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과유불급 배당,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지 말라

김현정 IR자본시장부장.

김현정 IR자본시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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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며 주식시장에 배당투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식시장이 힘을 못쓰는 터라 배당투자에 더 눈길이 간다. 배당은 주주에게 소유 지분에 따라 기업이 이윤을 분배하는 것을 뜻한다. 주식이 집이라면 그 집에 년세를 받는 것과 비슷하다. 배당을 염두한 투자자라면 주당배당금, 배당수익률, 배당성향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주당배당금은 말그대로 한 주당 배당금을 뜻한다. 배당투자를 할 때 주당배당금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배당수익률이다. 배당주 투자를 통해서 얼마큼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지표다. 배당수익률은 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눠 구한다. 어느 종목이 한 주당 500원의 배당을 준다고 가정하자. 이 종목의 주가가 5000원이면 5000원을 투자해 500원의 배당을 받을 수 있다. 배당수익률이 10%라는 것이다.

보통 고배당주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이다. 풍부한 곳간만큼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가정이 성립할 수 있다. 거꾸로 주가가 높다면 곳간의 풍성함을 주주에게 통 크게 나눠주는 주주친화적 기업으로 해석할 수 있다.

주당배당금이나 배당수익률이 단순한 투자지표인 반면 배당성향은 기업의 성장을 알 수 있는 바로메터다. 배당성향은 배당금을 회사의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를 뜻한다. 이때 순이익은 기업가치의 핵심지표로 회사가 배당을 하는 재원이 된다. 영업으로 번 매출액에서 여러 비용들을 제외하고 남은 알짜배기 돈이다.

그러나 순이익을 모두 배당에 집어넣는 기업을 선택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하거나 공장을 짓거나 전문인력을 뽑아야 한다. 회사 성장을 위해 투자가 필수라는 것이다. 이때를 대비하기 위해 순이익의 일부는 회사에 남겨두고 필요할 때 써야 한다.일정한 수준의 유보금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배당성향이 너무 높아도 기업의 성장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배당성향이 100%가 넘거나 거꾸로 배당성향이 마이너스인 것이 대표적이다. 배당성향이 100%를 웃돌면 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보다도 많은 금액을 주주와 나눠 갖는다는 의미다. 배당 성향이 마이너스인 경우는 적자가 나는데도 배당을 한다는 것이다.

이 두 케이스 모두 일시적으로 투자자(주주)의 주머니에 돈이 꽂히지만 회사성장성 관점에서 봤을 때 치명적이다. 성장을 위해 쓸 돈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서 일시에 많은 황금알을 얻는 것보다 잘 키우면서 오래오래 황금알을 낳는 것처럼 배당을 받는 것이 바람직한 배당투자라는 것이다.

배당성향이 너무 높거나 혹은 마이너스처럼 비이성적인 배당을 하는 종목은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배당성향이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고 일정한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거나 조금씩 늘리는 식으로 배당의 균형을 유지하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현정 더넥스트뉴스 기자 hjkim@thenext-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제공된 정보에 의한 투자결과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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