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텍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117.8% 증가한 2041억 원, 영업이익은 69억 원으로 전년대비 흑자전환했다. 코텍의 상반기 영업손익이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3년만이다.
코텍은 카지노와 의료, 광고용(PID) 모니터를 제조하는 업체이다. 주력 상품은 카지노용 모니터로 매년 매출의 80% 정도를 벌어왔다.
코텍은 카지노용 모니터를 슬롯 머신 업체에 공급한다. 주 고객사는 인터내셔널 게임 테크놀로지(IGT), 아리스토크랫(Aristocrat), 코나미(Konami) 등이다. 글로벌 카지노용 모니터 시장에서 점유율 42% 가량을 차지하며 20년 넘게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카지노용 모니터를 만드는 기업 중 대다수는 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지역에 위치한다. 따라서 코텍의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90%가 넘어간다. 따라서 국내보다는 해외의 상황에 따라 코텍의 실적이 좌우된다.
2019년까지 코텍은 글로벌 카지노 시장 호황에 실적이 고공행진했다. 2018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12.1% 증가한 2853억 원, 영업이익은 17.7% 늘어난 331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2019년에도 매출액 3466억 원, 영업이익 424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 상승세가 이어졌다.
다만 2020년 초반부터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카지노 업황이 꺾였다. 4~5% 정도 매년 성장하던 시장은 2020년 전년대비 40%가량 역성장하며 시장규모가 200억 달러로 감소했다. 이에 코텍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반토막난 1865억 원, 영업손실은 1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2021년 역시 매출액 2129억 원, 영업손실은 147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텍의 실적 감소 원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슬롯 머신의 교체주기가 길어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슬롯 머신은 3~4년의 교체주기를 갖는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고객사들이 슬롯 머신 교체를 미루자 모니터 발주량도 크게 감소했다.
다만 2022년부터 경제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밀렸던 교체 수요가 한 번에 반영됐다. 올 상반기에만 1500억 원 가량의 카지노용 모니터 매출을 올렸다. 현재 쌓여 있는 수주잔량도 1200억 원에 달한다.
경쟁사가 축소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말 카지노용 모니터 시장 점유율 2위를 유지하던 일본업체가 사업을 접었다. 이에 따라 코텍은 세계 3위 업체인 사이언티픽 게임즈(Scientific Games)를 신규 고객사로 품게 됐다. 상반기 기준 시장 점유율도 50%를 넘겼다.
이와 함께 코텍이 신규사업으로 진출한 전자칠판 모니터 사업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2019년 2조 원에 불과했던 글로벌 전자칠판 시장 규모가 2021년 8조 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10조 원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
코텍 역시 전방산업 성장의 수혜를 보고 있다. 코택은 미국 전자칠판 1위 제조업체인 스마트테크(Smart technology)에 전자칠판 모니터를 납품하고 있다. 납품 물량은 지난해 1만 대(약 300억 원)에서 올해는 2만 대(약 600억 원)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넥스트뉴스>는 코텍의 IR담당자와 올해 카지노와 전자칠판용 모니터 수요 전망, 향후 시장 규모와 점유율 예상치, 현재 공장 가동률, 올해와 내년 실적 가이던스를 두고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코텍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연간 매출액과 비슷하다. 매출 급증의 배경은 무엇인가.
"지난해까지 코로나19 여파로 슬롯 머신 모니터 교체가 밀렸다. 이연됐던 교체 수요가 올해 상반기에 한 번에 반영됐다. 수주가 쌓여 있어 하반기까지는 모니터 생산에 바쁠 것 같다. 이 외에도 모든 사업부문이 다 바쁘다."가동률 수준이 몇 퍼센트 정도인가.
"현재 송도 모니터 공장 가동률은 98.5%이다. 2교대로 공장을 거의 쉬지 않고 돌리고 있다."언제까지 지금의 가동률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지. 카지노 모니터 교체 수요가 올해 말까지는 이어질까.
"아마 교체 수요가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슬롯머신 모니터 교체주기는 일반적으로 3~4년으로 잡는다. 그런데 우리가 매출을 보면 2017~2019년까지 좋았다. 이때 꾸준히 매출액이 2500억 원을 넘었다. 2017년에 모니터를 교체한 업체들은 2020년이나 2021년에 교체를 했어야 했는데 이 때 교체 수요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 밀린 수요가 올해 반영된 것이고, 또 2018년과 2019년 당시 교체했던 업체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모니터를 교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 내년까지는 올해 가동률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전자칠판 매출도 호조인 것으로 파악된다.
"맞다. 원래는 더 빠르게 성장했어야 했던 사업이다. 학교나 기업 등에서 전자칠판 수요가 예전부터 있었는데 코로나19 상황으로 재택이 진행되면서 산업 발전이 늦춰졌다. 전자칠판 매출만 보면 2018년과 2019년 900억 원을 넘겼는데 2020년과 2021년은 400억 원대였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매출액이 지난해 연간 매출을 넘었다."전자칠판 사업이 신규 성장 동력으로 알고 있는데 시장 점유율 목표치가 있는가.
"지난해 기준 전자칠판 글로벌 시장규모가 약 8조 원으로 추산된다. 올해 중 10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데 해외 업체 3곳이 점유율 30%를 나눠갖고 있다. 미국의 스마트 테크와 뷰 소닉, 캐나다의 프로메디안이 각각 10%씩이다. 우리는 우선 시장 진입 초창기이기 때문에 2025년까지 점유율 2%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카지노 슬롯 머신 모니터 생산과 전자칠판 외에도 생산이 밀린 제품이 있는가.
"우리가 올해 1분기부터 새롭게 시작한 게이밍 모니터 사업도 잘 풀리고 있다. 우리가 카스카다사의 커브드(Curved) 모니터를 생산하는데 상반기에 매출액이 220억 원 정도였다."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전망하면.
"연간 매출액은 4000억 원, 영업이익은 25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슬롯머신 모니터 2200억 원, 전자칠판 1000억 원, 게이밍 모니터 500억 원, 의료용 및 기타가 300억 원이다. 슬롯머신 모니터 매출은 목표치 달성이 가능하다고 보인다. 쌓여 있는 수주량도 많고 공장 가동률도 유지되고 있다. 반면 전자칠판이나 게이밍 모니터의 경우 약간은 희망적인 목표다. 보수적으로 본다면 연간 매출액 3800억 원, 영업이익 220억 원 정도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운임과 달러 환율 영향을 많이 받는가.
"그렇다. 우리 제품은 국내에서 생산하고 컨테이너선을 통해 배송한다. 그래서 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에 변동에 따라 매출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올해를 예로 들자면 1분기에 운임이 높아 매출원가율이 90%였는데 2분기에는 운임이 하락하며 매출원가율이 84%까지 낮아졌다. 또 납품한 제품의 가격을 달러로 책정하기 때문에 달러 환율이 높아질 수록 유리하다."권현진 더넥스트뉴스 기자 jeenykwon@thenex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