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양적으로 성장한 증시, 개인투자자 보호 대책 필요

권현진 더넥스트뉴스 분석기자.

권현진 더넥스트뉴스 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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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국 주식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 글로벌 운송 대란, 미·중 무역 갈등의 상황에서도 견실한 성장을 이뤘다. 특히 양적으로 큰 도약을 이룬 해로 기억될 것이다.

코스피는 연초 상승세가 하반기에 수그러졌지만 연중 최고가 3305를 기록하며 새 지평을 열었다. 코스닥 지수 역시 1000대를 돌파하며 '천스닥' 시대를 열었다.

2021년은 자본시장이 본연의 임무인 자본조달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한 해이기도 하다. 상장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 실적이 20조 원을 넘었다. 이는 2017년 종전 최고치인 9조7000억 원을 두 배 이상 상회한 수치다. 또 이는 기업공개 건수와 금액 면에서 전세계 9위를 차지한 규모이다. 채권 역시 2020년보다는 다소 감소했으나 시장을 통해 834조 원의 자금을 기업과 정부에 공급했다.

2022년은 시작부터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가파른 물가상승과 이에 따른 국내외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연초부터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 이러한 우려 속에서 2021년 최고가 대비 거의 30% 가량 하락했다.

지난 2년 간 우리 자본시장의 양적 성장을 이끌어 온 주체는 개인투자자들이다. 개인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참여하면서 투자자 수는 1000만 명을 돌파했다. 2021년 7월 기준 개인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거래 비중은 80%에 육박했다.

2022년 하락장을 이끄는 것도 개인이다. 이들이 썰물처럼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자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 미만으로 내려갔다.

개인들이 주식시장을 떠나는 이유는 자명하다. 투자 성과가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020년 3월부터 10월까지 임의로 추출한 20만 명의 개인투자자 투자 성과를 분석한 결과 98%의 개인이 시장 수익률을 하회하고 있었다. 또 60%의 개인은 투자 손실을 기록 중이었다.

이들의 행태 분석 결과 주식 투자에서 단기 투자에 집중했고, 거래 회전율은 연간 무려 1600%에 이르렀다. 우량주를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는 단지 2%에 불과했다.

많은 개인 투자자가 주식 시장을 떠났지만 아직도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76조 원, 올해 7월까지 43조 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순매도로 돌아선 기관, 외국인투자자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말 그대로 우리 주식시장을 떠받치는 주체이다.

만약 남은 개인들도 장을 떠난다면 주식시장은 자본 조달의 기능을 수행하기 힘들 것이다. 코스피는 대략 1500, 코스닥 지수는 50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제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 위기 속 이룬 양적 성장을 넘어 보다 내실 있는 성장과 발전을 도모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그 가운데 핵심은 개인투자자 보호이다.

권현진 더넥스트뉴스 기자 jeenykown@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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