서 대출 부실화의 발생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자산건전성 우수한 하나금융…환율 하락 수혜도
(자료=하나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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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연구원은 은행주의 수익률이 올해 시장을 상회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는 국면이라 NIM의 추가적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 충당금 적립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 업종에서 하나금융은 주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 이유는 수익성 대비 가장 저평가된 종목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업계에서 자본 건전성이 가장 우수한 종목인 점도 주가 상승의 이유로 꼽았다.

최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멀티플은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으로 0.3배 수준인데, 타 은행들은 0.4배 중반쯤이다. 수익성이 차이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하나금융만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며 "또한 자본비율도 12.7%라 타 시중은행들보다 높다는 점이 금리 상승기에는 단점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상황에서는 이 점이 다른 은행들보다 조달 비용 상승효과가 낮을 수 있어 오히려 잠점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타 시중은행들보다 원화자산이 많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으로 치솟으면서 원화가치 절하로 하나금융의 자산이 저평가됐지만, 최근 원화가치가 상승하면서 자산이 재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다른 은행들보다 원화자산을 많이 갖고 있어 업종 내에서 대표적인 환율 하락의 수혜주로 인식되고 있다"며 "환율이 하락하고 원화가치가 오르면서 실적과 체력 개선이 동시에 이뤄질 공산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해 배당 수익률은 은행주 전체적으로 낮을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최 연구원은 "대손 충당금이 늘어나면 그 늘어난 금액이 순이익에서 빠지기 때문에 지난해 은행 배당은 예상보다 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원래는 코로나19가 진정되고 금융 지원이 종료되면서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배당 성향 상향과 같은 주주친화정책을 기대했지만 이러한 주주환원정책이 본격화되는 시기가 좀 더 늦춰질 것 같다"며 "어쨋든 이런 것들은 경기 침체의 우려가 완화되는 올해 말부터 좀 더 적극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현정 더넥스트뉴스 기자 hjkim@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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