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몸집 커진 SK렌터카, 그룹 모빌리티 핵심으로 부각

SK그룹 사 편입 후 보유차량 증가, 온라인 판 키워
향후 그룹 친환경 모빌리티 사업 하드웨어 역할 전망

SK렌터카 제주 지점.(사진=더넥스트뉴스)

SK렌터카 제주 지점.(사진=더넥스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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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렌탈 업체 SK렌터카가 SK그룹사 편입 이후 매출이 두 배로 뛰었다. SK그룹의 지원 덕에 외형을 키우고 신규 사업에 진출한 덕택이다. 향후 SK그룹은 SK렌터카의 덩치를 키워 그룹 모빌리티 사업의 하드웨어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5일 SK렌터카가 진행한 온라인 기업설명회에 따르면 SK렌터카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21.2% 증가한 6100억 원, 영업이익은 5.2% 늘어난 502억 원을 기록했다. 2019년 상반기 SK렌터카의 매출액이 3022억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3년새 두 배의 매출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SK렌터카는 차량렌탈 업체로 올 상반기 기준 렌터카 시장 점유율은 국내 2위이다. SK렌터카가 차량을 직접 매입해 고객과 렌탈 계약을 체결한다. 계약은 2년 미만의 단기계약과 2~5년의 장기계약으로 나뉜다. 계약이 끝날 쯤 고객과 렌탈 기간을 연장하거나, 만료된 차량은 중고차로 판매한다.

SK렌터카는 1998년 VIP렌터카로 시작해 2011년 AJ그룹에 인수되며 사명을 AJ렌터카로 변경했다. 2019년 AJ네트웍스가 지배구조 재편의 일환으로 AJ렌터카를 SK그룹에 매각하면서 사명이 지금의 SK렌터카로 변경됐다.

SK그룹의 품에 안긴 2019년 당시 SK렌터카는 시장점유율 3위 업체였다. 렌터카 시장 점유율 25%의 독보적인 업체 롯데렌탈과 법인 렌터카 중심의 현대캐피탈 다음 순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당시 SK렌터카가 보유한 차량은 9만8000대였다.

2020년부터 SK렌터카는 SK그룹의 지원 덕에 급격한 외형 성장에 성공한다. SK네트웍스로부터 1000억 원의 증자를 받고, 금융기관으로부터 900억 원을 차입해 시설 투자자금을 마련한 SK렌터카는 보유차량 대수부터 늘렸다.

이에 SK렌터카의 2020년 말 보유차량은 12만7000대를 기록했고 2021년 14만9000대, 2022년 상반기에는 16만3000대로 늘었다. 2년 반만에 보유차량이 66.3% 가량 증가한 것이다. 시장 점유율도 2019년 10.1%에서 올해 상반기 17.6%까지 뛰었다.

이어 SK그룹은 지난해 3분기 SK렌터카에 온라인 사업부를 신설해 온라인 렌탈 플랫폼인 'SK렌터카 다이렉트'를 출시했다. 다이렉트 서비스는 출시 일주일만에 520대의 렌탈 계약을 따내며 호조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1699대의 계약건수를 기록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SKT)과 손잡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출시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SKT 통신사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쿠폰이나 주행거리 요금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이 유입됐다는 것이다. 올해 4분기에도 '타고페이'를 중심으로 SKT와 새로운 프로모션을 내놓을 계획이라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SK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지속되자 업계에서는 SK렌터카가 향후 그룹의 모빌리티 사업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 SKT와 함께 SK렌터카가 SK그룹 모빌리티 사업을 이끌어나갈 것이란 예상이다.

<더넥스트뉴스>는 SK렌터카의 IR담당자와 SK그룹의 모빌리티 사업 계획, SK그룹의 SK렌터카 지원 이유, SK렌터카가 그룹사에서 맡게 될 역할 등을 두고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SK렌터카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이다.

외형 성장이 가파르다. SK계열사와의 협업이나 SK그룹의 지원이 이어질까.
"협업은 이어질 예정이다. 올 하반기부터 SKT 자회사인 11번가와 B2C 장기렌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SKT 통신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우리 서비스 '타고페이'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SK그룹사의 지원은 다소 답하기 어렵다. 우리 쪽에서는 그룹의 지원이 이어지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명확한 장점이 있다."

SK그룹의 모빌리티 사업에서 SK렌터카가 핵심을 맡게 될 것이란 추측이 있다.
"아무래도 우리가 SK그룹의 모빌리티 사업 중 하드웨어인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보니 그런 추측이 나오는 것 같다. SK그룹 내 모빌리티 관련 기업들이 다양하게 있는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그룹이 지향하는 모빌리티 사업은 무엇인가.
"SK그룹은 국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모빌리티 사업도 '친환경'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일반 주요소를 전기차 충전소로 바꾼다던지, 이를 위해 시그넷이브이 같은 업체도 인수했다. 또 우리는 갖고 있는 차량을 전부 전기차·수소차로 변경하려고 한다. 우리가 렌터카 시장 점유율을 높인 뒤 친환경 자동차로 교체할 경우 국내 차량에서 친환경 차 비중도 높아질 수 있다. 이 외에도 우리 모회사인 SK네트웍스의 경우 UAM(도심항공교통) 사업의 체계를 잡고 또 이에 걸맞는 하드웨어는 우리가 진행하는 식의 얘기도 나오고 있다. 요약하자면 SK그룹의 모빌리티 사업은 이동 수단을 완성해서 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친환경 이동수단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는 이동 수단을 기술 발전에 따라 계속 교체해 나가게 된다."

SK그룹이 SK렌터카를 지원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할까.
"그렇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렌터카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아야 국내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할 수 있다 보니, 그룹사 주도로 유상증자던지 채무보증 등을 통해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해줬다. 실제 우리의 렌터카 시장 점유율도 17%로 2위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보유한 차량의 전기차·수소차 전환 시기는 언제쯤인가.
"오는 2030년까지는 보유한 차량 전체를 친환경 차량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제주에서는 2025년까지로 좀 더 짧게 잡고 있다."

교체 비용이 만만치 않을텐데 추가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있나.
"현재 상황에서 자금 조달 계획이 논의되고 있지는 않다. 친환경차 교체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최근 중고차 가격 상승으로 우리가 보유한 내연기관차들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점도 현금 확보에 긍정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500%에 육박하던데 재무적인 우려는 없나.
"우선 외형성장을 하면서 차입금도 많이 끌어와 부채비율이 급격하게 안 좋아졌다. 우선은 내부적으로 안정을 찾을 방법도 논의 중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재무 구조가 급격히 악화될 우려는 아직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

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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