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1092억 원·영업익 134억 원…역대 최대 실적
스웨그락 대체품으로 각광…미주·유럽 고객사 대거 확보
"내년 신규 수주 1300억 원 전망…최대 실적 경신할 것"
김해에 위치한 디케이락 본사 전경.(사진=디케이락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13일 금융전문 정보사이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가 예상한 디케이락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전년대비 27.7% 증가한 1092억 원, 영업이익은 60.2% 늘어난 134억 원이다. 선진국으로의 부품 수출이 확대되면서 외형 성장을 이루고, 환율 효과에 힘입어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둔 것이다.
디케이락은 201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계측 장비용 피팅(Fittings)과 밸브(Valves) 제조업체이다. 피팅과 밸브를 직접 제조해 조선과 해양플랜트, 석유·정유·화학 등 각종 발전시설, 반도체 설비, 수소, 항공 등 산업 전반에 공급한다.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매출 비중은 피팅 56% 밸브 31%, 상품 3%, 기타 10%이다.
지난해부터 디케이락의 수주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9년 연말 기준 수주잔고는 200억 원, 2020년은 231억 원이었지만 지난해 말에 516억 원으로 전년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수주총액도 2019년 453억 원, 2020년 665억 원에서 지난해는 1115억 원을 기록했다.
이렇게 디케이락의 수주가 큰 폭으로 늘어난 배경에는 수출 호조가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 디케이락은 글로벌 1위 계측장비용 피팅 및 밸브 업체인 미국 스웨그락(글로벌 점유율 60% 이상) 제품과 호환성을 인정받은게 계기가 됐다. 스웨그락의 제품과 호환되면서 질 좋고 가격이 낮은 디케이락의 피팅과 밸브는 미주와 유럽 시장에서 수주가 이어진 것이다. 실제 디케이락의 피팅·밸브 가격은 스웨그락의 70~80% 수준으로 알려졌다.
해외 수주가 늘어나면서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보다 해외 제품 가격이 높은데다 환율이 상승하며 판가가 인상된 탓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디케이락의 영업이익률은 13.1%를 기록하며 2020년 3.5%, 2021년 9.8%보다 크게 상승했다.
디케이락은 올해 실적은 지난해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 상반기 중 삼성전자의 밴더 등록을 준비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신규 고객사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넥스트뉴스>는 디케이락의 IR담당자와 올해의 수주 모멘텀과 신규 고객사 확보 상황, 신시장 진출 전략, 판매비와 관리비 증가 우려, 올해 실적 가이던스 등을 두고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디케이락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최근에 수주잔고가 크게 늘었다. 배경이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피팅과 밸브는 소모품이다. 정기적으로 교체를 해야하는데 글로벌 점유율 1위 업체인 스웨그락 제품과 우리 것이 호환되면서 기존 스웨그락 제품을 사용하던 고객사들이 많이 넘어왔다. 이탈리아 볼밸브라던지 국내 SK하이닉스, 업체명은 알려 드릴 수 없으나 오스트리아와 태국 업체가 있다."수주가 매출에 반영되는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
"우리 수주분의 매출 인식 기간은 일반적으로 3개월이다. 그래서 2022년 말 수주잔고 500억 원 정도는 2023년 상반기에 대부분 인식이 될 예정이다."투자자들이 수주가 올해도 이어질 수 있을지 궁금해한다. 수주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을까.
"우리 고객사 중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등이 대표적인데 올해 상반기부터 삼성전자에도 납품하기 위해 벤더 등록을 준비 중이다. 또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영업하며 고객사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 이쪽으로 신규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현재 삼성전자 등에 피팅과 밸브를 납품하는 업체는 어디인가.
"국내 반도체 설비 및 장비에 적용되는 피팅과 밸브는 태광후지킨과 아스플로가 대표적으로 납품하고 있다. 그런데 태광후지킨의 경우 100% 일본 업체의 자회사인만큼 최근 반도체 국산화 수요가 늘어나면서 앞으로 수주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태광후지킨이 빠지는 물량을 우리가 확보하려고 한다."올해 신규 수주액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가.
"올해 신규 수주액은 최소 1300억 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 수출 지역인 미국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글로벌 천연가스 공급능력 3위)의 유럽향 천연가스 공급이 제한되며 미국의 가스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오일·가스향 배관 확대 등 인프라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며 우리 피팅 및 밸브 공급 확대 수혜가 지속될 수 있다."판매비와 관리비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수 있을까.
"우리가 국내보다 수익성 높은 해외 중심의 외형성장과 환율 상승에 따른 판가 인상 효과로 수익률이 크게 늘었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의 경우 피팅과 밸브의 영업이익률은 15~20%인데 반면 내수는 1~5%에 불과하다. 특히 최근 국내 조선과 중공업 쪽으로 나가는 피팅·백브는 적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제품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판관비가 증가한 이유는 우리가 미국과 유럽쪽 마케팅을 확대하면서 늘어났지만 매출이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수익률 상승분이 판관비 상승분보다 더 빠르게 늘었다."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