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탑머티리얼 상장으로 보는 공모주 투자

사진=백청운 더넥스트뉴스 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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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그야말로 콜드마켓(Cold Market)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저금리가 유지되던 지난 2년 동안 공모주 열풍은 매우 뜨거웠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른바 '따상'을 노리며 증권회사에 계좌를 만들고 청약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적인 긴축 움직임에 금리가 상승하고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IPO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공모주 시장에 인기를 끌었던 반도체, 리츠(REITs),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연이어 공모 흥행에 참패하면서 공모일정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올해 3분기 동안 유가증권, 코스닥, 코넥스 시장에 단 30개 기업만이 신규 상장했다. 이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3분기 중 상장 실적이 가장 적다. 특히 역대 3분기 중 가장 많은 기업이 상장한 지난 2000년 3분기(80개 기업 상장)의 반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신규 상장의 기대를 모았던 컬리와 케이뱅크 등도 상장시기를 미룰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IPO 시장이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시장시점선택(Market Timing) 이론으로 설명된다. 이 이론에 따르면 기업들은 주식시장이 유리하거나 기업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인 시점을 상장의 적기로 선택한다. 투자자들의 과도한 낙관이나 쏠림이 나타날 때 IPO 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IPO 기업들의 장기 수익률은 일반적으로 저조하게 된다는 이론이다.

그런데 이를 반대로 말하면 이 시점에 상장하는 기업들은 우수한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이는 최근 상장한 탑머티리얼을 예로 들 수 있다. 지난달 7일 상장한 탑머티리얼은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공모 청약을 진행한 결과 11.95대 1의 최종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2차전지 소재 관련 기업이 최근 2년 간 공모 청약 경쟁률 1000대 1을 가볍게 넘긴 점을 고려해보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인 것이다.

다만 상장 후 수익률은 공모 청약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3만 원의 공모가로 시작한 탑머티리얼의 주가는 상장 후 4만7000원을 넘나들며 고공행진 하고 있다.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공모주 청약 수익률이 50%를 넘긴 것이다. 과도한 낙관이 반영되지 않은 만큼 공모가도 낮게 평가됐고 이에 따라 상장 후 주가가 크게 뛸 수 있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주식시장이 침체된 상황이 오히려 IPO 시장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공모가에 반영되지 않은 시점이 기업이 저평가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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