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롯데케미칼, 1조1050억 원 유상증자 약일까 독일까… 일진머티리얼즈 인수효과 vs 재무부담 ‘갑론을박’

자회사 롯데건설 지원 불똥…재무건전성 강화
일진머리리얼즈 인수에 추가 자금확보 전망

일진머티리얼 인수시 롯데케미칼 지분구조(자료=유안타증권)

일진머티리얼 인수시 롯데케미칼 지분구조(자료=유안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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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시장에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무게의 추는 재무안정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불안 쪽으로 기울고 있다.

◇주당 13만 원, 보통주 850만 주를 발행…운영자금 및 인수자금 목적

유상증자 현황, 신주발행가액 13만 원(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유상증자 현황, 신주발행가액 13만 원(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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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18일 장마감 이후 공시에서 총 1조105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예정발행가는 주당 13만 원으로 신주로 보통주 850만 주를 발행한다.

유상증자 자금 목적은 운영자금 5000억 원,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자금 6060억 원이다.

유상증자 발표 이전까지 롯데케미칼을 보는 눈은 기대가 앞섰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분기 영업적자는 -4239억 원(OPM -7.5%)에 이른다. 분기사상 최대 적자로 시장기대치를 밑돌았다. 국제유가 및 나프타의 거래가격 급락에도 불구, 미리 보유한 나프타에 재고손실(-900억 원)과 부정적 래깅효과(-2,100억 원)의 발생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4분기 전망은 밝다.

메리츠증권은 4분기 영업이익 411억 원으로 분기 흑자전환을 전망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실적 변수는 기존과 동일하나, 9월 연결 자회사로 편입된 롯데정밀화학 추정치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석유화학에 대외변수 불확실성(유가, 인플레이션 등)은 향후 기저효과(Low)로 작용, 석유화학 업황 및 수익성에 추세적 개선을 예상하며 현 시점이 사이클 바닥”이라고 “동박/수소/재활용 플라스틱순수 석유화학 틀에서 벗어나 성장사업을 영위하는 기존 사업부문 턴어라운드와 석유화학/이차전지 소재 경쟁사들 대비 높은 재무건전성이 장점”이라고 장미빛 전망을 내놓았다

이어 기존 적정주가 24만원(23년 기준 주당순자산비율(PBR) 0.5배)을 유지했다.

유안타증권은 투자포인트로 일진머티리얼즈의 인수효과를 꼽았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수 초기에는 자금 부담 논란이 예상되지만, 점차 성장 전략으로 관심이 옮겨갈 것”이라며 “동박 생산캐파를 2022년 5.5만톤에서 2027년 22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거래처 다변화에 성공할 경우, 영업이익 규모는 2022년 1,100억원, 2023년 1,400억원, 2027년 2,500억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동박 사업가치는 4조원 수준이다. 일진머티리얼즈㈜가 지배하고 있는 동박 실효지배율 60%와 롯데케미칼㈜보유지분율 53%를 적용하면, 2023년 보수적인 투자가치는 1.3조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진머티리얼즈의 인수효과에 힘입어 영업이익 추정치는 2022년 △4117억 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할 뿐만 아니라, 2024년 1.6조 원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 본업 이익창출력 악화와 대규모 인수합병, 계열사 자금지원 등 재정부담 우려

실적추정치 전망(자료=유안타증권)

실적추정치 전망(자료=유안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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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대규모 유상증자로 이같은 성장성이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의 목적이 성장보다 재정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 연구원은 "유상증자 목적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통한 신규사업 확대와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가 아니라 본업에서의 이익창출력 악화와 대규모 인수합병, 계열사 자금지원 등으로 재정부담이 가중되며 불가피한 결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위축과 급격한 금리인상의 영향에 영업여건이 악화된 롯데건설에 대해 약 9000억 원 자금을 지원하며 재정부담이 크게 확대됐다”며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가 아니라 여러 대내외적 요인으로 재정 부담이 높아진 것이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유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DB금융투자도 이번 유상증자가 자회사 롯데건설의 자금난 완화와 관련있다는 지적이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자회사인 롯데건설의 자금난 뒤 추가지출은 약 5827억 원에 이른다"며 "높은 대출 금리와 회사채시장의 경색에 내년 2월로 예정된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대금 납입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으로 판단되고, 유상증자가 성공해도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대금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25%에 달하는 희석 비율은 기존 주주에게 부담스러운 비율”이라며 “그 여파에 단기적으로 주가는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더넥스트뉴스 기자 hjkim@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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