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누적 매출 1795억 원…역대 최고 실적
반도체 제조사의 소모품 비용 절감 수요에 수혜
미국 리쇼어링 정책으로 美 자회사 WCQ 부각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월덱스의 실적 성장이 가파르다. 최근 반도체 업체들의 비용절감과 미국 생산 흐름에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에도 올해 누적 매출액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월덱스는 내년까지 실적 성장이 가시화됐다고 자신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3분기 연결기준 월덱스의 누적 매출액은 1795억 원, 영업이익은 375억 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31.6%, 22.3%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인 1763억 원과 영업이익 338억 원을 올해 3분기만에 넘어섰다.
월덱스는 지난 2000년 설립된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다. 실리콘 계열 소재(Silicon, Quartz, Silicon Carbide)로 만든 부품을 주력 제품으로 공급 중이다. 2001년 5월에 국내 반도체 제조사 SK하이닉스, 이듬해 1월부터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협력 업체로 등록됐다.
월덱스의 주요 제품은 주로 반도체 에칭(Etching) 공정에서 반도체 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핵심 부품이다. 최근 들어 반도체 공정의 미세화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반도체 에칭(Etching) 공정은 식각 공정이라고 불린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식각 공정을 실제로 전개하는 삼성전자의 자료를 참고해 보면, 식각 공정이란 동그란 웨이퍼에 액체 또는 기체(가스)의 부식액(etchant)을 이용해 불필요한 부분을 선택적으로 제거한 후 반도체 회로패턴을 만드는 공정이다.
식각 공정은 식각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의 상태에 따라 습식(wet)과 건식(dry) 식각 공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건식 식각(Dry Etching)은 반응성 기체, 이온 등을 이용해 특정 부위를 제거하는 방법이며, 습식 식각(Wet Etching)은 부식성 용액을 이용해 화학적인 반응을 일으켜 식각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건식 식각이나 습식 식각을 반복해서 진행하고 나면 반도체 장비 내의 핵심 부품이 마모된다. 월덱스는 이렇게 잦은 교체가 필요한 부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국내보다는 해외 수출이 월덱스의 실적을 견인했다. 매출에서 윌덱스의 해외 비중이 높은 이유는 2009년 인수한 미국 자회사 WCQ(West Coast Quartz Corporation)의 역할이 컸다. 윌덱스는 자회사 WCQ를 통해 해외 고객사에 반도체 부품을 직접 공급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는 반도체 업종에서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정책을 추진하자 WCQ가 수혜를 톡톡히 봤다. 마이크론과 인텔 등이 미국내 설비 투자를 늘리며 미국에서 생산된 부품의 비중을 늘리는 가운데 월덱스의 자회사 WCQ도 미국에 제조공장을 갖추고 있어 수주랠리를 이어나갔기 때문이다.
이에 <더넥스트뉴스>는 월덱스의 IR담당자와 최근 실적에 관한 리뷰, 반도체 제조사의 비용 절감 추진 여파, 미국 리쇼어링 정책의 영향, 향후 실적 전망치 등을 두고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월덱스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최근 실적 흐름이 좋다. 실적 성장의 배경이 무엇인가.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로 성장했는데 전방 산업에서 반도체 제조사의 수요가 견조했다. 이 외에도 2021년 증설하기 시작한 신규 생산 라인이 매출에 이바지했다. 아울러 원화 약세 환경도 실적에 긍정적이었다."올해 연간 실적도 3분기까지의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까.
"올해 초 진행한 기업설명회에서 2022년 목표 매출액 2400억 원, 영업이익 350억 원을 제시했는데 두 가지 모두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내부적으로는 매출액 가이던스를 2500억 원, 영업이익은 500억 원으로 상향했다. 고객사의 수요가 우리의 공급량을 상회하는 상황이라 생산라인도 풀(FULL) 가동되고 있고 4분기 실적도 견조할 것으로 전망한다."최근 고객사의 수요가 급증한 이유가 무엇인가.
"반도체 제조사들이 업황이 좋지 않다보니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우리 고객사 중에서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인텔이 비용 절감에 적극적이다. 비용 절감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반도체를 제조하는 생산 라인에서 교체용 부품 또는 소모성 부품으로 가성비 높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비용 절감에 크게 도움이 된다. 우리의 제품이 가성비가 높다보니 고객사들에게서 많이들 찾는 편이다."월덱스의 부품이 가성비가 높은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는 소모성 부품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일을 한다. 과거에는 이런 공정용 소모품은 장비사가 직접 공급을 했는데 장비와 함께 묶어서 판매하면서 마진을 높게 잡았다. 그런데 우리와 같은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시장 판도가 다소 변화하고 있다. 반도체 교체용 부품 시장에서 반도체 장비사의 교체용 부품 공급에 부담을 느낀 반도체 제조사의 수요로 우리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우리는 소모성 부품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우선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고 그래서 더 낮은 가격에 제조사에게 소모품을 제공할 수 있다."최근 해외 매출 비중이 크게 늘었는데 이유가 무엇인지.
"최근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는 반도체 업종에서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이 미국에서 생산된 부품들의 수요를 늘리고 있다. 우리의 미국 법인 WCQ는 실리콘 잉곳(덩어리) 생산 기술을 보유해 일괄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마이크론,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인텔, 글로벌 파운드리 등 다양한 반도체 제조사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내년 실적 가이던스를 알 수 있을지.
"내년 매출액 목표치는 2800억 원, 영업이익은 600억 원으로 잡았다. 주요 고객사 중에서 인텔이 유례없는 비용 절감을 추진하는 가운데 반도체 장비사가 제조하는 교체용, 소모성 부품보다 전문 부품사가 제조하는 교체용, 소모성 부품을 더욱 많이 사용하려고 하는 흐름이 실적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