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보조금 폐지·美 IRA 법안 발효…전기차 판매량 감소 우려↑
프리미엄 차량 위주의 삼성SDI, 보조금과 IRA 영향 미미
삼성SDI 본사 전경.(사진=삼성SDI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국내에서 이차전지 업종의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이다. 2019년 매경 선정 베스트 애널리스트, 2021~2022년 한경 선정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됐다.
그는 이차전지 관련 기업 중 셀 제조업체인 삼성SDI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삼성SDI의 경우 경기가 둔화되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미국 IRA 법안의 영향도 적게 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 中 전기차 보조금 폐지·美 IRA 법안 발효…전기차 판매량 감소 우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이 18일 한국IR협의회에서 열린 '2023 산업전망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더넥스트뉴스)
이미지 확대보기다행스러운 점은 전기차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면서 삼성SDI 등 배터리 제조업체의 원가 상승분을 완성차 업체로 전가하는 것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2020년 320만 대, 2021년 675만 대에 불과했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연간 1000만 대 이상 팔리며 성장이 지속됐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이차전지 업체들은 원재료 상승 이슈에도 불구하고 좋은 실적을 냈는데 그 배경은 전기차 판매량이 늘면서 배터리 가격을 공격적으로 올릴 수 있었다는 점 때문"이라며 "다만 이 좋은 상황이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와 중국 보조금 폐지 등의 이슈가 있어 전기차 판매량 성장이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올해도 전기차 판매량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에서 전기차 구매시 보조금을 주던 정책이 지난해 12월 31일부로 폐지됐지만 구매세 면제는 올해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장 연구원은 "중국은 1만 위안의 구매 보조금을 폐지했지만 차량 가격의 10%에 붙는 구매세를 면제해주는 정책은 올해까지 시행한다. 중국에서 전기차의 가격이 위안화로 30만 위안이라고 보면 이 구매세 면제의 효과는 대당 3만 위안"이라며 "보조금 1만 위안을 못 받는다고 해도 구매세 면제 때문에 3만 위안이 지급될 테니까 수요자 입장에서나 판매자 입장에서나 중국은 내년에도 충분히 판매 성장 또 이제 수요 진작이 분명히 가능할 것"이라 분석했다.
미국 IRA 법안에 대해서도 한국 업체들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북미에 공장을 증설하는 업체가 많아 법안의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장 연구원은 "북미에서 시설을 증설하는 업체는 상당히 매력적인 세제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프리미엄 차량 위주의 삼성SDI, 보조금과 IRA 영향 미미
(자료=삼성증권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삼성SDI의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는 소형전지와 중·대형전지를 생산한다. 소형전지의 경우 원형, 파우치 등의 제품을 개발 및 판매하고 있다. 소형전지는 스마트폰, 노트북, 전동공구, 전기차의 전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중형전지는 자용차용으로 사용한다. 고효율, 고용량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개발하고 이를 자동차 완성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력저장장치인 대형전지(ESS)는 국내 및 해외 국가들의 친환경 및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정책 영향으로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삼성SDI의 지난해 주가 흐름은 부정적으로 평가된다. 2021년 말 80만 원을 넘어서던 주가는 어느새 50만 원대까지 하락했다. 전기차 판매량 감소 우려와 더불어 IRA 법안 대응이 느리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장 연구원은 "삼성SDI는 프리미엄 전기차 제조업체로의 공급을 바탕으로 경기 둔화에도 가장 안정적인 판매를 보여줄 것"이라며 "경쟁사와 달리 아직 미국 증설 기대감도 덜 반영됐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동안 북미 전기차 제조업체인 리비안을 새로운 고객사로 들였으며, 기존 고객사인 BMW와 아우디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또한 BMW와 GM, 리비안의 증설이 확정된 상황에서 삼성SDI로의 신규 수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또 삼성SDI의 증설 가능성도 내비쳤다. 장 연구원은 "삼성SDI 케파는 2022년 84GWh(원통31GWh, 각형53GWh)에서 2025년 183GWh(원통64GWh, 각형119GWh)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IRA법안이 발효된 시점이라 증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 그 동안 갖고 있던 현금및현금성자산을 고려한다면 증설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당장의 IRA 수혜가 제한적이란 점때문에 주가가 하락했지만, 삼성SDI의 주 공급대상이 프리미엄 차량이기 때문에 애초에 보조금 지급이 미미하고, 또 프리미엄 차량이다보니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올해 다수의 수주 가능성이 확보됐음에도 경쟁사 대비 PER(주가수익배수)는 45% 내외의 디스카운트를 받는 건 불합리하다"고 덧붙였다.
이현종 더넥스트뉴스 기자 shlee4308@thenex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