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역성장 이어지는 피에이치에이, 현금 활용법 고심

중국 법인 실적 부진에 역성장 지속
전기차 전문 부품 사업 진출
지분 인수 통한 무선충전 전기버스 개발 눈독

피에이치에이의 주력 제품인 래치와 힌지, 모듈.(사진=피에이치에이 제공)

피에이치에이의 주력 제품인 래치와 힌지, 모듈.(사진=피에이치에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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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업체 피에이치에이의 역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법인의 실적이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피에이치에이는 쌓아 놓은 현금을 활용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피에이치에이의 매출액은 2019년 1조884억 원에서 2020년 9491억 원, 2021년 9276억 원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액은 4709억 원으로 집계돼 연간 1조 원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피에이치에이는 자동차 잠금장치를 생산하는 업체이다. 주력 제품은 자동차 도어와 후드, 트렁크에 사용하는 래치(Latch), 힌지(Hinge), 모듈(Module)이다. 지난해 매출 비중은 래치 35%, 힌지 15%, 모듈 25%로 전체 매출의 7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주 고객사는 현대차와 기아로부터 총 매출 중 70% 이상을 벌어온다.

200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 한 피에이치에이는 공모 자금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 나섰다. 특히 중국 사업 확장에 공을 들였다. 2002년 중국 태창법인, 2005년 북경법인, 2011년 염성법인을 설립한 후 공장을 건설했다.이 외에도 인도, 슬로바키아, 체코, 베트남, 미국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 진출 초창기 중국법인의 실적은 호조를 보였다. 2012년 매출액을 살펴보면 북경법인 1686억 원, 태창법인 884억 원, 염성법인은 308억 원을 기록하며 중국에서만 총 2878억 원을 벌었다. 당시 총 매출액(6921억 원) 중 41.6%의 비중이다. 이후에도 중국 법인의 매출 상승세는 이어지며 2014년 3630억 원, 2016년 3852억 원까지 성장했다. 2014년 이후 피에이치에이의 총 매출액은 1조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실적을 매년 경신했다.

다만 2016년 이후 글로벌 자동차 판매 대수의 증가세가 꺾이며 피에이치에이의 실적도 정체되기 시작했다. 실제 기아차가 6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판매대수는 2016년 1억 대에서 2018년 9100만 대, 2020년은 7300만 대까지 줄었다. 지난해에는 소폭 늘어난 7800만 대가 팔렸지만 과거 호황기에는 한참 못 미쳤다.

시장 규모가 작아지자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도 꾸준히 감소했다. 2016년 834만 대를 기록한 현대차와 기아의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2020년 628만 대로 줄었다. 최대 고객사의 자동차 판매량이 부진하면서 피에이치에이의 실적도 하락세를 보였다. 2016~2019년까지 1조 원을 넘던 매출은 2020년대 들어 9000억 원대로 감소했다.

특히 중국 법인의 매출 하락폭이 컸다. 2016년까지 3000억~4000억 원을 유지하던 중국 법인의 매출액은 2020년 1437억 원, 2021년 1187억 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미국(2016년 1074억 원→2021년 1638억 원)과 슬로바키아(2016년 882억 원→2021년 1055억 원) 법인은 실적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중국 법인의 부진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에 피에이치에이는 신성장 동력 찾기에 나섰다. 보유한 현금을 바탕으로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에서 성장 기회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사업보고서 기준 피에이치에이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468억 원이다. 또한 단기 금융자산 652억 원도 갖고 있다. 차입금(705억 원)과 금융부채(182억 원)를 상환해도 순현금성 자산이 1233억 원이 있는 것이다.

풍부한 현금을 보유한 피에이치에이가 고려하고 있는 신성장 동력은 자동차 관련 업체 인수합병과 전기차 전문 부품 사업 진출이다. 인수합병의 경우 전기차 무선 충전 전문 기업인 와이파이원의 지분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 와이파이원은 국내 첫 무선충전 전기버스를 개발한 업체이다. 자기장을 이용해 도로 위나 아래의 자기공진을 이용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전기차 전문 부품 사업의 경우 피에이치에이가 이미 소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전기적 신호를 통해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이-래치(E-Latch)를 개발해 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모터스와 리비안 등에 공급하고 있다. 다만 매출액이 200억 원 미만이라 사업의 확장을 두고 고심 중이다.

이에 <더넥스트뉴스>는 피에이치에이의 IR담당자와 사업 확장 전략과 현금 투자 규모, 매출이 줄어드는 해외 법인의 경영 계획, 고객사 다변화 계획, 향후 실적 전망 등을 두고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피에이치에이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현금이 많이 쌓였던데 성장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 있는가.
"그렇다. 3분기 말 기준 1000억 원이 넘는 순현금성 자산이 있어 신사업을 위해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준비 중인 신사업이 있는지.
"우선 이-래치 고객사를 전기차 생산업체로 확장하려고 한다. 앞서 공시한 바와 같이 어라이벌이나 루시드모터스, 리비안에 이-래치(E-Latch)를 공급한 적이 있는데 고객사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 그래서 수주량이 점점 늘어나는 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또 추가적인 고객사 확보도 긍정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이-래치(E-Latch) 생산 물량이 늘어날 것이다. 필요하다면 공장 재배치를 통해 이-래치 생산 라인을 늘릴 계획도 갖고 있다."

내년부터 이-래치(E-Latch) 매출액이 어느 정도일지.
"4분기까지 수주량을 봐야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쌓아 놓은 수주잔량이 720억 원 정도 된다. 4분기에 500억 원의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달성 된다면 내년 이-래치(E-Latch) 매출액은 1000억 원을 돌파할 수 있다. 대략 수주일로부터 5~6개월 정도 뒤에 매출에 반영된다고 보시면 된다."

이-래치 공장의 증설 가능성도 있는가.
"아직 계획이 없다. 우리가 올 상반기 공장 가동률이 전체 부품 다 따졌을 때 70%가 조금 안된다. 따라서 생산 라인 재배치 등을 통해 수주가 많은 부품 위주로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총 가동률이 85% 이상이면 사실상 100%로 가동하고 있다고 보면 되는데 이럴 경우는 증설을 고려할 수도 있겠다."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계획도 있는가.
"맞다. 와이파이원이라고 전기차 무선충전 솔루션 개발 업체를 눈여겨보고 있다."

전기차 무선충전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인가.
"그렇다. 경영진에서 이 사업의 성장성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와이파이원은 전기차를 따로 충전소에 가져갈 필요 없이 도로 위나 아래에 자기공진을 이용해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방식을 개발했다. 국내에서도 전기버스를 시범 사업 중인 업체다. 와이파이원이 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도로에 자기공진 인프라가 깔릴 경우 가장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체다. 인수금액이 만만치 않아 아직 확실하게 인수를 결정하지 않았다."

와이파이원과 오가는 인수금액이 어느 정도인가.
"아직 매출이나 이익이 나오지 않고 기술력만 갖춘 회사인데 시장에서는 500억 원 이상의 금액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와이파이원 인수 후 실적이 나오는 시기와 원금회수 기간 등을 다각도로 계산해보고 있다."

만약 이-래치 공장 증설과 와이파이원 인수가 이뤄진다면 재무적으로 부담이 되진 않나.
"아마 그럴 것 같다. 상반기 기준으로 순현금이 아닌 현금성 자산을 따져보면 2000억 원 가까이 된다. 부채를 빼지 않았다는 말인데, 부채를 현재 딱히 갚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부채비율도 41% 정도로 낮고 유동비율도 220%를 넘어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000억 원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공장 증설과 인수 모두 차입이나 증자없이도 진행할 수 있는 여유로운 상황이다."

중국 법인의 매출액이 줄어들고 있는데, 공장 가동 중단 계획은 있나.
"그 부분은 아직 얘기가 나오고 있지는 않다. 그런데 재무적으로 보면 우리가 현재 영업이익률이 1%가 안된다. 매출액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고정비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특히 고정비에서도 공장 설비의 감가상각비 부담이 크다. 여기에 최근 운임과 인건비가 오르는 추세라 마진을 많이 확보하기가 어렵다. 결국 회사의 이익이 줄어드는 구조인데, 만약 중국 법인의 감가상각비를 제외하게 된다면 영업이익률이 3~4%까지는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중국 법인 철수도 아예 가능성이 없다고 보진 않는다."

현대차와 기아로 나가는 매출 비중이 너무 높다. 추가적인 고객사 확보도 진행 중인가.
"우선 이-래치 사업을 통해 해외에서 어라이벌, 리비안, 루시드모터스를 새로운 고객사로 확보했다. 이 외에도 제너럴모터스와 같은 업체와도 수주 얘기가 오가고 있다. 또 와이파이원을 인수할 경우 북미 지역에서 고객사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북미가 전기차 인프라 확충에 국내보다 월등히 앞서 있어 와이파이원 같은 업체를 선호한다."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는 어느 정도인가.
"올 상반기 기업설명회를 하면서 올해 매출액 가이던스는 9400억 원, 영업이익은 75억 원으로 제시했다. 영업이익률이 1% 조금 안되는 수준이다. 우선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판매량이 유의미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하반기 긍정적인 부분이다. 또한 해외 법인 중 인도와 미국, 베트남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다만 중국이 상반기에도 매출액이 전년대비 30% 정도 빠졌고 하반기도 업황이 다소 부정적이다. 따라서 올해도 큰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

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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