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공시톡톡] 디와이피엔에프, 수주 세 배 늘었는데 이익은 적자전환…배경은?

올해 2300억 원 넘는 공급계약 체결...수주 잔량은 역대 최고치 갱신

디와이피엔에프 경주 공장(사진=디와이피엔에프 제공)

디와이피엔에프 경주 공장(사진=디와이피엔에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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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체이송시스템 전문 엔지니어링 업체 디와이피엔에프의 수주량이 올해 들어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847억 원에 불과했던 수주잔량은 올해 상반기 말 2758억 원까지 증가했다.

분체이송시스템이란 산업에서 원재료를 빠르게 적재적소로 공급하는 장치를 말한다. 디와이피엔에프의 주력 제품은 뉴메틱컨베잉시스템(PCS, Pneumatic Conveying System)과 메카니컬컨베잉시스템(MCS, Mechanical Conveying System)이 꼽힌다. PCS는 공기의 압력을 이용해 원재료의 고속 이송을 돕는 장치이고 MCS는 경사, 수직, 수평 등 굴곡이 있는 원재료를 옮기는데 사용한다.

디와이피엔에프는 지난 1월 21일 러시아 우스트-루가 지역에 플랜트 PCS(Pneumatic Conveying System) 설비를 납품하는 166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시작으로 3월 LG화학, 6월은 코스모신소재와 롯데케미칼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따냈다. 올해에만 2300억 원이 넘는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주 잔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 실적은 오히려 하락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디와이피엔에프의 매출액은 366억 원으로 전년대비 35.3% 감소한 366억 원, 영업손익은 77억 원의 적자로 전환했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디와이피엔에프의 계약 진행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납품이 늦춰지면서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거나, 계약 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디와이피엔에프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4만5000원선에서 30일 종가기준 3만8700원까지 하락했다.

<더넥스트뉴스>는 디와이피엔에프의 IR담당자와 수주 계약의 상황, 매출 인식 시기, 올해 상반기 적자 전환의 원인, 향후 실적 전망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디와이피엔에프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상반기 수주 계약을 많이 따 냈음에도 실적은 하락했다. 계약은 잘 진행되고 있는지.
"진행이 예정대로 되고 있는 계약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그리고 계약이 실적에 반영되는 시기도 리드 타임이 있다. 예를 들어 수주를 받아 제품을 생산하고 납품을 하면 바로 매출에 반영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인도 기준 계약이다. 반면 고객사 프로젝트의 전체 진행률에 따라 매출을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고객사 프로젝트가 마감될 때 매출이 100%로 반영되는 것이다. 우리는 후자의 경우가 많아 매출 반영시기가 좀 느린 편이다."

예를 들면 이번 달 12일 중국 동양가복과 171억 원 규모의 PCS 설비 납품 계약이 있는데, 계약 종료일이 2023년 7월 31일이다. 이 계약의 매출 반영 시기는 언제인가.
"이 계약 역시 진행률에 따라 인식하는 조건이다. 동양가복에서 플랜트 설비가 50% 설치될 경우 우리도 매출을 50% 인식하고, 완공됐을 때 또 100% 반영하는 그런 방식이다. 진행률에 따라 계약 금액이 매출에 틈틈이 반영될 예정이다."

예정대로 진행이 되지 않는 계약이 있는지.
"그렇다. 올해 1월 러시아에 플랜트 PCS 설비를 납품하는 공급계약 공시를 낸 적이 있는데, 이 계약의 경우 진행 상황이 느리다. 아시다시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상반기는 아예 진행이 멈춰 있었다. 7월 말이 되서야 계약금이 들어와 이제 시작을 하는 거라고 보시면 된다."

계약금이 들어오기 전까지 진행률은 0%인가.
"맞다. 어찌 됐든 우리는 선제적으로 계약금을 받고 나서 PCS 생산을 진행하는게 당연한거고, 계약금이 없으면 자금적으로 진행이 어려워 지연이 길었다. 그러다가 저희가 계약금이 들어와 이제 시작해야 되는 부분이다."

상반기 영업손익 기준 적자를 기록한 이유가 수주 진행이 안됐기 때문인가.
"그렇다. 우선 대규모 공급계약을 맺었으니 공장의 30% 정도 가동을 이 러시아 계약건으로 돌렸다. 그런데 러-우 사태가 발생하면서 공장을 돌리지 못했고 이에 매출액도 줄고 이익도 감소했다. 하반기에는 정상화될 전망이다."

신규 공급계약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나.
"맞다. 최근에는 국내 2차전지 업체에서 PCS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가시적인 계약 체결 소식을 들으실 수 있을 것이다."

2차전지 업체의 PCS 문의가 많은가.
"많다. 어느 정도냐 하면 일단 우리가 2차전지 쪽으로 본부를 따로 만들어 운용할 정도다. 2차전지에 특화된 본부를 만들어 관리하려고 한다. 그 쪽 부서에서 주관해 2차전지 업체들하고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하반기에 수주도 새로 나올 것들이 있고 하니 전망이 좋다고 봐주셔도 될 것 같다."

2차전지 쪽 PCS 계약이 디와이피엔에프의 신성장 동력으로 봐도 괜찮을지.
"그렇다. 일단 우리 회사는 PCS를 중심으로 플랜트 업체에 공급을 하는 회사이다. 기술력이 뛰어나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런데 2차전지 업종에서도 화학제품을 옮기다 보니 플랜트와 비슷한 이송과정을 거친다. 특히 2차전지 쪽 재활용 배터리나 원료를 가공하는 공정에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2차전지 쪽에서 기업들이 투자하고 증설하는 과정에서 우리도 함께 커나갈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올해 하반기에는 영업손익 흑자전환이 가능할까.
"베스트 상황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다. 가장 안좋은 상황을 가정해도 내년부터는 확실히 더 좋아질 것이다. 올해 7월말 기준 수주잔고가 3000억 원정도 된다. 시간이 지나면 이 잔고가 실적에 충분히 반영될 것이다."

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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