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삼양패키징, 페트 재활용 사업 물적분할…페트병 제조 수직 계열화 갖춘다

17일 삼양에코테크 법인 설립 공시…페트 재활용 사업 물적분할
SK지오센트릭과 리사이클 페트칩 기술제휴 받고 콜옵션 부여
물적분할로 투자자 우려↑…"자회사 상장계획 없다"

삼양패키징이 증설 중인 시화 페트 제6공장.(사진=삼양패키징 제공)

삼양패키징이 증설 중인 시화 페트 제6공장.(사진=삼양패키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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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PET)병 패키징 전문기업 삼양패키징이 페트 재활용 사업을 분할한다. 용기 제조 사업은 삼양패키징이 그대로 진행하되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은 분할 신설 법인이 맡게 된다. 이번 분할로 삼양패키징은 리사이클 페트병 제조의 수직 계열화를 갖추게 됐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양패키징은 이날 삼양에코테크 법인 설립을 통해 회사가 진행하는 재활용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삼양에코테크는 페트 재활용 사업을 맡고 삼양패키징은 기존의 용기 제조 사업에 주력하게 된다.

삼양에코테크가 진행하는 페트 재활용 사업은 크게 ▲페트 플래이크와 ▲리사이클 페트칩으로 나뉜다. 페트 플래이크는 폐기된 페트병을 잘게 분쇄한 형태를 말한다. 이를 활용해 부직포나 충전재 등의 단섬유 생산에 사용한다.

리사이클 페트칩은 페트 플래이크에 고열을 가하는 등 추가적인 공정을 거쳐 만든 작은 알갱이이다. 리사이클 페트칩을 활용해 의류나 장섬유 원사, 음료나 화장품 용기 등을 생산할 수 있다.

삼양패키징이 페트 재활용 사업을 물적분할한 이유는 리사이클 페트칩 생산을 위해서이다. 페트 플래이크의 생산 공정은 단순하지만 리사이클 페트칩은 복잡한 공정을 거치므로 추가적인 기술력이 필요하다. 삼양패키징은 페트 플래이크 생산이 가능하지만 리사이클 페트칩 생산을 위한 기술력은 갖추지 못했다.

다만 이번 물적분할을 통해 삼양패키징은 리사이클 페트칩 생산기술을 갖춘 SK지오센트릭과 업무 제휴를 맺었다. 제휴사인 SK지오센트릭은 신설 법인인 삼양에코테크와 리사이클 페트칩 생산 기술을 공유하게 된다.

이에 대한 대가로 향후 SK지오센트릭은 삼양에코테크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물적 분할 후 삼양에코테크의 주식은 100% 삼양패키징이 보유하지만 제휴사인 SK지오센트릭이 지분의 49%를 보유할 수 있는 콜옵션 권리를 갖는 방식이다.

삼양패키징은 물적 분할로 리사이클 페트칩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 만큼 리사이클 페트병 원료를 직접 조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리사이클 소재로 만들어진 페트병 사용에 대해 허가한 만큼 시장도 열린 상황이다. 정부가 페트병 제조에 리사이클 소재 사용을 의무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향후 정책의 수혜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더넥스트뉴스>는 삼양패키징 IR담당자와 리사이클 페트칩 사업의 진행 계획, 수직계열화의 이점, SK지오센트릭의 콜옵션 조건, 삼양에코테크의 향후 상장 계획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삼양패키징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페트 재활용 사업을 물적분할한 이유가 무엇인가. 기존 사업부로 진행할 때보다 물적분할의 이점이 있는지.
"우리가 페트 플래이크 사업과 리사이클 페트칩 사업을 추진했는데 페트 플래이크 사업은 차질없이 진행됐었다. 그러나 리사이클 페트칩 제조 공정에서 펠레타이징 공정을 진행하는데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펠레타이징 공정 노하우를 보유한 SK지오센트릭과 협약을 맺고 기술 제휴를 진행하기로 했다. SK지오센트릭 측은 기술 제휴의 대가로 지분을 요구했고 그래서 물적 분할로 신규 법인을 설립해 지분 콜옵션을 주기로 했다."

기술 제휴와 지분을 교환하기 위해 물적 분할을 진행한 것이라 보면 되는 것인가.
"맞다. 우리는 페트 재활용 사업의 꽃인 리사이클 페트칩 제조 노하우가 필요했고 SK는 외부 사업환경으로 리사이클 페트칩 제조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웠다. 우리가 물적 분할을 해 신설 법인의 지분을 49%까지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SK에게 주는 대신 기술 노하우를 받았다고 보시면 된다."

SK가 리사이클 페트칩 제조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웠던 이유가 무엇인가.
"대기업이기 때문이다. 우선 리사이클 페트칩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폐기된 페트병이라는 원료를 수급해야 한다. 그런데 SK라는 기업이 소각장에 가서 폐기된 페트병을 수거해간다고 생각해 보시면, 중소 업체나 소상공인 분들의 시위가 발생할 것이다. 대기업이 문어발식 사업을 진행한다고 하면서 정부의 규제도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SK가 생각해낸 방식이 우리와 손잡고 삼양 이름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삼양패키징은 삼양에코테크가 생산한 리사이클 페트칩을 사용하게 되는가.
"그렇다. 향후 리사이클 페트칩 의무 사용 등 관련 법안이 통과될 경우 본격적으로 페트 용기에 리사이클 페트칩을 사용할 것이다."

지난 2월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리사이클 소재로 만들어진 페트병 사용에 대해 허가했는데 바로 리사이클 페트칩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다. 리사이클 페트칩이 일반 페트 소재에 비해 킬로그램 당 200~300원 쯤 더 비싸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그게 다 비용이다. 그래서 리사이클 소재 사용 법안이 통과됐어도 기업 입장에서 리사이클 페트칩을 사용해 페트 용기를 만들 유인이 없다. 그러나 리사이클 소재를 강제로 사용하게끔 하는 법안이 지금 국회에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 법안은 페트 용기 제조시 리사이클 소재를 몇 % 이상 담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법 규제가 현실화 될 경우 리사이클 페트칩 수요가 늘어날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대비해서 리사이클 페트칩 생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리사이클 소재 사용 의무화 법안의 현실성이 높은 편인가.
"우리는 현실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친환경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큰 상황이고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페트병 당 예를 들어 5% 이상씩 리사이클 소재가 들어가도록 강제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이번 삼양에코테크의 지분을 49% 인수할 수 있는 SK지오센트릭의 콜옵션 조건은 무엇인가.
"우선 우리가 신설 법인인 삼양에코테크 지분 100%를 모두 갖는다. 그리고 SK지오센트릭에 삼양에코테크 지분 49%를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20억 원에 매각했다. 콜옵션의 기간은 정해짐이 없고, 콜옵션 행사시 지분 매각가는 당시 시가로 진행한다."

삼양에코테크의 향후 상장 계획은 있는지.
"물적 분할 후 상장계획은 전혀 없다. 공시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삼양에코테크는 비상장을 유지해 주주가치 희석을 차단할 것이다. 또한 SK지오센트릭이 콜옵션을 행사하더라도 우리가 삼양에코테크 지분 51% 이상을 유지해 연결회사로 편입할 것이다. 따라서 주주분들께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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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 주류, 식품 등의 포장용기(PET 용기) 제조업체
상장일2017/11/29
대표자김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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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02-740-7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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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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