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넥스트전망-제약] 건강보험 재정 악화에 국내 영업 '먹구름'…해외에서 실마리 찾나

지난해 기술이전 건수 전년대비 30%↓…바이오테크 '직격탄'
건강보험 재정 적자 전환 가시화…약가 인하에 매출 감소 우려
"해외 진출이 답이다"…한미·유한·삼성바이오 실적 성장 전망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본사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본사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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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시장과 증시의 붕괴는 마치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제2의 외환위기 경고도 들려온다. 부정적인 전망이 압도하는 2023년에 들어선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를 구별하는 작업일 것이다. 이에 <더넥스트뉴스>가 ‘특집 넥스트전망’을 통해 올해 산업별 관전포인트를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지난해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의 여파를 제약·바이오 업계도 피해갈 수 없었다. 특히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 신약 개발을 진행하는 바이오테크 같은 경우에는 이자 부담에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반면 위탁생산(CDMO) 사업 업체들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약품 생산이 늘며 실적이 개선됐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제약·바이오 업계의 중요 포인트를 해외 진출로 꼽았다. 국내 시장 성장이 둔화되는 만큼 미국과 중국 등 해외 매출이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 지난해 기술이전 건수 전년대비 30%↓…바이오테크 '직격탄'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바이오테크 기업이 해외로 수출한 기술이전 건수는 1914건이다. 2020~2021년 평균적으로 3000건을 넘었지만 지난해 30% 이상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이유는 경기침체와 금리인상이 꼽힌다. 지난해 각 국의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서 기업들의 유동성이 줄었고 이에 기술을 구매하는 글로벌 빅파마들의 현금 흐름이 악화됐다. 기술 매입 시기를 뒤로 미룬 셈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다수의 바이오테크 기업이 기술 개발을 포기했다. 공들이던 기술 개발을 포기하고 새로운 약물 탐색 기간이 길어지면서 기술 이전에 공백기가 나타난 것이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기술 이전이 우리나라 내부를 비롯해 글로벌 적으로도 건수나 규모가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며 "가장 큰 이유는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고 또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개발 기업들이 줄어들게 되면서 이에 따라서 기술을 구매하는 빅파마들이 구매를 2023년이나 2024년으로 미뤘던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 건강보험 재정 적자 전환 가시화…약가 인하에 매출 감소 우려

올해부터는 건강보험 재정 적자의 문제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은 2023년부터 적자로 전환하고 현재 보유한 20조 원 규모의 적립금도 2028년부터 바닥을 드러낼 예정이다.

건강보험 재정을 건전하게 하려면 건강보험률을 인상하거나 비용을 줄어야 한다. 다만 건강보험률은 법정 상한이 8%로 정해져 있고 법 개정이 되지 않는 이상은 추가적으로 건강보험료를 조달하기 어렵다.

따라서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 현실적인데, 가장 유력한 비용절감 방식으로는 약가 인하가 꼽힌다. 실제로도 약품의 가격을 낮춰 건강보험 지급 비용을 줄이는 방식이 현재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하 연구원은 "약가 같은 경우도 점차 인하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강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같은 경우는 특히 건강보험 단일 보험으로 구성되어 있고 건강보험의 바잉파워가 강하다고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약가 인하에 대해서 거부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전망을 하고 있다"며 "그래서 국내 시장 성장이 둔화되는 만큼 그리고 약가이나 리스크로 인해서 오히려 매출이 감소할 수 있는 위험도 있다라고 판단을 하고 있어 해외 성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해외 진출이 답이다"…한미·유한·삼성바이오 실적 성장 전망

증권업계는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의 실적을 해외 성장이 판가름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성장이 가시화된 업체를 대웅제약과 한미약품, 유한양행, 삼성바이오로직스로 꼽았다.

하 연구원은 "지난해 실적이 좋게 나왔던 기업들 중에 대표적으로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미국 매출, 한미약품 같은 경우도 북경 법인 매출이 성장을 이끌었다고 판단을 하고 있다"며 "올해 두 업체의 실적 흐름은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안양행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성장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레이저티닙이 글로벌 임상 2상을 통해 안정성과 유효성을 입증할 만한 데이터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하 연구원은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이 최근에 좋은 데이터를 발표를 하면서 FDA 승인에 진출을 하는 것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또 올해부터 중국 판매가 본격화될 예정이고 그 외에 동남아나 미국, 유럽 등의 파트너사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이 기업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판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선호주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추천했다. 지난해 항체 의약품의 CDMO 사업이 호조를 보인데 이어 올해는 새롭게 위탁생산하는 약품들이 추가되면서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에는 2022년 실적이 워낙 고성장했지만 2023년에도 또 다시 고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일단 항체 의약품 시장 자체가 전방산업의 성장성이 좋고, 새로운 시장 형성도 빠르다"며 "'키트로다'나 '옵디보' 같은 면역간문 억제제들이 여전히 적응증들을 많이 늘려나가고 있고, 거기에 더해서 지난해 말 진행된 미국 알츠하이머 임상학회에서 '레카네업'이나 '도나네' 같은 알츠하이머 항체 치료제들이 새로 좋은 데이터들을 발표하고 FDA 승인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신규 항체 의약품 시장 자체가 형성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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