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재벌집 막내아들, 현실이 되지 않으려면

김현정 IR자본시장부장

김현정 IR자본시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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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드라마인 재벌집 막내아들이 시청률 20%를 넘으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드라마이지만 실제 재벌그룹에서 일어날 법한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재벌가의 음모, 탈법, 불법 등이 생생하게 그려지며 금수저가 아닌 흙수저인 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얼마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었으면 드라마 제작사인 레몽레인 주가는 2만 원선에서 4만 원 가까이 급등하며 투자자 가슴을 설레게 했다.

사실 드라마같은 일이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드물다. 소수의 지분으로 경영권을 쥐락펴락하고,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경영능력도 검증하지 않은 채 회사를 물려주며 망한 곳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재벌은 특정인 또는 그 친인척에 소유가 집중되어 있으며, 여러 계열사를 거느리면서 직접 경영권을 장악하는 하나의 기업집단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 재벌은 소유주 개인이나, 그 가족 또는 혈족에 의해 사실상 지배되고 초기의 성장이 정부의 보호지원에 의해 이루어진 측면이 많다고 지적한다. 정부의존적인 성장과정에서 비합리적인 경영방식이 종종 이뤄지며 실제 기업의 주인인 주주의 이익은 뒷전이다.

재벌집 막내아들 드라마가 더이상 현실이 되지 않으면 주주의 공평한 대우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필수다.

주주는 보유주식의 종류 및 수에 따라 공평한 의결권을 부여받고, 모든 주주는 기업정보를 똑같이 제공받아야 한다. 물론 이는 법으로도 보장하고 있다. 현행 상법은 모든 주주에게 1주마다 1개의 의결권을 인정하고 있고, 주주의 의결권은 주주의 고유권한으로서 원칙적으로 누구도 이를 제한할 수 없다.

흥미롭게도 이같은 주주의 공평한 대우를 뒷받침하는 것이 IR이다. 주주는 기업으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충분히 공평하게 제공받을 수 있고, 기업은 공시의무가 없는 정보를 공개할 경우에도 모든 주주에게 공평하게 제공해야 한다.

IR를 통해 주주는 정기적으로 공시되는 사항 이외에도 주식의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정보를 수시로 제공받을 필요가 있으므로, 기업은 가급적 많은 정보를 모든 주주에게 동등하게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설명회 등을 통해 제공된 정보를 이에 참여하지 않은 주주 및 일반투자자에게도 공시하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

기업의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배주주는그에 맞게 책임을 지는 제도적 장치도 뒤따라야 한다. 지배주주 즉 오너뿐아니라 CEO는 기업과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해 행동해야 하며, 이에 반하는 행동으로 기업과 다른 주주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이때 지배주주는 주식보유비율에 관계없이 임원의 임면 등 당해 법인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자를 뜻한다. 원칙적으로 기업경영의 책임은 해당 기업의 이사 및 경영진에게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배주주가 이사의 선임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면 이사가 지배주주의 부당한 영향력을 완전히 거부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국 지배주주가 보유한 주식의 의결권 행사를 통해 기업경영에 영향을 미치거나 이사로서 기업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를 빼고 지배주주의 지위를 이용해 기업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면 그 영향력에 상응하는 책임이 부여돼야 한다.

지배주주의 기업과 일반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부당한 경영간여를 견제하는 현실적 방법이 이사의 경영책임 강화나 사외이사제도의 활성화다. 지배주주의 지배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소수주주권이 적절히 행사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주주를 홀대하고, 독단경영에 따른 오너리스크의 폐단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현정 더넥스트뉴스 기자 hjkim@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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