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넥스트전망-이차전지] 수혜 가득한 이차전지...K-배터리 도약 원년될까

IRA·RMA 수혜로 북미·유럽발 시장 K-배터리 점유율 확대 기대감
완성차의 이차전지 내재화 탈 中 원재료 확보 등은 여전히 걱정

(왼쪽부터)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삼성SDI본사, SK 서린빌딩 전경(사진=각사 제공)

(왼쪽부터)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삼성SDI본사, SK 서린빌딩 전경(사진=각사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
자산시장과 증시의 붕괴는 마치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제2의 외환위기 경고도 들려온다. 부정적인 전망이 압도하는 2023년에 들어선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를 구별하는 작업일 것이다. 이에 <더넥스트뉴스>가 ‘특집 넥스트전망’을 통해 올해 산업별 관전포인트를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지난해부터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의 실적이 흑자로 돌아선 가운데 K-배터리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안(이하 IRA)의 최대 수혜주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이유로 글로벌 경기 침체 국면에도 올해 이차전지는 중국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 호조에 수주가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대형 이차전지 시장 확대의 가장 큰 요인은 전기차인 만큼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다만 완성차 업계의 내재화 확대와 중국의 핵심 원재료 탈피는 여전히 쉽지 않은 숙제 거리다.

9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SNER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965만대로 전년대비 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 전기차 판매량 제외하면 글로벌 판매량은 385만대로 전년대비 16% 증가에 그쳤다.

다만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1,280만대로 33% 증가가 예상된다. 또 중국을 제외한 경우 역시 전년 대비 25% 성장한 48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보여 이차전지 시장의 성장에도 힘이 실린다.

그동안 중국이 주도한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 판매 지수가 미국, 유럽으로 점차 옮겨가며 국내 이차전지 업계에 호재가 기대된다. 실제 올해 북미 전기차 판매량은 200만대로 전년대비 70% 증가가 예상되며, 전기차 배터리 탑재량은 142GWh로 95% 증가가 전망되고 있다.

중국이 여전히 내수시장 확대와 규모의 경제 전략으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현재 유럽과 미국 등 탈 중국을 목표로 새로운 미래 전략을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K-배터리 3사 또한 이러한 시장 변화에 맞춰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국내 이차전지 셀 업체는 완성차·이차전지 업체 간 협력 강화에 적극적 대응하고 있다.

올해 국내 3사는 얼티엄셀즈(LG에너지솔루션-GM), 블루오벌SK(SK온-포드), 스타플러스 에너지(삼성SDI-스텔란티스) 등 외국계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합작사 설립으로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어 외형 확장뿐만 아니라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가장 큰 정책적 수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다. 국내 업계는 이법의 발효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IRA 발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국내 이차전지 산업에 긍정적 효과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 IRA 내용 중 전기차 보조금(세액공제) 지급 조건은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한정해 보조금(최대 7500달러)을 지급한다는 내용과 더불어 북미에 생산기지를 가지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체에게도 다양한 당근을 제시하고 있다.

IRA 전기차 세액공제 관련 조항(Section 13401)의 핵심 내용을 살펴보면 미국정부는 전기차 세제 혜택으로 △최종 조립 조건 △배터리 핵심 광물 조건 △배터리 부품 조건 등 IRA 법상 규정된 조건들을 내걸었다.

이는 앞으로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가 아니면, 그리고 일정 비율 이상의 핵심 광물과 부품이 미국 또는 미국의 FTA 체결국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으면 미국 시장 내 전기차 세액공제 대상에서 배제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이유로 북미지역에 생산기지를 둔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북미 지역 내 배터리 핵심 원재료 기업들과 중장기 공급 계약 체결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들 업계는 합작법인 등을 통해 북미 지역 내에서 배터리 핵심 원재료를 채굴 및 가공하는 업체들과 중장기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어 장기전에도 대비하고 있다.

법안발효에 맞춰 북미시장에서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셈이다.

미국의 IRA와 같은 탈중국 움직임은 유럽에서도 추진되고 있다.

EU는 최근 개최된 유럽의회에서 ‘유럽핵심원자재법(RMA)’을 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법안은 리튬과 희토류 등 주요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현지 및 동맹국 생산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특히 EU는 2026년 ‘배터리 패스포트’라는 새로운 배터리 규제를 가동을 통해 유럽에서의 배터리 생산성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EU의 주요 기업들이 중국 등 일부 국가에 몰려있는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확보에 나선만큼 K-배터리 기업들에 호재가 될 수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이차전지 3사는 경쟁국 대비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공장 설립을 통한 선제적 북미 생산 기반 확대로 IRA에 따른 수혜를 기대해볼 수 있고 향후 유럽시장까지 영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일본 파나소닉(Panasonic)이 테슬라의 주요 공급사로 시장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3사는 단독 및 합작공장을 지속해서 신·증축하여 2025년 북미 시장의 50% 이상 점유할 것으로 예상되고 유럽에서도 점유율 확대가 점쳐진다”고 분석했다.
자료=하나증

자료=하나증

이미지 확대보기


다만 완성차 기업의 내재화 리튬 등의 원재료 확보를 통한 밸류체인 구축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글로벌 배터리 수급 불균형 등을 이유로 주요 완성차 기업들의 배터리 생산 내재화와 중국 의존도가 큰 소재 확보는 배터리 업계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 테슬라는 2030년까지 3TWh 규모의 배터리 생산 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전기차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현대차 역시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중심의 내재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고 2025년 시범 양산 이후 2030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폭스바겐은 노스볼트와 협업을 통해 2030년까지 40GWh의 6개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240GWh 생산능력 구축을 계획을 발표했으며, 볼보는 노스볼트와 합작 배터리 공장 설립을 통해 2026년부터 연간 최대 5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능력 구축을 계획하고 있어 배터리 업계의 위상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관련업계는 완성차 업계의 내재화와 문제와 핵심 원재료 수급 문제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업체가 배터리 자체 생산이 갖는 리스크 또한 커 내재화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어 내재화보다는 배터리 기업과의 협업이나 합작투자 방식이 향후 전기차 생산의 핵심이 될 것이란 전망”이라며 “원자재 수급 역시 K-배터리 기업들이 폐배터리 사업 확대와 언라이언스 등을 구축해 핵심광물 지도작성, 프로젝트 발굴, 정제련 사업추진, 금융지원 등 광물확보 관련 전 단계 활동을 추진하게 될 것으로 보여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이슈에 맞춰 대응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종 더넥스트뉴스 기자 shlee4308@thenext-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제공된 정보에 의한 투자결과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저작권자 © 더인베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실시간 IR취재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