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IR자본시장부장.
이미지 확대보기새로운 것이나 진기한 것을 좋아하는 인간심리 때문에 보다 자극적이고 신기한 콘텐츠일수록 빠른 속도로 확산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가 지난달 보도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연구진의 정보의 온라인 확산 속도에 관한 내용을 보면 가짜뉴스의 온라인 확산 속도는 진짜뉴스보다 평균 6배 빨랐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용자 1만 명이 이 정보를 접한 시간은 가짜뉴스가 평균 1시간인데 반해 진짜뉴스는 6시간이었다.
특히 이슈성이나 파급력이 강한 정치나 성 문제에 대한 가짜뉴스는 다른 영역의 가짜뉴스보다 3배나 빨리 퍼졌다. 또 이런 영역의 가짜뉴스는 최소 5만 회 이상 공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파범위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는데, 한 소셜미디어에서 다른 소셜미디어로 공유되는 횟수가 가짜뉴스는 진짜뉴스보다 평균적으로 35% 가량 많았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미국 도로시 크렌쇼는 흔하게 생성되는 가짜뉴스의 종류로 고객 데이터를 해킹당하는 것, 고객 불만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는 것, 독소적인 요소를 가진 기업문화를 유지하는 것 등으로 꼽았다.
뉴스가 사실이라면 기업이 반성하고 고쳐서 발전할 수 있지만 가짜뉴스의 경우 난감할 수밖에 없다. 존재하지도 않던 해킹, 고객불만, 독소적인 요소로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가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가짜뉴스를 통제하는 부서도 명확하지 않다. 삼성이나 SK, LG 등 국내 대기업의 경우 홍보팀이 빠르게 소식을 접해 진짜인지 확인 후 보도자료나 해명자료를 낸다. 다만 대부분의 코스닥 기업의 경우 인력부족으로 홍보팀을 운영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가짜뉴스 통제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IR부서가 나서야 한다. 최근에도 S제약사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실패할 것을 알고 강행했다는 가짜뉴스가 퍼진 적이 있다. 정보 생성의 주체가 국내 유명 일간지라 정보를 접한 사람들은 사실로 받아들였다. 기업의 주가는 당시 하한가 근처까지 하락했다.
다만 S제약사의 IR담당자가 빠른 속도로 해명자료를 올리고, 또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와의 치료제 개발에 대한 대화 내용을 공유하면서 여론이 뒤집혔다. 결국 보도를 낸 유명 일간지는 사과문과 정정보도를 냈고 S제약사 주가는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IR담당자의 빠른 대응으로 온라인 평판관리를 효과적으로 해낸 셈이다.
IR부서는 기본적으로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정당한 평가를 얻도록 일을 하는 집단이다. IR부서가 노력해 기업을 향한 바람직한 투자환경을 조성하고 가치에 걸맞는 주가가 형성될 수록 기업이 추진하는 각종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펼칠수 있다. 이를 위해 기업의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부서이기도 하다.
이제는 온라인 평판관리도 IR의 영역으로 봐야 한다. 소셜미디어 시대에서 기업의 평판이 기업의 투자유치 활동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기업들 역시 IR 활동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평판관리에도 힘을 쏟을 필요성을 인지해야 한다.
김현정 더넥스트뉴스 기자 hjkim@thenex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