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IR행사는 만남의 질이 중요하다

백청운 더넥스트뉴스 분석기자.

백청운 더넥스트뉴스 분석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증권사에서 근무하던 시절 한 기업이 개최한 대규모 IR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런데 행사 당일 폭우가 쏟아지고 주식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보니 참석자가 기자 혼자 뿐이었다. 대표이사가 분노를 표현하지 않고 반갑게 맞아주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행사는 망했지만 기자는 대표이사를 한 시간 넘게 독대하면서 궁금했던 질문에 대해 답변을 모두 들을 수 있었다. .

기업이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IR 기업설명회를 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 자회사의 수주가 늘어나면서 공장 증설을 위해 회사채 발행이나 증자가 임박한 기업은 대규모 IR행사를 진행해야 한다. 발행과 인수에 참여하는 증권사나 투자자에게 자회사를 직접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원만한 자금 조달의 성공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다.

그러나 비용을 지출해 IR행사를 열면 주가가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신다. 이는 기자의 경험상 결과가 긍정적이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하다. 투자자들은 재무제표 등에 근거해 투자하지, IR행사 규모를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 또 IR행사를 개최해 기업 홍보에 열을 올리는 업체는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결국 기업설명회에 꾸준히 참석하면서 느낀 점은 이 같이 큰 비용이 지출되는 행사가 꼭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 돈이 많이 드는 IR행사를 진행한다고 해서 애널리스트나 투자자의 기업에 대한 관점이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IR활동에 비용이 많이 들어서는 안된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IR행사에 비용이 많이 드는 대부분의 이유는 허례허식 때문이다. 투자자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 비싼 호텔이나 레스토랑을 예약하는 등 무리한 비용을 지출해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격식은 중요하지만 과도할 필요는 없다. 결국 투자자와 만남의 질이 가장 중요하다. IR행사에 참석하는 투자자들은 투자를 결정함에 있어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기 위함이다. 기껏 시간을 내서 IR행사에 참석했는데 주가 부양을 위해 바람 잡는 얘기만 듣고 오면 다시는 그 기업을 들여다보지 않는다.

기업은 IR행사를 투자자와 의미있는 소통의 시간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는 사용되는 비용은 큰 의미가 없다. 반면 소통을 통해 쌓는 신뢰는 큰 의미가 있다.

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제공된 정보에 의한 투자결과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저작권자 © 더인베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실시간 IR취재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