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한국투자증권 포함 6개 증권사의 미팅에서 사용했던 IR자료 일부.(자료제공=한미약품)
이미지 확대보기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일은 오는 26일로 예정돼 있었다. 다만 지난 18일 한미약품은 돌연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공시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6.4% 증가한 296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3.3% 늘어난 3165억 원이다.
한미약품은 보도자료에서 이른 실적발표의 배경을 설명했다. 회사 측은 "당초 7월26일 잠정실적 공시를 할 예정이었으나, 오늘(18일) 특정 증권사가 터무니없는 수치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담은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발표하는 바람에 시장에 혼란이 커져 불가피하게 공시를 앞당겼다"고 전했다.
특정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18일 오전 7시 경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본기가 필요한 이유'라는 한미약품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서 오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2분기 영업이익이 107억 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평균 전망치인 236억 원을 약 54.6% 하회한 수치다.
오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정보통으로 꼽히는 애널리스트다. 2022년 6월 한국투자증권의 애널리스트로 합류하기 이전에 한미약품의 R&D(연구개발)센터에서 연구원으로 12년 넘게 재직했다. 따라서 시장에서 한미약품의 소식에 대해서는 가장 정통한 애널리스트로 거론됐다.
이런 오 연구원이 한미약품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기존 전망치보다 대폭 하향하자 회사의 주가도 급락했다. 시가총액 4조 원을 넘는 한미약품의 주가가 하루 만에 5.1% 빠진 것이다. 시가총액도 2000억 원 넘게 증발했다.
이에 한미약품은 한국투자증권의 보고서가 나온 날, 바로 실적을 발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보도자료에는 기존 증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인 236억 원을 약 25.4% 상회하는 실적이 담겨 있었다.
이에 <더넥스트뉴스>는 한미약품의 IR담당자와 한국투자증권의 보고서만 전망치가 다른 이유와 2분기 호실적의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번 대화를 통해 한미약품의 향후 실적과 파이프라인 전망도 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한미약품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올 2분기 잠정실적을 예상보다 빠르게 공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보도자료 때문인지.
"그렇다. 그 회사의 애널리스트 분께서 우리 2분기 영업이익을 105억 원으로 터무니 없이 낮게 잡았다. 특히 그 이유를 연봉협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로 관리비가 증가할 것이라 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확인을 안해보시고 기관투자자들의 투매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그래서 사태진압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2분기에 인건비 상승에 따른 관리비 증가가 없었는가.
"그렇다. 인센티브와 상여금 등은 1분기부터 이미 나눠서 반영하고 있다. 2분기 재무제표에 대규모로 반영하지 않았다. 인건비 증가 요인을 1분기와 2분기에 나눠서 반영했기 때문에 2분기 관리비는 1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증권사 예상치보다 높았다. 배경은 무엇인가.
"연결재무에 포함되는 거의 모든 사업이 좋았다. 한미약품 별도 매출은 2373억 원, 중국 북경 한미법인이 785억 원, 한미정밀화학이 239억 원으로 각각 6.6%, 31.8%, 8.6% 성장했다. 매출이 성장하면서 고정원가 비중이 줄어들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북경한미유한공사의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 원인을 분석해보면.
"로수젯과 탐스, 구구, 히알루 미니 같은 제품의 중국 판매량이 늘었다. 특히 로수젯의 경우 중국에서만 매출이 40억 원 이상 늘어나면서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현재 한미약품의 주요 파이프라인이 무엇이 있는가.
"공들이는 새로운 파이프라인이 두 가지가 있다. 우선 HM15211인데 이게 특발성 폐 섬유증 치료제 신약이다. 지난 5월에 미국으로부터 글로벌 임상2상의 계속 진행을 권고 받았다. 임상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에서도 본 것이다. 또 유럽 의약청에서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면서 신속 검사 등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 두 번째로는 HM43239로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이건 미국 FDA(식품의약국)에서 패스트 트랙으로 지정되면서 임상 규정이 조금 완화됐다."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