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SK가 손 뗀 나노엔텍, 디지털 현장진단 접고 해외로 나간다

나노엔텍의 비타민D 진단기기 시현회.(사진=나노엔텍 제공)

나노엔텍의 비타민D 진단기기 시현회.(사진=나노엔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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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바이오·헬스케어 업체 나노엔텍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이에 나노엔텍은 SK와 함께 추진하던 디지털 현장진단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다만 나노엔텍은 기존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 나설 기회로 판단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9일 나노엔텍은 기존 최대주주인 SK스퀘어가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J&W파트너스)에 보유한 지분 전량(28.4%)을 매각하는 주식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에 따라 오는 9월 19일 SK스퀘어는 나노엔텍의 주식 760만 주를 제이앤더블유에 넘기고 58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한다.

SK스퀘어 측은 이번 나노엔텍 지분 매각이 그룹사의 결정이라고 전했다. 그룹의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SK스퀘어 관계자는 "SK그룹은 진행하는 반도체,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집중하고자 나노엔텍 지분 매각 의사를 우리 쪽에 전달했다"며 "지분 매각으로 조달한 580억 원은 전액 그룹사의 신규 투자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반도체 쪽으로 투자가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의 지분 매각 결정으로 나노엔텍의 신규 사업 추진도 불투명해졌다. 지난 3월 SK텔레콤과 '분자진단 현장검사 플랫폼' 기술사용 계약을 체결해 올해 하반기부터 디지털 현장진단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었다.

나노엔텍은 국내에서 손 꼽히는 체외진단 의료기기 전문기업이다. 서울대학교 학내 벤처 기업으로 2000년 출범한 이후 체외진단 의료기기 개발에만 20년 넘게 공을 들였다.

이를 눈 여겨본 SK그룹은 2011년부터 SK텔레콤을 통해 나노엔텍 지분을 458억 원어치 매입했다. SK텔레콤이 인적분할을 통해 SK스퀘어를 설립한 뒤 보유한 나노엔텍 지분도 전량 SK스퀘어로 넘어갔다.

SK와 나노엔텍의 시너지 효과는 분명했다. SK텔레콤이 '분자진단 현장검사 플랫폼'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특허를 따냈기 때문이다. 나노엔텍은 보유한 핵심 기술인 ▲자동세포계수기 ▲혈액제제분석기 ▲조혈모세포계수기 ▲전립선 질환진단 ▲갑상선 질환진단 ▲남성호르몬 진단 ▲비타민D 진단 등을 SK텔레콤의 플랫폼과 접목할 수 있었다.

다만 SK텔레콤과의 접점이 사라지면서 나노엔텍은 디지털 현장진단 사업을 접게 됐다. 나노엔텍 입장에서는 10년 간 준비했던 사업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 SK그룹의 지분 매각을 계기로 해외진출에는 '청신호'가 켜졌다는 입장이다. SK의 비용 부담 우려로 진행하지 못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넥스트뉴스>는 나노엔텍의 IR담당자와 디지털 현장진단 사업 철회의 타격과 해외 진출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나노엔텍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최근 SK스퀘어가 보유 지분을 매각하면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SK그룹의 지원이 사라졌는데 가장 큰 타격이 무엇일까.
"SKT가 보유한 분자진단 플랫폼 기술사용이 어려워진 점이 가장 큰 타격일 것 같다. 우리가 2008년부터 체외진단기기 'FREND 기술'을 개발해오면서 전립선·갑상선 질환부터 비타민D 진단까지 미국 식품의약국의 의료기기 사용 승인을 받았다. 최근에도 코로나19 진단키트 기술 유럽 승인을 획득했다. 이 기술들은 SKT의 분자진단 플랫폼에 최적화해뒀는데 플랫폼 사용이 어려워졌다. FREND을 현장진단에 적용하기 위한 플랫폼이 현재 없는 상황이다."

향후에 FREND 기술을 현장진단에 적용하기 위해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인가.
"아니다. 이 부분에서 SKT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FREND 기술을 현장진단에 적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고 한다. 우선 그 때까지는 현장진단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은 중단할 계획이다."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가 최대주주로 됐는데, 시너지는 무엇일까.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가 보유한 해외 바이오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 아무래도 우리가 국내에서는 사업진행을 잘 안한다. 제품 라인업도 해외에 맞춰져 있다. 평균적으로 우리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이 95%이다.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는 우리가 원래 잘하던 것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해외 바이오 네트워크를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인가.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가 지분을 보유한 바이오 업체를 아예 고객사로 들일 수 있다. 최대주주가 지분을 보유한 업체 중 헬스케어사가 많아 우리의 FREND 시리즈를 수출할 만한 업체를 골라내고 있다."

SKT와는 해외 진출 사업을 고려하지 않았는가.
"SKT와는 현장진단 사업을 통해 국내 매출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었다. 해외 진출은 비용이 들어 반기지 않았다. 과거에도 우리가 중국에 진출하려고 현지에 헬스케어 관련 법인을 설립했는데, SKT는 인바이츠헬스케어로 우리 중국 사업을 이관했다."

권현진 더넥스트뉴스 기자 jeenykwon@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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