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후 IP 확보로 무형자산 꾸준히 증가
'OSMU' 전략으로 보유 IP 상품화·수익화 계획
매년 증가하는 무형자산상각비…이익 감소는 부담
대원미디어 무직타이거(사진=대원미디어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연결기준 대원미디어의 무형자산은 316억 원으로 총 자산(1771억 원) 대비 약 17.8%를 차지했다. 지난 2017년 대원미디어의 전체 자산 중 무형자산비중은 12.2%에 불과했지만 ▲2018년 13.5% ▲2019년 15.2%% ▲2020년 16.1%▲ 2021년 16.8%로 빠르게 증가했다. 올해까지 6년 연속 증가세가 유력하다.
대원미디어는 국내 만화·애니메이션 산업 성장을 주도한 콘텐츠 기업이다. '달려라 하니', '은하철도 999', '영심이'부터 최근 '열혈강호', '나 혼자만 레벨업', '아머드 사우루스' 등 히트작만 따져봐도 수 십개에 달한다. 이 외에도 일본 애니메이션 '도라에몽'과 '유희왕' 등의 IP 중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
대원미디어 수익 구조의 핵심은 IP이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직접 창작하거나 재산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IP를 확보한 뒤, 'OSMU'(One Source Multi Use) 전략을 통해 상품화에 나선다. 즉, 성공한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를 장난감이나 피규어, 이모티콘 등으로 제작하거나 게임이나 영화으로 재창조한다. 또는 다양한 업체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IP를 상품화하기도 한다. 대원미디어에게는 IP 확보가 가치 창출의 수단이 되는 것이다.
다만 대원미디어의 IP 증가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IP를 새로 확보할 경우 재무상태표의 무형자산 계정이 증가함과 동시에 손익계산서에는 무형자산상각비라는 비용이 긴 기간 동안 반영된다. 즉 대원미디어의 무형자산이 증가할 수록 비용도 함께 증가해 이익이 감소해나간다는 설명이다.
실제 대원미디어의 무형자산상각비는 ▲2017년 66억 원 ▲2018년 73억 원 ▲2019년 86억 원 ▲2020년 102억 원 ▲2021년 110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상각비는 28억 원으로 집계되며 증가세가 이어졌다.
이에 IP를 바탕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콘텐츠 기업임에도 영업이익률이 낮다. 경쟁사들은 평균 7~9% 수준을 유지하지만 대원미디어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4.1% ▲2018년 3.9% ▲2019년 2.7% ▲2020년 1.9% ▲2021년 2.4%로 낮다. 보유한 IP에 들이는 비용만큼 이익을 뽑아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IP를 효율적으로 사용해 실적을 내야할 때가 온 것이다.
<더넥스트뉴스>는 대원미디어 IR담당자와 함께 대원미디어의 무형자산 활용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또 향후에도 IP 확보를 꾸준히 늘려갈 것인지, 손상 발생할 우려가 있는 IP가 있는지 등에 대한 내용도 들어봤다. 다음은 대원미디어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최근 5년새 IP 자산이 늘면서 무형자산이 총 자산 중 20%에 육박하게 됐다. 배경은 무엇인가.
"세 가지 IP를 확보했고, 이미 보유한 IP중 가치가 커지면서 무형자산이 늘어난 면도 있다. 우선 새로 확보한 IP는 닌텐도의 '동물의 숲' 게임 IP와 무직타이거 캐릭터 IP, 그리고 아직 공개하진 않았지만 골프와 관련된 캐릭터이다. 이 세 IP를 확보하느라 무형자산이 5년간 200억 원 넘게 늘었다. 또 우리가 재산권을 보유한 IP 중 아머드 사우루스의 가치도 크게 상승했다. 이게 반영되면서 무형자산이 총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다."동물의 숲과 무직타이거, 골프 캐릭터 IP를 확보했는데 이걸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어느 정도인가.
"우선 동물의 숲 같은 경우는 아직 매출 발생 시점이 아니다. 아시다시피 대원미디어는 닌텐도로부터 게임기의 국내 유통권을 받아서 판매하고 있어 이쪽의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가량 된다. 여기에 동물의 숲 게임이 대박을 치면서 2020년에 비약적인 매출 성장을 이뤘다. 그래서 우리가 100억 원을 넘게 들여 동물의 숲 국내 IP를 사들였다. 현재 게임과 유튜브 동영상 등 컨텐츠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이 외에도 캐릭터 상품 제작 등도 진행하고 있다. 이 부분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공개될 계획이다. 무직타이거는 상황이 좀 다르다. 무직타이거는 2020년 스튜디오 무직이라는 회사가 만든 캐릭터인데 지난해 히트를 쳤다. 애초에 매출이 나오던 IP라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가 지난 1월 스튜디오 무직에 50% 지분 인수를 해서 무직타이거의 공동 원작자 지위를 확보했고 매출은 지분인수 계약이 마무리되는 2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골프 캐릭터에 대해서는 비밀유지조항때문에 말씀드리기 어렵다."무직타이거 반응이 좋다. IP 활용 방안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나.
"무직타이거는 우선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통해 알려졌다. 그런데 이모티콘 매출만 50억 원을 넘기며 히트를 쳤다. 이모티콘 구매 가격이 2500원이니 약 200만 명의 카카오톡 이용자가 무직타이거 이모티콘을 구매한 것이다. 시장의 잠재 고객이 200만 명이 넘다보니 각종 브랜드에서 협업 요청이 들어왔다. 옷이나 가방, 신발 등에 무직타이거를 넣고 싶다는 것이다. 심지어 명품 브랜드인 구찌에서도 협업 요청이 들어와서 2분기부터 구찌의 가방과 신발 등에 무직타이거 캐릭터가 들어가고 있다. 현재 구찌 매장에 가보시면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알리바바의 협업 요청이 있어 검토 중이다."아머드 사우루스의 가치가 상승한 이유는 무엇인가.
"아머드 사우루스는 지난해 11월부터 SBS를 통해 방영됐다. 그런데 우리 생각보다 반응이 뜨거워 넷플릭스와 왓챠 등에서도 방영 요청이 들어왔다. 그래서 올해 1분기부터 넷플릭스, 왓챠 등에도 방영을 시작한 뒤 무형자산의 가치가 커졌다. 이 IP를 바탕으로 OSMU를 고민했고 하반기부터는 완구, 출판, 의료, 식음료, 팬시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또 올해 7월부터 아머드 사우루스 시즌2가 방영될 계획이다. 시즌1보다 공들여 만들었고 IP 가치는 좀 더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2분기부터 매출에 반영될 만한 IP 활용이 많아지는 것 같다. 현재 영업이익률은 경쟁사들에 비해 5%포인트 이상 낮은데, 2분기 이후부터는 경쟁사들과 비슷한 영업이익률이 나올 수 있나.
"우선 우리 매출구조를 보시면 우리는 IP를 활용한 콘텐츠 사업의 비중이 70%로 절대적이다. 다만 나머지 30% 정도는 닌텐도 게임기 관련 유통 매출이 차지한다. 닌텐도 게임기 관련 사업부는 단순히 유통을 담당해 이익률이 좋지 않다. 따라서 경쟁사들과 비교하려면 콘텐츠 사업만의 이익률을 비교하는 게 맞다고 본다. 콘텐츠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올해부터 회복될 것으로 본다. 1분기는 낮게 나왔지만 올해 전체로 보면 두 자릿수까지 넘볼 수 있을 것 같다. 닌텐도 유통 이익률까지 함께 반영한다면 5~6%의 이익률을 전망하고 있다."마지막으로 무형자산상각비가 갈 수록 늘고 있는데 이익에 부담되지 않나.
"이익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맞다. 다만 우리가 무형자산을 취득한 시점과 이 IP를 바탕으로 수익을 거두는 시점이 일치하지 않아서 무형자산상각비가 커보이는 것이다. 이제 IP를 활용해 수익이 발생하는 시점이 왔으니 이익에서 상각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차차 감소할 것이다. 지켜봐달라."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